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14. 16:38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몇몇 극적인 일화 때문에 오히려 그의 작품은 평가절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 그의 그림을 좋아하게 되면서 조금씩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의 그림이 극적인 인생사의 후광 없이는 아무 의미도 찾지 못할 정도로 보잘것없단 말인가. 그의 꽃이, 그의 별이, 그의 태양이, 나무와 사람들과 그 자신의 모습이 정말 영화 같은 인생을 장식하는 보조물에 불과한 것인가. 그 강렬한 색채와 특유의 꿈틀대는 기운이 미술사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출판사 예담 | 1999.06.15 / 형태 판형 A5 | 페이지 수 256
영혼의 화가, 태양의 화가인 반 고흐(네덜란드,1853- 1890). 불후의 명작을 남겼지만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던 그는 후원자인 동생에게 오랜 세월 편지를 주고 받았다(668통). 그가 동생과 어머니, 여동생, 고갱 등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를 엮은 책.
1. 갇힌 새의 운명
2.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
3.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4. 빵과 그림
5. 내 영혼을 주겠다
6. 고통은 광기보다 강하다
7. 그림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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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윌렘 반 고흐는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 지방 小邑에서
엄격하고 보수적인 칼뱅파 목사인 아버지와 온화한 성품의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출생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숙부 세 사람이 모두 畵商인 덕분에 1869년 7월(16세)에 구필화랑의 수습사원으로 취업했다.
3년 뒤인 1872년 8월(19세), 같은 일을 하게 된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두 사람의 편지 왕래가 시작되었다. -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는 모두 668통이나 되었다.
1873년 6월(20세), 그는 구필화랑 런던 지점으로 옮겼다.
이 무렵 19세의 하숙집 딸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1975년 5월(22세), 파리 본점으로 옮긴 고흐는 성서를 탐독하기 시작하며 종교에 몰입한다.
그로 인해 고객과 동료직원과 사이가 나빠져서 1876년 3월(23세) 직장에서 쫒겨난다.
에텐에 있는 부모 곁으로 돌아간 고흐는 기숙학교의 무보수 교사, 서점 점원 등으로 전전했다.
1877년 5월(24세)에 신학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암스텔담에 갔지만,
신에 대한 이론적 학습과 실제로 복음을 전파하려는 갈망 사이에 방황했다. (???)
1878년 7월(25세) 신학공부를 그만 둔 그는 전도사가 되어 가난한 광부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벨기에의 탄광지역인 보리나주로 갔다. 그러나 그의 지나치게 엄격한 태도와 광적인 신앙심, 가난한 사람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인해 다른 종교인들과 마찰을 빚게 되고 여러모로 힘든 생활을 했다.
1879년 여름(26세), 고흐는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어 테오에게 데생기법에 대한 책과 물감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마침내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테오는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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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에게
네 편지를 보니 미술에 큰 흥미가 있는 것 같구나. 좋은 일이다.
네가 밀레, 자크, 슈레이어, 랑비네, 프란스 할츠 같은 화가를 좋아한다니 나도 기분 좋다.
모베가 말했듯 "바로 그거다." 밀레의 「저녁 기도」, 정말이지 '바로 그거'라니까.
장엄하고 한 마디로 詩 그 자체인 작품이지.
너와 그림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화가들 중에는 좋지 않은 일은 결코 하지 않고, 나쁜 일은 결코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 중에도 좋은 일만 하는 사람이 있듯.
1874년 1월
* (21세. 구필화랑 런던지점에 있을 때)
※ 고흐는 화랑 점원으로 있던 시절에 미술감상 공부를 탄탄히 했던 듯합니다.
그렇더라도 10대에 어떻게 저런 경지를 이루지요?
우리나라의 미술교육 시스템으로 볼 때, 미스테리합니다.
테오에게
이번에 네가 다녀간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었는지 말해주고 싶어서 급히 편지 쓴다.
죽은듯 무심히 지내는 것보다 이렇게 가깝게 지내는 게 얼마나 좋으냐. 정말 죽게 될 때까지 말이다.
........
........
무엇보다 우리 두 사람이 더 친해졌으면 한다.
내가 정말로 너나 식구들에게 폐만 끼치고 부담이 된다면,
그래서 나를 스스로 침입자로 여기거나 불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해야 한다면,
나는 차라리 세상에서 사라지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힘들지만, 너와 나 사이에 그리고 우리집에 나로 인해 그토록 많은 불화와 고통과 슬픔이 있어왔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더 힘들다.
그게 정말이라면 더 이상 살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이런 생각을 품고 오랜 시간을 지내다 보면 다른 생각도 떠오른다.
'이것은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꿈에 불과하고, 시간이 흐르면 상황을 더 분명하게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러한 내 생각이 옳아서 상황이 나빠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좋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진보를 게속해서 믿는 것이 미신에 사로잡힌 짓이라고 여기겠지.
겨울이 지독하게 추우면 여름이 오든 말든 상광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부정적인 것이 긍정적인 것을 압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게 되어 있고, 화창한 아침이 찾아오면 바람이 바뀌면서 해빙기가 올 것이다. 그래서 늘 변하기 마련인 우리 마음과 날씨를 생각해 볼 때, 상황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네가 떠난 후 밤거리를 걸어다니다 집으로 돌아와 초상화를 그렸다. 잘 있어라.
1879년 10월 15일
(26세. 여름에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때, 가을)
※ 테오가 찾아왔던 이유가 자명해지는군요.
고흐가 화가가 되겠단 것을 가족 모두는 엉뚱한 짓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그러니 괜한 일을 벌이지 말고 적당한 곳에 취업해서 정착해라,,
그런 얘기를 전달하려고......
고흐가 테오를 설득하는 걸로 봐서는 아직 테오도 확신이 안 선 듯합니다.
테오에게
테오에게
예술가는 초기에는 자연의 저항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연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대립으로 기가 꺾이기는커녕 자연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사실 자연과 정직한 데생 화가는 하나다. 자연은 손으로 움켜쥘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자연을 움켜쥐어야 하며 그것도 두 손으로 힘껏 붙잡아야 한다,. 자연과 자주 씨름해온 나의 눈에는 자연이 유연하고 순종적인 것처럼 보인다. 물론 내가 그런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지금 그 문제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요즘은 그림 그리는 일이 점점 쉬워진다.
요즘 들어 인물 데생이 노력할 가치가 있는 것이며, 간접적으로 풍경 데생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가령 버드나무를 인물데생을 하듯 그린다면, 즉 모든 주의를 그 나무에 기울여서 그 안에서 어떤 생명이 살아 숨쉬게 되는 경지에 이른다면 부수적인 배경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1881년 10월 12~15일
(28세)
다른 책으로 주문했습니다. 이 포스팅은 추후에 다시 ─
- 책소개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20만 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판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40여 통의 편지와 그가 남긴 그림들을 대거 수록해, ‘인정받지 못한 천재 화가의 불꽃같은 열정과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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