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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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 / 보리피리
가운데 앉아있는 사람이 한하운 보리피리 한하운 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ㅡ ㄹ 닐니리 작..
2011.01.06 -
요절한 시인들
詩人들 가운데에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들이 많다. 기형도, 김만옥, 남궁벽, 박인환, 윤동주, 이경록, 이상, 이장희, 전봉래 같은 이는 20대에,, 김관식, 김민부, 김소월, 박용철, 송유하, 신동엽, 심훈, 오장환, 윤곤강, 이육사, 임홍재, 정영상, 진이정, 채광석, 함형수, 동시작가 권태웅, 남대우 같..
2011.01.05 -
오장환 시 모음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탕아 돌아가는 게 아니라 늙으신 어머니 병든 자식을 찾어오시다. - 아 네 병은 언제나 낫는 것이냐. 날마다 이처럼 쏘다니기만 하니 ...... 어머니 눈에 눈물이 어릴 때 나는 거기서 헤어나지 못한다. - 내 붙이, 내가 위해 받드는 어른 내가 사랑하는 자식 ..
2011.01.05 -
허홍구 시 모음
늑대야 늑대야 허홍구 남자는 모두 도둑놈, 늑대라며 늘 경계를 하던 동창생 권여사로부터 느닷없이 소주 한잔 하자는 전화가 왔다 "어이 권여사 이젠 늑대가 안 무섭다 이거지" "흥 이빨 빠진 늑대는 이미 늑대가 아니라던데" "누가 이빨이 빠져 아직 나는 늑대야" "늑대라 해도 이젠 무섭지 않아 나는 이제 먹이감이 되지 못하거든" 이제는 더 이상 먹이감이 되지 못해 늑대가 무섭지 않다는 권여사와 아직도 늑대라며 큰소리치던 내가 늦은 밤까지 거나하게 취했지만 우리 아무런 사고 없이 헤어졌다 그날 권 여사를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아- 나는 아직도 늑대가 분명하다 무서운 일 허홍구 쌔임(선생님)요 / 와 (왜) 결혼하면 마누라하고 꼭 같이 자야합니꺼? / 빌어먹을 놈, 그걸 말이라고 ..
2011.01.05 -
정지용 시 모음
카 페。프란스 옴겨다 심은 棕櫚나무 밑에 빗두루 슨 장명등, 카 페。프란스에 가쟈.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뻣적 마른 놈이 압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 처럼 가는데 페이브멘트에 흐늙이는 불빛 카 페 。프란스에 가쟈. 이 놈의 머리는 빗두른 능금 또 한놈의 心臟은 벌레 먹은 薔..
2011.01.05 -
이용악
그리움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 굽이 돌아가 백무선白戊線 철길 우에 느릿느릿 밤세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은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
2011.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