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내 얘기들(1085)
-
화실 정리
이번 장맛비에 천정에서 누수가 있었다네. 어제 가보니 바닥에 물이 흥건하더군. 오늘 관리사무실에 연락해 직원이 왔었는데, 누수를 신고한 집이 21곳이나 된다면서 7월 중에 업자를 선정해서 수리를 마치도록하겠다, 하네. 일 벌어진 김에, 나중에 천정작업까지 생각해서 액자랑 캔버스랑 자리를 다시 잡았다네. 무더위에 땀 좀 흘렸지. 비좁아져서 걱정했었는데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일 년은 더 그럭저럭 버티겠구만. 내 건강이 如如하다면 작업장을 새로 구해야 할게야.
2023.07.17 -
3월 2일 혈액검사
m-단백 0.7 지난번에는 0.5까지 떨어졌었는데 0.2나 올랐군. 생활패턴이나 컨디션에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도...? 간 수치가 안좋대서 술도 자제를 했고,, 해서 이번 결과는 나름 기대도 했었는데,, 실망스럽군. 일반혈액검사 백혈구수 : 6.0 (4~10) 혈색소 : 14.4 (13~17) 혈소판수 : 83 (150~350) 기기절대호중구수 : 2450 ( ~ ) 일반화학검사 칼슘 : 9.4 (8.6~10.2) Na : 139 (135~145) K : 3.8 (3.5~5.1) 알부민 : 4.3 (3.5~5.2) 혈당 : 142 (70~99) 총단백질 : 7.5 (6~8) S-GOT : 86 (~40) S-GPT : 31 (~40) 유산탈수효소 : 240 (120~250) C 반응성단백 : 0.21 ..
2023.03.11 -
삼매
나는 그림 그리러 가면 커피부터 한 잔 만들어다 놓고서 시작을 하는데, 그런데 단 한번도 뜨거운 커피를 마셔본 적은 없을 것이다. 미지근한 정도도 아니고 다 식어버린 커피를, 중간에 문득 생각이 나서는 후르륵 마셔버리는 식이다. 오전엔 목원대에서, 오후엔 유성에 있는 화실에 가서 작업을 하는데, 그러니까 식은 커피를 오전 오후에 한 잔씩 마시는 셈이다. 캔버스를 대하고 앉으면 금세 나도 모르게 어제 그리다 만 그림 속으로 빠져든다. 어느새 벌써 붓질을 시작하는 것이다. 요샌 음악조차도 듣지 않는다. 그럴 새를 느끼지 못한다는 표현이 맞겠다. 맘이 조급해져서는 그야말로 그림질 삼매경에 빠져드는 것이다. 삼매(三昧) 모든 수행은 "알기" 위한 것이다. 知的 알음알이와 구분되는 점이 있다면 認識의 전면적인 전..
2023.02.18 -
이리 편하고 좋은 걸........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 삶이란 한 조각의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의 구름이 없어짐이니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 (부운자체본무실 생사거래역여연) 떠도는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살고 죽고는 오고감이 모두 그와 같다 “불교에서 득도(得道), 즉 깨달음을 얻는 것을 견성(見性)이라 한다. 문자 그대로 일체 만물의 근본이 무엇임을 보고 알았다는 뜻이다(중략). 그러나 불교에서는 이때를 가장 위험한 때로 간주한다.” 이재철 저(著) ‘참으로 신실하게’(홍성사, 21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득도의 단계는 이른바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닌 것을 보는 단계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세계의 다른 면을 보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겨우 이 정도의 깨..
2023.01.29 -
누구나 다 이럴거야, 그치?
김훈 늙어서 슬픈 일이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에서도 못 견딜 일은 젊어서 저지른 온갖 못된 짓거리와 비루한 삶에 대한 기억들이다. 그 어리석은 짓, 해서는 안 될 짓, 함부로 써낸 글, 너무 빨리 움직인 혓바닥, 몽매한 자만심, 무의미한 싸움들, 지겨운 밥벌이, ...... 이런 기억이 물고 오는 슬픔은 뉘우침이나 깨달음이 아니라 한恨이나 자책일 뿐이다. 그 쓰라림은 때때로 비수를 지른다. 아아, 나는 어쩌자고 그랬던가. 그때는 왜 그 잘못을 몰랐던가. 이보다 더 슬픈 일은 그 악업과 몽매를 상쇄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미 없다는 것이다. 나는 절벽과 마주선다. 이런 회한과 절벽을 극복할 수 없다 하더라도, 나는 그 절벽을 직시하는 힘으로 여생의 시간이 경건해지기를 바란다. '경건'이라고 쓰니..
2023.01.03 -
공모전은 처음인데, ..... 그리고 저, 개인전 합니다.
공모전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한데, 전시장소는 인사동 입구에 있는 큰 빌딩 인사아트코리아 2층 한국미술관입니다. . . . . 27일부터 개인전 엽니다. 역시 장소는 목원대학교 미술관이구요. ─ 이야말로 중요한 행사입니다. 공모전보다 100배, 1000배 의미가 있는 행사입지요. 미술계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경력이 개인전이랍니다. "개인전을 몇 회 했느냐?"가 중요하죠. ......... 개인전을 한 번도 못해본 아마츄어 작가분들이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의외로요.
2022.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