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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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근 시 모음
1962년 경주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88년 불교문학으로 등단 시집, 오래 전에 죽은 적이 있다 (2002년 천년의시작) 번개를 치다 (2005년 문학과지성사) 뒤안을 나오며 버둥거리는 염소의 입에 소금을 먹이고 목을 따자, 몇 번 몸을 떨던 염소는 곧 조용해진다 노파가 양은솥을 대고 피를 받..
2015.12.13 -
이외수 詩
이외수의 詩는 처음 읽어봅니다. 형식은 갖추었으되 ‘詩人의 詩’이라는 프로페셔널한 냄새가 전혀 안 나는군요. 일부러 또는 관심이 엷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어쩌면 모든 사람들에게, 아무에게도 꺼내보이고 싶지 않은, 들춰보고 싶지 않은, 떠올리기만 해도 도망가고 싶은, 그런 ..
2015.11.11 -
황동규, 풍장(風葬)
풍장(風葬) 1 황동규 내 세상 뜨면 풍장(風葬)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 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
2015.11.07 -
문정희「치마」에 대하여 -임보-
치마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
2015.10.30 -
영화,『에베레스트』
호화 캐스팅에다, 컴퓨터 그래픽도 안하고, 거의 다 현장 촬영으로 무지하게 공을 들여서 잘 만들었다곤 하는데, 나는 솔직히 영화적 재미를 모르겠습디다. 배우들의 연기는 고사하고,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습디다. 그러니까, 산 위에서 고글을 벗어서, 나는 누구다, 얼굴을 보여주는, ㅋ..
2015.09.30 -
쑥부쟁이 & 구절초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안도현,「무식한 놈」全文) 쑥부쟁이류 특징 - 잎의 모양이 선형 또는 피침형이거나 길쭉한 타원형.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조금 있거나 밋밋하면서 갈라지지 않음. ..
201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