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8. 20:14ㆍ책 · 펌글 · 자료/문학
당신과 나의 관계는 어땠을까요? 아름다웠나요?
이타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자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그런 상생의 관계였나요?
우린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체하고 다시 종합하는 저 유서 깊은 근대적 사유의 인간이 아니었나요?
우리가 만나 나눈 그 많은 대화는 논리의 사다리를 타는 아슬아슬한 게임인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 아니었나요?
타자를 내 인식의 울타리에 가두기 위해 애써온 그 많은 시간이 소모적으로 느껴지는 밤입니다.
사랑하는 당신!
다시 '관계'란 무엇입니까.
인간의 모듬살이 속에서의 관계란 사랑 아니고 무엇일까요.
이 사랑이 처음의 색깔과 모양과 마음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거리'입니다.
거리가 적당하지 않으면 그 좋은 관계가 언제든 불행한 계기를 만나 날아온 돌에 맞은 유리잔처럼
처참하게 깨져 불행의 파편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미적 거리' 말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이러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부부간, 부자간, 연인간, 사제간 등속 그 어떤 사람과의 관계이든 간에 필요한 거리는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거리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거리를 무력화시킵니다.
이것이 곧 갈등과 길항을 낳는 것 아닐까요?
거리가 없어지니 함부로 대합니다.
거리가 없다는 이유로 숨기는 것 하나없이 모두 다 까발립니다. 비밀이 없어집니다.
이때부터 서로 간에 간섭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싸움은 이렇게 시작되어 마침내 수습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당신!
이렇게 멀리 떨어져 당신 사는 곳을 떠올리고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다 보니
당신 생각이 더없이 간절해지고 또 오랜 가뭄을 겪는 풋것들 같이 까닭도 없이 마음의 목이 탑니다.
......
언젠가 새로이 시작할 날이 오겠지요.
내가 오늘 밤 보고 있는 별을 당신도 볼 수 있기 바랍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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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잊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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