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 19:07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개(犬) 이야기
한 남자가 이상한 상여 행렬을 목격합니다.
상여가 앞에 가고 그 뒤에 상주가 개를 끌고가는 것이었습니다.
상주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따라오는 진귀한 행렬이었습니다.
너무도 궁금해서 상주에게 왜 개를 끌고 갑니까 물으니
“예, 이 개가 철전지 원수같은 내 마누라를 물어 죽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행인은 상주에게 개를 자기에게 팔라고 합니다.
상주가 왜 그러냐 물으니 행인이 “저도 당신과 같이 그리 할려고 합니다.”
한참을 바라보던 상주는 “그럼 저 뒤에 서시오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개를 팔라니까 왜 뒤에 서라는 겁니까?” 하니
상주 왈 “저 뒤에 수많은 사람이 당신 같은 사람이오.”
도그쇼 할 때 보면 개랑 함께 걷고 뛰는 것을 ‘핸들링’ ‘핸들러’라고 하던데,
훈련된 개는 다 그렇게 옆에 붙어서 걷더군.
하지만 ‘동네개’들이야 어디 그런가.
목줄 잡아채며 제가 앞서려고 하지. 보통은 다 그런데,
더러는 사람이 끌고 가는 경우도 봐. 늙은 개나 산만한 개들.
모양새가 안 좋지. 염소새끼 장에 팔러 가는 거 같어.
허리가 착 꼬부라진, 아주 아주 키가 작고 깡마르고 궁티 나는 할머니가 있는데,
나이가 구십이 훨 넘었지. (백 세가 넘었을 수도.)
50 넘은 노총각 아들이 하나 있긴 한데, 늘 보면 할머니가 개 산책을 시키시더군.
개도 할머니 못지 않게 늙었어. 삐까삐까 할 걸?
몰티스지. 털도 듬성듬성 빠지고, 걸음걸이도 비척비척.
할머니는 앞에서 더듬더듬 걷고, 개는 뒤에서 비틀비들 따라가고.
서로가 동병상련으로 바라보는 것 같어.
우리 칠복이는? 완전 제멋대로지.
불거진 데만 보면 멈춰서서 냄새 맡고, 오줌 싸고 가야 하고.
근데 쭉쭉빵빵 여자애가 개 데리고 다니면 폼나더라.
개랑 산책 나갈 때는 말쑥하게 차려입고 나가야겠더라는 거야.
개까지도 달라 보이지 않뉘?
아랫 사진들 기억나슈? ㅋ
지금 생각엔 칠복이 죽고나면 다시는 개를 안 기를 것 같은데,
혹시라도 다시 기르게 된다면 그땐 제대로 교육시키려고 해.
내가 참 잘못했더라구. 교육을 학대로 생각했으니.
사람도 예의바른 놈이 귀염받고 예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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