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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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한트케, 「아이의 노래 」外
유년기의 노래 ─ 페터 한트케 지음 그가 아이였을 때 그 아이는 두 팔을 흔들며 걸었지. 걸으면서 생각했지. 시냇물이 강물이 되면 좋을 거야. 강물이 폭포가 되면 좋을 거야. 진흙탕물이 바다가 되면 좋을 거야. 그가 아이였을 때 자기가 아이라는 것을 몰랐지. 모든 것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었고 모든 영혼들은 하나였었지. 그가 아이였을 때 그는 어떤 의견도 없었고 습관도 없었지. 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가도 느닷없이 뛰쳐나가곤 했지. 머리칼은 멋대로 뻗쳐있었고 사진 찍을 때 억지 표정을 짓지도 않았지. 그가 아이였을 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했지. 왜 나는 나이고 네가 아닌 거지? 왜 나는 저기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지? 시간은 언제 시작되었지? 우주는 어디가 끝이지? 지금 내가 사는 것은 그냥 꿈을 꾸는 ..
2020.10.20 -
마종기,「바람의 말」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우화의 강 마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
2020.04.03 -
이외수 詩, 「석양(夕陽)」外
놀(夕陽) - 이외수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누군가 그림자 지는 풍경 속에 배 한 척을 띄우고 복받치는 울음 삼키며 뼛가루를 뿌리고 있다 살아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무엇을 사랑하랴 나도 언젠가는 서산머리 불타는 놀 속에 영혼을 눕히리니 가슴에 못다한 말들이 남아있어 더러는 저녁강에 잘디잔 물비늘로 되살아나서 안타까이 그대 이름 불러도 알지 못하리 걸음마다 이별이 기다리고 이별 끝에 저 하늘도 놀이 지나니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어디 있으랴난 이외수를 보면 이동원이 떠올라서...... 더 깊은 눈물 속으로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2020.02.07 -
《윤동주 ★ 전 시집》
2019. 8. 15 윤동주 전 시집(증보판) 윤동주 100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책소개 이제까지 발간된 윤동주 시집 및 작품집은 많지만, 윤동주의 작품 전체를 한 권에 담은 책은 없었다. 이에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윤동주의 전체 작품을 담은 작품 전집을 발간하게 되었다. 『윤..
2020.01.22 -
『시 없는 삶』
내 수준에는 넘치는 분이구만요. 몇 대목 읽어보았는데 제대로 이핼 못하겠습니다. 노벨상 작가라는데, 허어 내 신세가 이랗게 됐습니다 그려. 2019. 10. 22 시 없는 삶 책소개 전위적인 극과 자전적인 소설로 문학 실험을 이어간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페터 한트케의 시집 『시 없는 ..
2019.12.30 -
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 그리핀시문학상 수상(종합)송고시간 | 2019-06-07 16:04 "국가 도움 못 받고 죽은 불쌍한 영혼들·아버지 엄마에 영광 드린다" 시인 김혜순(64)이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시문학상'(The Griffin Poetry Prize)을 받았다. 도서출판 문학과지성사와 문학실험실은 캐..
2019.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