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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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詩
김수영 시인 출생 1921년 11월 27일, 서울 사망 1968년 6월 16일 (향년 46세) 학력 연희전문학교 중퇴 데뷔 1945년 시 '묘정의 노래' 경력 평화신문사 문화부 차장 수상 2001. 금관문화훈장 달나라의 장난 팽이가 돈다 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 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 한 번 팽이를 돌려 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都會) 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小說)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生活)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
2021.10.20 -
신동엽,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大地」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大地/신동엽- 당신의 입술에선 쓰디쓴 물맛이 샘솟더군요, 잊지 못하겠어요. 몸양은 단 먹뱀처럼 애절하구 참 즐거웠어요, 여름날이었죠. 꽃이 핀 高原 은 난 지나고 있었어요. 무성한 풀섶에서 소와 노닐다가, 당신은 꽃으로 날 불렀죠. 바다 언덕으로 나가고 싶어요. 밤하늘은 참 좋네요. 지금 地球는 旅行을 한다나요? 冠座星雲 좀 보세요. 얼마나 먼 세상일까요....... 기중 넓은 세상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그럼 그의 바깥엔 다시 또 딴마당이 없는 것일까요? 자, 손을 주세요 밤이 깊었어요. 먼저 쉬세요. 못잊으려나 봐요-우리가 抱擁턴 하늘에 솟은 바위, 그 밑에 깔린 구름 불 달은 바위 위에서 웃으며 잠들던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던 당신의 붉은 몸. 언제든 필요되거든 조용히 시작되는 序舞..
2021.09.15 -
『우연히 마주친 한 편의 詩』
우연히 마주친 한 편의 시 저자이병초 출판형설미래교육원 | 2021. 5. 28. 저자 : 이병초 전주 출생. 1998년 문예계간지 《시안》에 연작시 「황방산의 달」이 당선되었고, 시집으로 『밤비』 『살구꽃 피고』 『까치독사』 등이 있다. 그의 시세계는 근대화에 소외된 고향과 거기에 살았던 분들의 이력을 자양분 삼았는데 토속적 이미지를 현재로 재생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시에 표면화된 전북의 입말은 날것의 미학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웅지세무대 교수이다. 목차 1부 10월 10 쉬! 12 내 살던 뒤안에 14 노숙 18 하루해 20 와리바시라는 이름 22 빈집 24 이별 26 섬진강11 28 프란츠 카프카 30 고분에서 32 기차 34 소 36 흰 부추꽃으로! 38 바람의 맨..
2021.08.14 -
이수익, <그리운 악마>
그리운 악마 이수익 숨겨둔 정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 혼자 찾아드는 외진 골목길 끝 그 집 불 밝은 창문 그리고 우리 둘 사이 숨막히는 암호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눈치 못챌 비밀 사랑 둘 만이 나눠 마시는 죄의 달디단 축배끝에 싱그러운 젊은 심장의 피가 뛴다면 찾아가는 발길의 고통스런 기쁨이 만나면 곧 헤어져야할 아픔으로 끝내 우리 침묵해야 할지라도 숨겨둔 정부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언 기다림이 하루 종일 전류처럼 흘러 끝없이 나를 충전시키는 여자 그 악마같은 여자 1994.7월호에서 St. James Infirmary - Blues Underground https://youtu.be/0vJIXqA2TtI ‘숨겨둔 정부(情婦) 하나/ 있으면 좋겠다/ … 아무도 눈치 못 챌 비밀 사랑/..
2021.07.08 -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를 잊은 그대에게 2016.3.11. “눈물이 고일 정도로 감동받고, 소름 끼칠 정도로 감탄했다!” 그저 입시를 위해 문학 참고서로 시를 배워 온 당신. 껍데기는 가라고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아무리 외쳐 봐야, 내 몸 뉘일 방 한 칸 없고, 열정을 불사르겠다는데도 부르는 곳은 없으며, 부장님은 퇴근 무렵 보고서를 내던지고, 오늘밤에도 월급은 통장을 스치운다. 그래도 우리 마음만은 가난하지 말자고,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키팅 교수를 꿈꾸며 메마른 심장의 상징 공대생들과 함께 시를 읽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 한양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정재찬 교수는 때로는 지나간 유행가를 흥얼거리고, 때로는 누군가의 추억이 된 영화를 보고, 때로는 어떤 말보다 가슴을 후비는 욕 한 마디를 시 구절에 덧붙이면서 우리 시대를 풍..
2021.05.27 -
복효근 <겨울숲>, 이외수 <겨울비> <놀夕陽>
겨울 숲 복효근 새들도 떠나고 그대가 한 그루 헐벗은 나무로 흔들리고 있을때 나도 헐벗은 한 그루 나무로 그대 곁에 서겠다 아무도 이 눈보라 멈출 수 없고 나 또한 그대가 될 수 없어 대신 앓아줄 수 없는 지금 어쩌랴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이 눈보라를 그대와 나누어 맞는 일뿐 그러나 그것마저 그대만을 위한 것은 아니였다. 보라 그대로 하여 그대 쪽에서 불어 오는 눈보라를 내가 견딘다 그리하여 언 땅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뿌리를 얽어 쥐고 체온을 나누며 끝끝내 하늘을 우러러 새들을 기다리고 있을 때 보라 어느 샌가 수많은 그대와 또 수많은 나를 사람들은 숲이라 부른다. 겨울비 이외수 모르겠어 과거로 돌아가는 터널이 어디 있는지 흐린 기억의 벌판 어디쯤 아직도 매장되지 않은 추억의 살점 한 조각 유기되어 있..
202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