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詩, 참 오랫만에 보네. 중학교때 배운 건데....

2013. 12. 7. 09:12詩.

  

 

 


The Lake Isle of Innisfree (
이니스프리의 湖島)

 

                                   - Wi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e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욋가지 엮어진 흙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속에 나 혼자 살으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라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소리 가득한 그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위에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소리 들리네.





길 호수의 이니스프리 섬-
 
시인 자신의 설명에 의하면, 이런 전원적 삶에 대한 동경의 마음은 어린 십대 때부터 간직하게 되었답니다. 
나중에 런던 한복판을 걷다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거나 쇼윈도에 마련된 작은 샘 장식만 보아도 
향수에 젖어 이 호수를 떠올리고는 이내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이니스프리는 아일랜드 슬리고(Sligo) 현의 러프 길(Lough Gill) 호수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어린 시절 시인은 아버지와 함께 이 섬에서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 그의 아버지는 쏘로우(미국 1817-62)의 월든(Walden)에 나오는 구절들을 그에게 읽어주곤 했습니다. 
시인은 그것에 감명을 받아 언젠가 “이니스프리라 불리는 작은 섬 오두막집에서” 살아갈 계획을 하게 됩니다. 
쏘로우의 삶을 모방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쏘로우는 세속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나름의 독특한 삶에 충실했던 초절주의(Transcendentalism) 사상가입니다. 
그는 국가주의에 의한 것이든 자본주의의 물질문명에 의한 것이든, 맹목적인 대중추수(大衆追隨) 경향에 저항했습니다. 
스스로의 기준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것은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 것입니다. 
미국이 일으킨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여 납세를 거부하기도 했던 그의 비폭력 저항운동 정신은 
간디마틴 루터 킹 목사 등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었습니다. 
예이츠가 감동했던 구절은 아마 [월든]의 이런 부분이었을 것입니다.  (펌글)
  
 
  
 

 

 

 

 

중학교때 배운 詩 중에 기억나는 것 있습니까?

희한하네요? 저는 고등학교때 배운 詩는 다 알겠는데, 중학교 때 배운 건 하나도 기억이 안납니다.

우연히 지금 이 시를 보다 보니까 갑자기 중학교때 생각이 나서 그러는데,

(제가 중학교 때 국어선생을 좃같은 놈을 만나서 그런 듯합니다.)

아래의 프루스트 '가지 않은 길' 도 중학교때 나온 것 아닌가요?

워즈워즈 詩도 그런 것 같고... 그런데 왜 외국사람이 쓴 시만 생각 난디야.

이상의 날개? 날자, 날자, 한번 날아보자꾸나, 는 ... 고딩 땐가?

 

 

 

 

 

THE ROAD NOT TAKEN (가지 않은 길)

 

                                      - 프루스트 (피천득 번역)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중학교 1학년 국어책 첫번째로 나오는 詩가  김지하의 '새봄'이라는 사랍니다.

김지하라니 너무도 의외인데, 그것도  1학년짜리에게,

(아, 그래서 그렇게 넋이 나간 놈처럼 꼬리를 치고 댕겼나?)

그나저나 어린애들한테는 좀 과한 수준 아닌가 싶네요.

연작시라는데, 다 읽어보기 전에는 뭔 소린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벗꽃 지는걸 보니
푸른 솔이 좋아

푸른솔 좋아하니
벗꽃마저 좋아

(김지하  <새봄> 연작시 중에 아홉번째 시)

 

 

 

 

 

《중학교 과정에 나오는 시》

 

 

하나. 생활 속의 말, 시에서 다시 태어나다 - 시와 시어

 

서시/ 우리가 눈발이라면 / 모란이 피기까지는 / 구부러진 길 / 해 / 유리창 1 / 꽃 / 들길에 서서

 

 

둘. 시 속에 나타나는 나 또는 너 - 시의 화자

 

배추의 마음 / 고비 / 귀뚜라미에게 받은 짧은 편지 / 꽃가루 속에 / 겨울 햇볕 / 종례 시간 /

해바라기 씨 / 가난한 사랑 노래 / 고향 / 비망록/ 가정

 

 

셋. 노래처럼 부를 수 있는 시의 가락 - 시의 운율

 

엄마야 누나야 / 봉선화 / 새로운 길 / 연분홍 / 진달래꽃 / 별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호박꽃 바라보며 / 물,수,제,비 / 나그네

 

 

넷. 눈에 보일 듯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 - 시의 심상

 

묵화 / 포근한 봄 / 봄은 고양이로다 / 비 / 청포도 / 고래를 위하여 / 바다에서 오는 버스 / 비 /

멧새 소리 / 찬밥

 

 

다섯. 가슴을 파고드는 시의 울림 - 시의 표현

 

애기똥풀 / 내 마음은 / 깃발 / 별처럼 꽃처럼 / 낙화 / 봄 길 / 먼 후일 / 땅끝 / 맨발 / 첫사랑 / 의자

 

 

여섯. 시에 나타나는 일정한 법칙 - 시상 전개

 

흔들리며 피는 꽃 / 저녁에 / 엄마 걱정 / 못 위의 잠 / 성탄제 / 나룻배와 행인 / 절정 / 봄은 /

별 헤는 밤 / 동서남북

 

 

일곱. 일상의 경험에서 길을 찾다 - 시와 경험

 

호밀밭 모퉁이 / 처음 안 일 / 즐거운 편지 / 방문객 /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 동해 바다 / 행복 /

민지의 꽃 /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때 / 제비꽃에 대하여

 

 

여덟. 현실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 - 시와 현실

 

담쟁이 / 나무 1 / 사랑하는 까닭 / 팔원 / 그날이 오면 / 산에 언덕에 / 봄 / 광야 / 방을 얻다 /

성북동 비둘기 / 돌아오지 않는 새들을 기다리며

 

 

아홉. 고전에 나타난 다양한 삶의 모습 - 고전 시가

 

가시리 / 회유와 거절(하여가, 단심가) /

올바른 삶의 태도(까마귀 싸우는 골에, 까마귀 검다 하고) /

임금을 그리워하는 정(천만리 머나먼 길에, 방 안에 켜 있는 촛불) /

진솔한 사랑의 표현(묏버들 가려 꺽어, 동짓달 기나긴 밤을) /

임에 대한 그리움(산은 옛 산이로되, 마음이 어린 후니) /

삶에 대한 교훈(굼벵이 매미가 되어, 반중 조홍감이) / 훈민가 / 오우가 /

탐관오리에 대한 비판(두꺼비 파리를 물고, 일신이 사자 하니)

 

 

 

어라? 우리 고등학교때 배운 게 태반인데요?

아무렴, 우리 때보다야 詩 선정을 잘했겠지요.

우리가 배운 건 일제 강점기에 활동하던 시인들의 작품이었잖아요.

당연히 요즘 아이들이 배울 시는 통채로 바뀌었어야죠.

문학작품을 선정할 때는 하나 하나, 왜 이 작품을 골랐다는 의견을 달아놨으면 좋겠습니다.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을 회피하면 안되죠. 자손대대로 책임져야죠.

교과서를 쓴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