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내 맘대로 그림 읽기(79)
-
내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유는
아카세와 겐페이가 쓴 『名畵讀本』의 아래 내용과 아주 똑같다. 이 그림을 보고 그 맛에 빠지면서 처음으로 느낀 것은 공간이었다. 색감의 맛, 물감이 번지는 정도의 맛, 붓놀림의 맛이 그림을 보는 순간 빨려들어와 머릿속을 채운다. 특히 멀리까지 느껴지는 거리감이 좋다. 가장 앞쪽에 있는 부정형의 지저분하고 덥수룩한 잡목 너머로 멀리 가지런히 이어져 있는 집들까지의 거리감에서 비롯된 기막힌 멋. 그곳에 있는 공기의 투명함이 여실히 전해져 온다. 1 그림은 감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원래는 그리는 것이다. 따라서 직접 그려보지 않으면 완벽하게 감상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림을 잘 그렸나 못 그렸나와 관계없이 일단 물감을 사용해 보면, 아, 저 감촉이 여기에 있다, 하는 식으로 화가의 입장에 가까이 다가갈 수..
2020.08.14 -
나는 어쩌다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가?
그림을 이처럼 終乃 그린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시유. 정말로 꿈에도 없었시유. 그저 그림 그리는 사람들 구경이나 해보자,, 눈동냥 귀동냥으로 미술판이란 데가 대체 어찌 돌아가는 지나 보자, 했던 것이 이렇게 3년, 4년이 흘러 개인전까지를 내가 하게 될 줄이야! .. 난 원래 그림을 그..
2019.06.22 -
내 전시회에 오랬더니,
무위당 장일순의 창작자세 무위당이 글씨를 쓰고 난초를 치기 시작한 것은 1960년 초의 일이었다. 감옥에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보안기관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요시찰인물이 되었을 때 그는 붓을 잡고 "먹장난[戱墨]"을 시작했다. 반은 감시자의 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었고 반은 자신의 정서적 욕구에서였다. 무위당이 그때 처음으로 붓을 잡은 것은 아니었다. 국민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할아버지에게 종아리를 맞아가면서 글씨를 배웠다. 밖에 나가 무작정 뛰노는 것이 한없이 즐거웠던 5, 6세 어린 시절에 붓을 잡고 신문지 전체가 먹으로 가득차도록 획을 긋고 또 그어야 했던 호된 훈련과정이 훗날 그의 예술세계를 만들어가는 기본이 되었던 것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붓을 잡는 것은 빠를수록 좋은 법이다...
2019.06.21 -
나는 왜 名畵 模寫를 하는가?
『太白山脈』 육필 원고 16.000매 아들, 며느리의 필사본 저 여러 권의 太白山脈을, "읽기나 하면 되지 뭐타러 베껴쓴답니껴?" 하긴 깨알 같은 성경책을 베껴쓰는 이들도 많더구만은. 미련곰탱이들! 제가 명화(名畵)를 모사(模寫)하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러시아화가 작품을 모사하면, 러시아 大文豪의 장편소설 한 권을 제대로 읽는 보람을 느낍니다. '모사를 함으로써 미술 테크닉을 배운다'는 것은 제게는 부차적인 일입니다. ............. ............. 모사하는 게 쉽다굽쇼? 모사하는 게 시시하다굽쇼? 아닌게 아니라 모사작품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면 그림을 그리는 분들께 묻겠습니다. “정말로 모사(模寫)가 쉽습니까?” “정말로 모사가 시시해서 안하십니까?” 카라바조, 베르메르..
2019.06.20 -
하하하하~~~
서울옥션 홍콩경매 결과..최고가도 85억짜리 다른 김환기 붉은점화 72억 원에 팔린 김환기 붉은 전면점화 김환기, 무제(Untitled), 면포에 유채, 255×204.1cm, 1971.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1913∼1974)가 1971년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 한 점이 홍콩경매에서 72억 원에 팔렸다. 낙찰작 '무제' (Untitled)..
2019.05.27 -
김홍도,《주상관매도》를 다시 정리함.
※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1』에 나오는 오주석의「주상관매도 」해당 부분을 직접 옮겨적었고, 다른 해설글들은 지웠으며, 댓글로 남겼던 ‘모놀로그’를 본문으로 올려서 정리해 넣었습니다. 舟上觀梅圖 / 김홍도 / 종이에 수묵담채, 164×76㎝, 개인 소장 오주석 著『옛그림 읽기의 즐..
2019.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