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내 얘기들/네 얘기 · 쟤 얘기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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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매 한쌍
새들의 재재거림에 눈을뜨면 길 잃어 낯선 곳에 와있는듯 잠시 난감하다. 이곳으로 이사한지도 벌써 달포가 가까운데 여전히 전에 살던 동네가 눈앞에 어른거리고 그립다. 한적한 시골 강가마을에서의 몇년은 평화로웠다. 몇세대 되지않은 이웃들과의 유대도 시골정서 그대로 간직해서 좋았고 무엇..
2008.07.02 -
비름나물
집에서 몇걸음 나서면 난전이 늘어서 있다. 칠순 가까운 할머니의, 텃밭을 옮겨온 듯한 아기자기한 채소전에서 과일과 뻥튀기, 순대 국화빵 호떡 찐고구마 찐옥수수.. 없는거 빼곤 다 있을 정도로 완전 먹자골목을 방불케하는데 일년 열두달 일요일 제외한 그네들의 근무시간은 조퇴도 결근도 없이 일..
2008.07.02 -
어떤 죽음
어떤 죽음.. 연예인중 누굴 좋아하냐 묻는다면 가수중엔 임희숙을, 연기인중엔 안성기와 한석규를 꼽는데 영혼을 흔들겠다는 기세로 깊은 울림을 주는 임희숙의 노래가 좋고 건강한 상식이 바탕하는 긍정적인 삶의 모습이 투영된 안성기의 연기가 좋고 자신의 상품가치를 극대화하는 한석규의 단정..
2008.06.27 -
산소 가는 길
우리 식구 모두 이사가면서 나는 고향의 큰댁에 맡겨졌는데, 그리고 얼마 지나 국민학교 오륙학년쯤 되던 어느날로 기억된다. 학교 운동장으로 나를 찾아오신 아버지를 따라 나섰는데 어디로 가는지를 물어보지도 않고 그저 오랜만에 본 아버지가 반갑고 좋아서 손잡고 걸으며 킁킁 냄새도 맡고 이것..
2008.06.23 -
어느 남편의 고백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남자입니다. 저는 한 3년전 쯤에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못하죠.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아내 입에서 이혼하자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 일로 지쳐있던 때라 맞받아..
2008.06.22 -
환향녀와 나비부인
서방질을 하는, 도덕적으로 치명적 결함이 있는 여인을 두고 화냥년이라 비난하는 욕설이 우리에겐 있는데 이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때 전리품으로 잡혀가 갖은 고초를 겪다 속전을 물거나 도망쳐 고향으로 어렵사리 돌아온 여인들인 환향녀(還鄕女)에서 유래되어 변형되었다는 설도있다. 어렵게 환..
2008.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