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펌글 · 자료(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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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침공 시나리오
'Buying the war' 9·11 테러 직후 미국민들의 애국심은 절정에 달했다. 알카에다와 사담 후세인을 향한 분노는 이글거렸다. 그동안 ‘눈엣가시’를 없애지 못해 안달이 난 부시 행정부에 애국심과 분노는 더할 나위 없이 써먹기 좋은 수단이었다. 언론도 귀찮은 방해꾼이 아니었다. 언론 스스로 애국심 열..
2009.03.24 -
칼릴 지브란 #1
1.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그대를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
2009.03.23 -
똥 이야기
1. 술을 억수로 마신 다음날 아침에 누는 똥은 불우하다. 똥이 항문을 가득히 밀고 내려가지 못하고, 가락국수처럼 비실비실 새어나온다. 똥이 똥다운 활력을 잃고 기신거리면서 툭툭 끊긴다. 이것은 똥도 아니다. 삶의 비애는 창자 속에 있었다. 이런 똥은 단말마적인 악취를 풍긴다. 똥의 그 풍요한 ..
2009.03.18 -
'국' 이야기 한토막
달래는 냉이와 한 짝을 이루면서도 냉이의 반대쪽에 있다. 똑같이 메마르고 거친 땅에서 태어났으나 냉이는 그 고난으로부터 평화의 덕성을 빨아들이고, 달래는 시련의 엑기스만을 모아서 독하고 뾰족한 창 끝을 만들어낸다. 달래는 기름진 땅에서는 살지 않는다. 달래의 구근은 커질 수가 없다. 달래..
2009.03.14 -
마당 이야기 #7
마당가에 꽃밭이 있다 화단이라는 한자말보다 ‘꽃밭’이라는 우리말이 훨씬 정겹다. 꽃밭은 말 그대로 꽃들이 사는 밭이다. 그 밭은 곡물이 자라는 실용적인 밭이 아니어서 실리는 덜하지만 마음이 피어나는 미학적인 밭으로서 그 의미를 갖는다. 꽃은 세상의 생명들이 보여주는 모습 ..
2009.03.09 -
마당 이야기 #6
마당에 비가 내리다 아파트나 도심의 빌딩에서는 비의 全身을 볼 수 없다. 그저 베란다나 창문을 통하여 출처도 없이 떨어지는 비의 옆구리나 허리께만 파편처럼 스치듯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사물은 그 전모를 볼 수 있을 때 그 앎과 느낌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그..
2009.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