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펌글 · 자료/문학(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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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無盡山下川...
無盡山下川 / 다함없이 흐르는 산 아래 시내 普供山中侶 / 산속의 스님에게 보시를 하네 各持一瓢來 / 각자 바가지 하나 지니고 와서 總得全月去 / 모두가 온 달빛을 담아 가누나 이태준이 ‘무서록’에서 추사 김정희의 작품으로 소개하며, 염불처럼 자꾸 외고 싶다고 한 시다. (추사의 문집에는 없음)..
2008.03.22 -
책 읽기 // 이해와 암기 사이
지난주 ‘반가통’(半可通) 능력을 얘기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할 수 있는 능력. 다치바나 다카시가 “저널리즘 세계의 기본”이라고 말한 능력이다. 한 선배는 “무식한 거 드러내놓고 자랑이냐”고 구박이다. 자랑 아니다. ‘전가통’(全可通)을 곁눈질하는 ‘반가통’의 고민이다. 매주 ..
2008.02.23 -
명태
오늘 새벽에 맞아 죽는 줄 알았어요. 우리 집 사모님이 방망이를 꺼내더니 절 사정없이 패는 거예요. 못살아 못살아 하면서 마구 두들겼어요. 잠자는 아저씨를 흘겨보며 머리부터 꼬리까지 아주 요절을 내놨어요. 그렇게 패고는 절반을 쭉 찢어서 부엌으로 가지고 가더군요. 어젯밤처럼 아저씨가 ..
2008.02.15 -
연애편지 2
정끝별 씨에게 자주 꾸지는 않지만 제게는 평생 동안 반복되는 이상한 꿈이 있습니다. 꿈 내용이 특이한 것도 아니라서 평소에도 잊고 살다가도 뭔가 불편하거나 우울한 마음에 젖게 될라치면 그것이 암시하고 있는 게 뭘까, 하고 곰곰이 헤아리게 됩니다. 꿈은 간단합니다. 세 갈래 도랑이 있고, 이 ..
2008.01.17 -
연애편지 1
비가 조금씩 내리는 길을 달려 집으로 왔습니다. 보고픈 마음 때문인지 늘 내가 먼저 그대를 찾지만, 아까처럼 당신의 전화를 받을 때나 편지를 받을 때 나의 마음은 대단히 기뻐서 마음의 모든 근심을 다 잊은 듯합니다. 절실한, 혹은 애타는 모든 것은 운명의 걸음걸이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결국 ..
2008.01.15 -
어느 편지
당신과 나의 관계는 어땠을까요? 아름다웠나요? 이타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자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그런 상생의 관계였나요? 우린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체하고 다시 종합하는 저 유서 깊은 근대적 사유의 인간이 아니었나요? 우리가 만나 나눈 그 많은 대화는 논리의 사다리..
200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