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2. 17:38ㆍ책 · 펌글 · 자료/생활·환경·음식
이 책 내고서 사방팔방 난리났겠네! 하하하하
암, 이 정도는 돼야 맛객이지. 하하하하
2018. 6. 15
한식에서 평양냉면이 갖는 특이성과 비평적 가치를 인지하고 오랫동안 평양냉면을 다뤄온 음식 비평가 이용재가 미각의 원리로 그려내는 평양냉면 맛 지도 『냉면의 품격』. 지난 4월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만찬 자리에 평양 옥류관의 냉면이 오르면서 평양냉면은 폭발적인 관심의 한가운데 선 평양냉면을 본격적으로 다룬 음식 비평서이다.
평양냉면의 인기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평양냉면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20~30대 젊은 층을 포함한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미식의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일반 가정에서 요리해 먹을 수 없는 난이도 높은 음식이자 평균 한 그릇 가격이 1만 원이 넘는 고급 한식으로 자리 잡았고, 비교적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도 많은 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밍밍한 음식이라는 혹평이 존재할 정도로 호불호가 뚜렷이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이 책은 평양냉면에 대한 정보의 단순 나열과 조합이 아닌, 서울·경기 지역의 본격적인 평양냉면 서른한 곳을 리뷰하며 면, 국물, 고명, 반찬 등 냉면 한 그릇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다. 메밀이 함유된 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고소한 맛, 뜨거운 고기 국물처럼 진하게 끓일 수 없어 더 어려운 냉면 국물이 이루는 짠맛과 감칠맛의 균형, 고명으로 올라간 각종 채소와 고기의 질감, 그리고 식당의 접객 수준과 환경까지 꼼꼼히 음미하면서 제대로 알고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실용적인 가이드의 역할까지 훌륭하게 해준다.
- 저서(총 18권)
- 음식 평론가, 번역가, 건축 칼럼니스트.
- 한양대학교와 미국 조지아공과대학에서 건축 및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고 애틀랜타 소재 건축 회사 tvsdesign에서 일했다.
- 『외식의 품격』, 『일상을 지나가다』를 썼고 『실버 스푼』(근간), 『철학이 있는 식탁』, 『식탁의 기쁨』, 『뉴욕의 맛 모모푸쿠』,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뉴욕 드로잉』, 『작가의 창』, 『창밖 뉴욕』, 『완벽하지 않아』 등을 옮겼다.
목차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평냉’의 이데아
☆ 기준 : 면, 국물, 고명과 반찬, 접객과 환경
1. 공인된 노포: 한국 평양냉면의 뿌리들
우래옥
1) 1946년 을지로 4가에서 '서북관'으로 시작한 우래옥의 장점은 무엇보다 완성도의 일관성이다. 2) 다른 평양냉면의랑 확실하게 구분되는 묵직한 국물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소위 '육향'이라 일컫는 고기 냄새와 더불어 '부담스럽다'는 평이 나온다. 어느 한우 숙성 전분가로부터 "육향이 아닌 고기 냄새"라는 단언도 들은 바가 있는데, 심지어 '갈비탕 국물에 밀면을 만 것' 뿐이라는 혹평도 있다. 3) 본점인 주교점의 경우 갈수록 맛이 강하고 거칠어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대치점은 전반적으로 순한 편이고 국물에 꿩 완자가 함께 나온다.
면 : ★★★★☆
국물 : ★★★☆ (※ 육향이나 묵직함보다 화학조미료에 방점이 찍혀 갈수록 거칠어지는 느낌이 우려된다.)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 14,000원 (월요일 휴무)
의정부 평양면옥
1) 이론과 논리로 쌓은 맛이 있고 세월과 경험으로 쌓은 맛이 있는데, 이 국물은 후자의 완성형 같은 느낌을 준다. 균형을 거의 완벽하게 이룬 가운데 맑음과 감칠맛의 대비가 극적으로 두드러진다. 조미료의 자취가 느껴지지 않는다. 2) 팔동면옥과 을지면옥 그리고 의정부 평양면옥 강남점으로 이루어진 소위 '의정부파' 뿌리이다. 3) 평양 출신 김경필씨가 1.4후퇴 때 월남해 1969년 개업했다. 3) 고춧가루나 파는 맛에는 거추장스러울 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데, 감정적인 이유로 넣는 것 같다. 4) 함흥냋면 같은 가는 면이 질긴 편이고 맛도 인상적이지 않다. 신흥 후발주자라면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맛을 수용할지......
면 : ★★★ (※ 마음으로만 수용할 수 있는 전통)
국물 : ★★★☆ (※ 마음은 물론 머리로도 수용할 수 있는 전통. 맑음과 감칠맛의 평화로운 공존.)
고명 반찬 : ★★★ (※ 제육과 무김치가 만회한다)
접객 환경 : ★★★
총평 : ★★★☆
* 11000원 (화요일 휴무)
장충동 평양면옥
소위 의정부 계열보다는 수준이 높은 냉면이라고 평가하지만 한 그릇에 12000원이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공동 수저통을 식탁에 올려놓고 쓰는 구태와는 작별을 고할 때가 되었다. 그 외에도 개선의 여지는 차고 넘친다.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12000원
을밀대
1) 을밀대의 국물에서는 확실히 인스턴트 식품의 맛이 강하게 난다. 대량생산 식품에서나 날 법한 감칠맛과 설탕 이외의 당을 쓴 단맛이 지배한다. 이 책을 통해 정리한 서른 한 곳의 평양냉면 전문점에서 내는 그 어떤 맛과도 확연히 다르다. 눈으로 보지 않았으니 과정은 정확히 헤아릴 수 없으되, 혀에 남는 건 인스턴트 가루나 농축액을 물에 탄 맛이다. 2) 면 역시 평양냉면의 정체성에 걸맞다고 보기 어렵다. 질감은 거뭇거뭇한 메밀 껍질이 착시현상을 일으키지만 아무래도 전뭅의 느낌이다. 비유하자면 타피오카 전분으로 만든 버블티의 알갱이, 즉 '펄'의 사촌 혹은 면 버전 같다.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 면이나 국물보다 낫다)
접객 환경 : ★★★
총평 : ★☆
마포점 11000원
강남점 12000원
책에 실린 평가를 간추리면 이렇다. 우선 을밀대의 냉면은 “예외적인 맛”이다. 문제는 이게 좋은 뜻이 아니라는 거다. “전통의 노포라는 곳에서 기대할 법하지 않은, 인스턴트식품의 맛이다. 단순한 화학조미료 수준이 아닌, 대량생산 식품에서나 날 법한 감칠맛과 설탕 이외의 당을 쓴 단맛이 지배한다. …혀에 남는 건 인스턴트 가루나 농축액을 탄 맛이다.”
필동면옥을 향한 야멸찬 평가도 인상적이다. 이 가게를 다룬 챕터 말미에 등장하는 ‘한 줄 평’을 모아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면은 질기고, 국물은 “평양냉면의 악몽”이라고 할 수 있다. 접객이나 식당 환경은 “아수라장”이고, 고명과 반찬은 “체면치레” 수준이다.
이렇듯 도발적인 메시지가 간단없이 이어지는 책은 음식평론가 이용재(43·사진)씨가 최근 펴낸 ‘냉면의 품격’(반비)이다. 세계 최초 평양냉면 비평서라고 불러도 무방한 신간이다. 책에는 ‘평냉 마니아’의 사랑을 받는 수도권 평양냉면 전문점 31곳에 대한 비평이 실려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난 이씨는 “과거에 내가 쓴 음식비평을 보고 (비판적인 내용 탓에) 고소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책을 내면서도 부담감이 없진 않았다”며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냉면 비평서를 출간한 건 평양냉면이 한식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독특하다고 판단해서다. 한식은 가정식과 외식의 경계가 모호하다. 하지만 냉면은 예외다. 인스턴트 냉면이 있긴 하지만 집에서 면과 육수를 만들어 먹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씨는 “가격에 대한 논쟁을 유발하는 등 ‘비평적 잠재성’이 큰 음식이 평양냉면”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비평은 조금만 허술해도 비판받기 십상이다. “평론가의 입맛대로 평가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 쉽다. 이번 책에 담긴 가차 없는 비판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씨를 상대로 “당신의 취향에만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이런 얘길 하고 싶어요. 뭔가를 평가할 때 저의 ‘취향’은 거의 개입되지 않아요. 완성도만을 잣대로 음식과 식당을 비평해왔어요. 평론가는 담론의 장(場)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독자들에게 냉면이라는 음식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이씨는 한양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09년 귀국했고, 각종 매체에 음식 관련 글을 쓰면서 필명을 날렸다. ‘외식의 품격’(오브제) ‘한식의 품격’(반비) 같은 저서는 논란의 음식비평서였다.
그의 글은 과학적인 이론 위에 맛깔나는 표현과 뾰족한 비판이 포개지는 구성을 띠고 있다. 수많은 맛집 블로그에서는 접하기 힘든 분석과 해법을 확인할 수 있다.
‘냉면의 품격’에서도 이씨의 이런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고춧가루를 뿌린 냉면(냉면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의정부 계열 냉면’으로 통한다)에 대해선 “감정적인 맛의 요소로 존중할 수는 있지만 (고춧가루는) 객관적인 맛에는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많은 식당에서 허투루 여기는 식기에 관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이씨는 손님들이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집었다 놓기를 반복하는 공동 수저통은 위생상 문제가 있으니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냉면집에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주발도 마뜩잖아 한다.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특유의 비린내가 평양냉면 국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언젠가부터 국내에선 평양냉면이 미식가의 척도로 자리잡았다. 책에 담긴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미식가들 사이에서 가히 “컬트적 인기”를 끄는 음식이 평양냉면이다.
이씨는 “평양냉면이 ‘미식가의 리트머스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평양냉면의 “컬트적 인기”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나 역시도 왜 평양냉면이 그런 위치에 올랐는지는 모르겠다. 정말 의아한 현상”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70461&code=13110000&cp=du
2. 선발 주자: 평양냉면의 가지들
을지면옥
1) 의정부 평양면옥의 창업주 김경필씨의 둘째딸이 운영하는 곳이다. 사위가 전수를 받았고 지금 주방장으로 일한다.
2) 의정부 평양냉면보다 면이 질기다. 메밀과 전분의 비율이 아무래도 다른 것 같다.
면 : ★★ (정녕 평양냉면인가)
국물 : ★★★ (안착지점을 벗어난 흑마술)
고명 반찬 : ★★ (국물의 온도 탓에 더 두드러지는 계란 흰자의 구린내)
접객 환경 : ★★★ (남성 운영자만 평상복 차림)
총평 : ★★★ (이만하면 그래도 탄탄한 대물림)
11000 원
필동면옥
맑음과 감칠맛, 짠맛과 단맛의 줄다리기에 실패한 경우 '밍밍하다'는 반응은 물론, "걸페 빤 물에 만 국수" 같다는 최악의 반응도 있다. 지나친 표현이기는 하지만 서울에서 먹을 수 있는 평양냉면 가운데 안타깝게도 필동면옥의 한 그릇이 이런 반응을 곱씹어보게 만든다.
필동면옥은 을밀대와 더불어서 서울 최악의 평양냉면 전문점이라 할 수 있다.
면 : ★ (질기다)
국물 : ★ (평양냉면의 악몽)
고명 반찬 : ★ (체면치레)
접객 환경 : ☆ 9아수라장)
총평 : ★ (최악의 평양냉면)
논현동 평양면옥
평양에서 대동면옥을 운영했던 故김면섭씨의 며느리 변정숙씨가 맨 처음 문을 연 장충동 평양면옥(본점)을 큰아들에게 물려주고 차린 곳이다.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가장 보통의 평양냉면)
12000원
벽제갈비-봉피양
1) 67년 경력의 김태원씨가 우래옥 출신이긴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압축해서 표현하다면 이쪽이 우래옥보다 좀 더 세련됐다. 2) 묵직할 고기 국물의 균형을 동치미 국물로 절묘하게 잡았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며 표정이 뚜렷하고 중심이 잘 잡혀 있다. 3) 냉면 외에도 생선, 백합 같은 온갓 메뉴로 인해 평양냉면의 존재감을 잃는 건 아닌가 우려된다. 고명의 의용과잉도 거슬린다.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양재대로길 71길 1-4
14000원
장수원
일정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점을 접객이나 환경과 더불어 높이 사지만, 평양냉면 한 그릇이 간절할 때 딱 떠오르는 맛은 아니다.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현대적 공간)
총평 : ★★☆ (헤아리기 어려운 맛의 평양냉면)
11000원
강서면옥
면 : ★★★★ (우수한 메밀의 순간 포착)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가끔 생각날 평양냉면의 한 줄기)
13000원
평가옥
부스러질 정도로 익은 후 냉면의 맥락 안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린 닭고기는 아무런 매력이 없다. 청양고추와 닭고기 고명을 빼면 크게 특색이 없는 한 그릇이다.
종로구 새문안로 5가길 7
13000원
평래옥
중구 마른내로 21-1
10000원
대동관
면 : ★★★☆ (또렷한 맛. 아슬아슬한 저항.)
국물 : ★★★ (말감과 멀검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조미료)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동네에 있다면 가끔 유용할 평양낸면)
강서구 우장산로 120
11000원
부원면옥
평양냉면과 밀면의 중간.
면 : ★★ (별도의 세계)
국물 : ★★ (새콤달콤)
고명 반찬 : ★★★ (너무나도 훌륭한 제육)
접객 환경 : ★★★
총평 : ★★☆ (자신만의 틈새에서 빛나는 냉면)
남대문시장
8000원
남포면옥
면 : ★★★
국물 : ★★★ (단맛)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중구 을지로3길
11000원
수원 평양면옥
3. 후발 주자: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시도들
정인면옥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영등포구 국회대로
10000원
능라도
냉면에 삶은 계란을 넣는 것은 평양냉면의 최대 약점인데, 이 집은 삶은 계란이 아닌 지단이다. 능라도 냉면은 면과 국물부터 고명과 반찬까지, 한 그릇의 경험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빠짐없이 설계와 계산의 산물인 듯 보인다.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성남시 분당구 / 강남구 언주로 107길
12000원
배꼽집
로스옥
동무밥상
서경도락
진미평양냉면
금왕평양면옥
삼도갈비
능라밥상
1)『북한식객』의 저자 이애란 박사의 음식점이다. 그동안 남한에서 유통된 평양냉면과는 결이 확연히 다르다. 고기 국물과 섞었다고는 하지만 동치미의 존재감이 굉장히 강하다. "실제로 평양냉면 육수는 쇠고기를 끓이는 것이 아니라 소뼈와 힘줄, 허파, 콩팥, 천엽, 내장을 푹 곤 것으로 국물이 너무 맑고 트명해 평양사람들은 '맹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2) 을밀대를 빼놓으면 유일하게 얼음이 국물에 섞여나오지만 전혀 이질간이 없다. 3) 화학조미료와 첨가제는 쓰지 않는다.
면 : ★★★☆ (가늘고 섬세한 면)
국물 : ★★★ (동치미의우직함)
고명 반찬 : ★★★★ (발군의 백김치와 오이채)
접객 환경 : ★★★
총평 : ★★★☆ (완성도 높은 정직한 맛)
종로구 돈화문로 5길
11000원
평양옥
면 : ★★★★ (고소하고 신선하고 또렷한 순면)
국물 : ★★★★ (긍정적인 의미에서 깔끔함과 솔직함이 돋보인다.)
고명 반찬 : ★★ (삶은 게란보다 지단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접객 환경 : ★★★ (기능적인 대중음식점)
총평 : ★★★☆ (9000원에 먹을 수 있는 순면)
강남구 논현로 71길
9000원
평화옥
총평 : F학점, I 학점 ( ← 논외 꺼리임.)
인천공항 / 테헤란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15000원
이유 :
평화옥의 냉면을 제대로 헤아리려면 조금 먼 길을 돌아와야 한다. 소위 '모던 한식'의 선구자라는 임정식 셰프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매체들이 앞다투어 임정식 셰픙릐 정식당을 '한식의 미래'라 찬사를 쏟아냈지만, 난,ㄴ 장르라면 장르일 모던 한식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한순간도 떨쳐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음식과 맛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첫째, 스페인을 비롯한 서양의 현대요리에서 재료만을 치환하는 방법론을 따른다. 둘째, 그 과정에서 음식을 일종의 오브제로 취급해 맛보다 담음새 등의 시각적 요소를 중시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요컨대 '다르기 위한 다름'을 추구하는 음식이 정식당이 지금까지 선보여온 모던 한식이다.
냉면을 비롯해 좀 더 전통적인 한식의 문법에 충실한 음식을 내지만 이것을 '뿌리로 돌아오려는 시도'라 보기 어려운 이유도 그 다름에 집착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냉면을 받아 들면 금방 감지할 수 있다. 왜 굳이 고기 고명 만으로 사리를 아예 덮다시피 해서 냈을까? 고기의 존재가 거슬린다기보다, 그를 위해 다른 채소류 고명이 희생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평화옥의 냉면에는 점수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구색만 간신히 갖춘 찌든 반찬도 그렇고,식욕을 떨어뜨리는 돌기를 벗어내지 않은 소 혀가 들어간 곰탕 등도 그랬다. 모든 걸 감안하면 평가는 'F(fail)', 'I(incomplete)'라는 의미이다.
4. 느슨하게 평냉: 평양냉면의 문법을 차용한 메밀 면 요리
무삼면옥
1) 무삼(無三), 설탕, 화학조미료, 색소 라는 세 가지를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 그렇다보니 슴슴하다 못해 밋밋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지노모도가 평양냉면의 발달과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론으로 통한다. 이렇게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조미료의 개입을 원천봉쇄하니 투박함과 밋밋함이 국물에 확연히 깔려 있다. 2) 그래서 고민을 안긴다. 어떤 의미에서든 평양냉면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먹고 고민해봐야 할 한 대접이다.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광화문국밥
1) 현존하는 평양냉면의 각종 양태를 파악하고 이탈리아 음식의 요리사로서 소화 및 흡수한 뒤 본능적인 한국인의 감각으로 풀어낸 냉면이다. 2) 모든 음식과 맛의 기본이자 핵심인 소금이 신기하게도 평얀냉면의 면에에서는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웬만한 세계의 모든 면에는 반죽이는 삶는 물에든 반드시 소금이 개입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신기할 정도다. 광화문 국밥에서는 반죽과 삶는 물에 염분으로 균형을 잡아준다. 맛에서도 또렷함이 깔려 맑지만 짠맛과 감칠맛이 분명한 국물과 잘 어우러진다.
3) 지단도 곱고 하늘하늘해 면과 잘 어울리고, 저온 조리로 부드럽게 익힌 돼지고기의 질감도 잘 묻어난다.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중구 세종대로21길 53
10,000 원 (일요일 휴무)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
1) 지면을 할애해야 마땅하지만 현재 메뉴에서 빠졌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뺀 한 사발이 있다. 2) 맑고 잡내 하나 없는 깔끔한 국물에, 하늘하늘한 메밀면이 고명으로 올라간 (노른자는 뺀) 계란 흰자와 아름답게 어우러져, 냉면은 물론 한식의 미래로도 손색이 없었다. 3) 광화문국밥과 더불어 한 식 현대화의 의미 있는 실마리라고 생각한다.
고기리 장원막국수
용인 수지지구
비빔국수 7000원
면 : ★★★☆
국물 : ★★☆
고명 반찬 : ★★★★
접객 환경 : ★★★
총평 : ★★★
맺는 말: ‘평냉’의 미래
부록
평양냉면 맛 지도
평양냉면 리뷰 노트
1. 면
- 젓가락으로풀어 집어 올리면 덩어리 전체가 아닌 일부 가닥만이 딸려 오는가?
- 그 과정에서 저항이 큰가? (설마 가위가 필요한가?)
- 생기를 지니고 있지만 꼬들거리고나 딱딱하지는 않은가?
- 입에 넣었을 때 이로 힘을 주어 끊어야 하는가?
-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완전히 풀어지지 않고 처음과 비슷한 저항을 유지하는가?
- 국물과 상관 없이 차가움을 품고 있는가?
- 또렷한 고소함을 지니고 있는가?
2. 국물
- 지나치게 탁하거나 부옇지 않은가?
- 감칠맛과 짠맛이 균형을 이루는가>
- 감칠맛과 짠맛이 지나간 뒤에 불쾌한 뒷맛이 남지는 않는가?
- 단맛은 존재하는가? 얼ㄴ마나 두드러지는가?
- 맛을감안할 때 온도는 적합한가? 너무 차가와서 맛이 제대로 안 느껴지거나, 반대로 너무 미지근해서 잡맛이 피어오르지는 않는가?
3. 고명 반찬
- 면과 국물에 의미 있는 질감의 변화를 부여하는가?
- 고기가 지나치게 뻣뻣하거나 결대로 부서지지는 않는가?
- 절인거나 무친 채소가 맛이 들었느가? 채소의 아삭고림이 일정 수준 살아 있는가?
- 채소를 무쳤다면 식초의 신맛이 냉면의 표정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가?
- 계란은 최소한 노른자의 표면이 변색되지는 않았는가?
4. 접객 환경
- 대기해야 할 경우 최소한의 질서는 유지되는가?
- 주문과 정리 정돈이 신속한가?
- 음식물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등의 문제가 생겼을때 어떻게 대처하는가?
- 공용 수저통을 쓰는가?
- 제복은 갖춰 입었는가?
- 화장실은 깨끗한가?
5. 총평
나는 이 한 사발의 냉면을
- 먹는 꿈마져 꾼다
- 언제라도 먹을 수 있다
-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서는 충분하다
- 한 번 먹었으니 됐다
- 한 번도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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