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구, 한 달만에 퇴원했구먼요.

2021. 5. 13. 20:09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서울아산병원에 한 달간 입원했다가 28일 만에 돌아왔습니다. 쇄골과 1번 갈비뼈 부위의 포도상구균 감염으로 해당 부위의 뼈와 살을 긁어내는 수술이었는데, 연거푸 세 번을 했습죠. 이제 수술부위는 깨끗해졌다고하나 재감염이 안되도록  "늘"  "각별히" 조심하면서 살아야한답니다. 재감염시에는 매우 위험하다고.  

그러나 이번의 흉부외과 수술은 곁가지치기일 뿐, 정작 본게임은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할 터이나─ 그건 또 그때 가서 얘기하기로 하고...  / 이번에 긴 시간 입원해 있으면서 느끼고 생각한 일들이 당연히 많았는데,

 

 

 

참, 나 이번에 죽다 살았수다. 아니 죽었다가 살아났수다.

 

두 번째 수술 끝나고 회복실 들러 입원실에 옮겨진 후 (거기까진 정신이 멀쩡했는데), 그 이후부터 기억이 없습니다. 한 시간여 지나서 의식을 찾고보니까 내 침대 주위에 사람들이 빼곡히 둘려서 내려보고 있습디다. 정신이 드냐고 묻는데 목구멍에 인공호흡기가 꽂혀 있어서 말은 할 수는 없고,, 손을 꼼지락거려서, 눈동자도 돌려보이고, 주먹도 쥐어 보이고..... "됐네 이제!"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아 내게 큰일이 있었구나'를 짐작했습죠.

 

호흡도 멎고, 심장도 멎고,, 내 수술 집도의가  다음 환자 수술하다가 말고 방송 듣고 뛰어왔었다고. 당연히 마취의도 왔었을테고..... 중환자실로 옮기기엔 촉박하여 간호사치료실에서 그 난리를 겪었던 것인데,, 병실에 아직 간호사가 있었길래 망정이었지 즉시 발견을 못했었더라면 죽었거나 살았어도 식물인간이 되지 않았을까. (요즘은 병실 침대마다 커튼을 치고 있어서 옆에서 죽어도 모릅니다.)  서울아산병원이 간호사치료실에 응급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다음날 회진돌며 말합디다.

 

사경을 헤매는 당시에 그 급박한 상황을 집에다 연락했다니 안식구나 작은어머닌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간단한 수술이거니, 이틀거리겠거니 생각하며 보호자 그딴 거 없이 아들녀석들도 모르게 입원하고 수술도 한 거였는데.  병원측에서도 별거 아닌 수술이라고 여겨서 보호자 동의서를 억지로 받으려 하지 않았거든요. .. 한 시간 반쯤 뒤에 다시 전화가 와서 내가 온전하게 돌아왔다고 전합디다마는 놀란 가슴이 쉬 진정되겠습니까. / 지금도 원인을 모릅니다. 수술한 의사도 연유를 모르겠답니다.

 

세 번째 수술 때는 회복실에 누웠는데 좀 아픕디다. 첫번째 수술때처럼 매달린 진통제 주사도 안 보이고? - 회복실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 지난 번에 하 놀라서 이번엔 진통제를 약하게 쓰는 중이라고 합디다. 그 바람에 한 이틀 수술부위가 따갑고 애립디다.

 

그러니까 결론은, 죽는 거 겁먹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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