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펌글 · 자료/문학(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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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이야기 #2
겨울 마당은 감상하는 방법이 따로 있다. 겨울 마당은 따뜻한 방 안에 앉아서 참을 만큼 한기가 느껴지는 하얀 문창호지에 코를 박고 손바닥만한 유리창으로 거리감을 두며 바라볼 때에 참맛이 있다. 그렇게 하노라면 마당으로 잠시 날아왔다 떠나는 새들이며, 마당을 가로질러가는 빠른..
2009.03.07 -
未堂 - 高銀
송하선, 미당평전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1980년 5월이 지나갔다. 이미 未堂은 8할 이상이 부정되었다. 1983년 내가 세상에 돌아왔을 때 어느 회합에서 그와 마주치게 되었다. 10년 가까이 만나지 않은 처지였다. "왜 안 오시는가, 꼭 와, 오란 말이여"라고 그가 말했다. 그때 ..
2008.10.29 -
산정무한
산정 무한(山情無限) 이튿날 아침, 고단한 마련해선 일찌감치 눈이 떠진 것은 몸이 지닌 기쁨이 하도 컸던 탓이었을까. 안타깝게도 간밤에 볼 수 없던 영봉(靈峯)들을 대면(對面)하려고 새댁 같이 수줍은 생각으로 밖에 나섰으나, 계곡은 여태짙은 안개 속에서, 준봉(峻峯)은 상기 깊은 구름 속에서 용..
2008.10.21 -
노벨문학상.. 르 클레지오
르 클레지오, 사라져가는 문명 증언한 ‘문학의 구도자'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소설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8)는 일찌감치 수상이 점쳐지던 강력한 후보였다. 2000년대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지한파 작가인 그는 지난주까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환교수로 1년간 한..
2008.10.10 -
문심조룡
무릇 글을 쓴다는 것은 서양문학을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듯이 동양문학의 숲에 들어서면 유협의 ‘문심조룡’(文心雕龍)을 지나칠 수 없다. 중국에는 문장을 논하자면 ‘문심조룡’이고, 역사를 논하자면 ‘사통’(史通·당나라의 유지기가 지은 중국 ..
2008.10.04 -
문학에서 '비애'
'결핍에서 출발 허무로 귀착하는 비극뿐인 자괴감' 김수영은 말했다. 시인은 모든 면에서 백치가 될 수 있지만, 단 하나 시인을 발견하는 일에서만은 백치가 아니라고.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은 죽음만이 죽음을 알아보는 세상 이치를 잘 보여준다. 병자의 눈에는 병자가 띄며, 고수는 고수를 알아..
2008.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