이런 저런 내 얘기들/네 얘기 · 쟤 얘기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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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모님네 여인들
내 어릴적 소광이란 동네에 살때의 일이다. 방학이 되서야 갈수 있었던 그동네의 일은 어른들의 두런거림에 내용을 짐작할뿐이었는데 이제야 실타래같이 설킨 사연들이 이해가 되니 세상살이 라는게 미묘하고도 복잡다단 하다는 생각이 새삼스럽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던 동네라 우리가 살던 사택에..
2008.07.23 -
상념
며칠전 고향에 사시는 仲父님께서 서울의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췌장암 진단결과가 나왔으며 전체로 전이되어 이미 늦었고, 의사의 퇴원 권유를 받았다며 사촌동생이 낮은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伯父님은 몇년전 이미 세상을 뜨셨고 지금은 고모님 한분과 중부님과 내아버지 이..
2008.07.15 -
어느 이력서
살리에르의 인생역전 전 배움에 대한 욕심이 누구보다 컸어요. 피아노, 바이올린, 수영, 서예, 미술, 수학 등등. 제가 배울 수 있는 건 모조리 배우고 싶었어요.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어요. 제일 먼저 수업시간에 도착했고, 숙제도 정말 열심히 했고요. 선생님 말씀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
2008.07.09 -
팔불출의 변
내 딸아이.. 가끔 아이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편한 자세로 마주앉아 어떠한 분야든 막론하고 논제를 제시하곤 담론이나 논쟁을 즐긴다. 그 과정에서 적당히 개입해 논점 일탈을 막아 방향을 잡아주는데, 아이의 논리가 제대로 구축 되어가는 걸 보는 일은 즐겁다. 책을 읽는 게 습관이 된 듯하여 대견..
2008.07.08 -
선배라는 것, (김남희)
인생 선배가 주는 힘은 후배나 동기들이 주는 거랑은 또 다르다. 밥 한 그릇 더 먹었다는 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 이 세상 허투루 살다가 가는 사람은 없다는 걸, 나이 든다는 건 참 미더운 일이기도 하다는 걸, 선배들은 몸짓으로, 마음씀씀이로, 눈빛으로,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 한 마디 말로도 ..
2008.07.03 -
불빛
지금으로부터 이십년도 더 된 어느 여름에, 비몽사몽 가위눌림에서 벗어나 앉아 아직 혼곤한 낮잠에 취한 상태로 땀을 닦으며 우물에 빠진 것같은 절망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허기진 속을 채우듯 막연히, 그리고 막무가내로 길을 떠났었다. 지도 한장에 의지하여 국도를 이..
2008.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