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절현

2021. 1. 12. 19:10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성연자에게 음악을 배운 유백아(伯牙)는 거문고의 최고 경지인 금예(琴藝)의 반열에 올랐다.

백아(伯牙)는 태산에 올라 日月이 뜨고 지는 장관을 보며 화성을 득하고,

봉래 바닷가 파도소리에서 대자연의 교향을 득하니 마침내 음악의 본령을 깨닫는다.

 

하지만 천하를 주유했거늘 자신의 참 경지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지 못하고

20년만에 고국에 돌아오니 스승 성연자는 이미 세상을 떠나 버렸다.

 

상심한 백아(伯牙)가 스승이 남겨준 고금일장(古琴一張)으로 시름에 겨워 탄주를 시작했다.

갈대가 흐트러진 강기슭 뱃전에서, 애잔한 거문고 소리가 백아의 시름을 타고 은은히 울려 퍼지는데

뜻밖에도 바람결에 사람의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백아의 탄금에 탄식을 한 사람은 종자기(鍾子期)란 가난한 나뭇꾼.

백아가 줄을 가다듬고 '水仙操' 한 곡을 뜯으니,

--- "파도가 바람에 휘날리고 넘실 넘실 흐르는 물이구료."

놀란 백아가 다시 '天風操'를 탄주하니

--- "해와 달을 가슴속에 거둬들이고 별들을 발밑에 밟고 섰구려"

 

琴藝의 경지를 알아주는 종자기의 경지... ...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백아가 금을 타며 바다 떠올리면 종자기의 마음도 바다가 되고,

산을 생각하면 함께 산속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백아가 高山의 정취를 실어 연주하니,

--- 종자기가 '우뚝한 기상이 큰 산과 같구나!'

백아가 流水의 情을 실어 연주하니

--- 종자기가 '마치 흐르는 물과 같구나!'

 

..............

 

이듬해 종자기가 세상을 떠난 후,

그 무덤 앞에서 통곡을 하던 백아는 미련 없이 칼을 들어 거문고 줄을 자른다. 

'지음(知音)'이 없는 세상!

백아는 홀로 금을 탄주할 의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

 

후일 사람들은 이를 두고 '백아절현(佰牙絶絃)'이라 불렀다.

 

 

-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 백아절현(伯牙絶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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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는 마음의 그림자처럼

 

 

친구사이의 만남에는 서로의 메아리를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의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詩句가 있다 ;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 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 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