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펌글 · 자료/문학(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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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침문(弔針文)
유세차(維歲次) 모년(某年) 모월(某月) 모일(某日)에, 미망인(未亡人) 모씨(某氏)는 두어 자 글로써 침자(針子)에게 고(告)하노니, 인간 부녀(人間婦女)의 손 가운데 종요로운 것이 바늘이로되, 세상 사람이 귀히 아니 여기는 것은 도처(到處)에 흔한 바이로다. 이 바늘은 한낱 작은 물건(物件)이나, 이렇..
2011.06.19 -
상여소리
아-아-아-아- 어하넘자 넘자 아-아-아-아- 어하 넘자 넘어 아-아-아-아- 어하 넘자 넘어 세월이 어류하여 풍한백발 또 왔구나 (어아 어아 어하 넘자 넘어) 청춘시절이 못 다 헌 일 늙어 힘 없어서 어이 허나 인생 한 철 태어나서 생기도덕 살을 적에는 무서운 일도 전혀 없고 어려운 일도 없었는디 늙어지..
2011.06.01 -
<어린 왕자>)
바로 그 때 여우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안녕!" 여우가 인사했습니다. "넌 누구니? 정말 예쁘게 생겼다." 어린 왕자가 여우를 보면서 물었습니다. "난 여우야."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이리 와서 나랑 놀자. 난 지금 너무 슬프거든……." "나는 너랑 놀 수가 없어. 나는 길들여지지 않았거..
2011.05.21 -
번영로의 술 40년
번영로와 가장 오래, 가장 자주 마신 사람은 죽마지우인 성재 이관구였다. 그들은 마주치기만 하면 술집으로 갔고 월급 타는 날이면 서로 찾아가 술을 들이켰다. 얼마나 마시고 실수를 연발했던지 장년에 들어서는 은근히 서로 마주치기를 꺼릴 정도였다. ( ……… ) 어느 날 이관구가 월..
2011.04.21 -
모윤숙 · 이광수
· 그때의 모윤숙에 대한 춘원의 감정이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 우리는 모른다. 나이 어린 여류시인에게 보내는 따뜻한 정이었는지, 아니면 40대에 들어선 사나이의 다시 타오르는 불꽃 같은 것이었는지……. 어쨌든 춘원은 모윤숙에게 각별한 정을 보였고 여행길에서 여심(旅心)을 적어 보내기도 했..
2011.04.18 -
박용래, 「눈」
“왜정 때 조선은행에 댕길 적에 말이여…… 조선은행권의 현찰을 곳간차에 싣고 경원선을 달리는디……. 블라디보스톡까지 논스톱으로 달리는디 말여…… 원산역을 지나면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어 …… 천진역을 지나니께 정신없이 쏟아지고…… 나는 그런 눈을 첨 봣어…… 아..
201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