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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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여자에게 外
불량한 여자에게 너는 참 많은 사랑을 한다 한 때 스쳐가는 바람처럼 내게도 한 자락의 사랑을 주었지 나는 평생을 그 사랑에 목 매었다 사랑이 어찌 하나 뿐이려냐 묵은 된장 같은 것이 어찌 사랑이려냐 늘 새롭고 가슴 뛰는 새 옷 같은 것이 사랑이려니 너는 그래서 해마다 늘 봄 같은 새 연애를 하는 거겠지 너는 변해야 만족하는 그런 사랑놀음에 취해 살고 나는 스쳐가듯 가버린 그 맥없는 사랑에 목이 멘다 사랑은 늘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거라고 말하는 너를 그래도 숭배하는 많은 사내들이 있어 참 좋겠다ᆢ https://brunch.co.kr/@knpil/1239 @ 촛불을 들고 가는 여인 /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Caspar David Friedrich, 1774~1840)
2022.10.05 -
『연인들』─ 최승자 시집
연인들 ─ 최승자 시집저자 출판 문학동네 | 2022. 2. 15. 페이지수72 | 판매가서적 9,000원 e북 6,300원 책소개 “(혹) 잊을 순 있어도, 잃을 순 없는” 우리들의 시인(박연준), 그 폭발하는 언어로 “언제나 미래”가 된 시인(이원) 최승자의 시집 『연인들』을 문학동네포에지 41번으로 다시 펴낸다. 1979년 『문학과지성』으로 등단한 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 1999년 홀연 11년간의 오랜 침묵 속으로, 저 너머의 세계로 떠나기 전 그가 삶의 자리에 매어두었던 약속 같은 시집이라 하겠다. 2010년 시로 돌아오며 그간 무소식의 사정을 조현병과의 씨름이라 밝힌 바, 그가 골몰했던 정신의 세계, 타로 카드와 음양오행과 신비주의의 세계로 향했던 출발점이며 분수령이 된 것이 이 시집이다. 후..
2022.05.27 -
이어령 시집 ─ 헌팅턴 비치에 가면
이어령 교수의 딸, 이민아 목사 10주기를 맞아 3권의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이혼과 암 투병, 큰아이의 죽음 등 시련과 인내로 가득한 시간을 보냈던 이 목사는 2012년 3월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열림원)는 지난달 26일 별세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딸 10주기에 맞춰 발간을 계획했던 시집으로, 그의 유고 시집이 됐다. 시집에는 딸을 잃은 고통과 딸을 향한 그리움이 정제된 시어로 담겼다.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살던 집이 있을까 / 네가 돌아와 차고 문을 열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 네가 운전하며 달리던 가로수 길이 거기 있을까 / 네가 없어도 바다로 내려가던 하얀 언덕길이 거기 있을까’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사진처럼 슬픈 것도 없더..
2022.05.20 -
김남주
▲ 김호석 作 '김남주'/1995/206 x 141/수묵/작가소장 민족시인 또는 혁명시인 '김남주' 김남주 시인의 시를 노래한 안치환의 음반 'Remember' 와 '꽃다지', '노찾사' 그외 곡들, 그리고 김남주 육성낭송 까지 전곡 모두 이어듣기로 만들었습니다. 곡이 많아서 파일용량을 줄였습니다. 개별곡을 듣고자 하시는 분들은 각 곡의 제목을 딸깍(클릭)하시면 됩니다. 노래 제목의 ( ) 안의 제목은 시의 원 제목 입니다. 모든 곡은 노래의 가사가 아닌 김남주 시인의 원작을 올렸습니다. 전곡 모두 파일을 열어서 들을 수도 있고 각자 저장해서 들을 수도 있습니다. 단, 좀 더 나은 음질을 듣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각 파일의 용량을 늘리시면 됩니다. 안치환의 음반 수록곡 중에서 마지막 곡인 김남주 시인의 육..
2021.10.20 -
김수영 詩
김수영 시인 출생 1921년 11월 27일, 서울 사망 1968년 6월 16일 (향년 46세) 학력 연희전문학교 중퇴 데뷔 1945년 시 '묘정의 노래' 경력 평화신문사 문화부 차장 수상 2001. 금관문화훈장 달나라의 장난 팽이가 돈다 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 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 한 번 팽이를 돌려 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都會) 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小說)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生活)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
2021.10.20 -
신동엽,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大地」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大地/신동엽- 당신의 입술에선 쓰디쓴 물맛이 샘솟더군요, 잊지 못하겠어요. 몸양은 단 먹뱀처럼 애절하구 참 즐거웠어요, 여름날이었죠. 꽃이 핀 高原 은 난 지나고 있었어요. 무성한 풀섶에서 소와 노닐다가, 당신은 꽃으로 날 불렀죠. 바다 언덕으로 나가고 싶어요. 밤하늘은 참 좋네요. 지금 地球는 旅行을 한다나요? 冠座星雲 좀 보세요. 얼마나 먼 세상일까요....... 기중 넓은 세상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그럼 그의 바깥엔 다시 또 딴마당이 없는 것일까요? 자, 손을 주세요 밤이 깊었어요. 먼저 쉬세요. 못잊으려나 봐요-우리가 抱擁턴 하늘에 솟은 바위, 그 밑에 깔린 구름 불 달은 바위 위에서 웃으며 잠들던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던 당신의 붉은 몸. 언제든 필요되거든 조용히 시작되는 序舞..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