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이 요즘 정상이 아니야

2013. 4. 21. 16:27이런 저런 내 얘기들/개(犬) 이야기

 

 

 

 

 

 

한 눈에 봐도 눈빛이 안정돼 있지가 않지요?

그래요, 요즘 떠 있습니다.

낼모레 동사무소에서 광견병 주사 꽁짜로 놔준다는데, 꼭 데려가서 맞혀야겠네요.

발정난 암캐 같기도 하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도 같고..., 

어떤 날은 거실 한복판에다 오줌 똥까지 싸고,

안 지르던 소리도 막 지르고..... 상 머리에 어슬렁거리다가 휙 물어가지를 않나. 

이놈이 아주 막 살려고 작정한 놈 같다니깐요?  곧 죽는대도,

"머문 자리가 아름다워야지 이놈아!"

 

 

오늘 우리집에 아주 귀한 손님이 오셨드랬어요.

번개! (암놈이거등. 칠복이 난리가 났지. ㅋㅋㅋㅋ)

아버지가 기르던 그 갭니다. (형이 줘왔다는 보스톤테리어.)

광견병 주사 맞으러 가서 이종동생한테 전화했더니 동생은 모르고 있습디다. 

얼릉 델꼬 오라고. (바로 근처에 삽니다.)

(비가 와서 동사무소 지하주차장에서 주사놓더군요.)

거기서 아는 동넷분들 여럿 만났죠.  

 

“야, 번개 언제 목욕시켰냐?”

“지난 여름…에…든가…?”

 

이모네는 상가주택입니다. 번개는 4층 옥상에 혼자 삽니다. 

아, 닭도 한 마리 있네요. (두 마리였는데, 한 마리는....)

진짜 개같이 삽니다. 여태 닭처럼 안 잡아먹힌 걸 다행이랄까?

귀하게 대접 받던 개인데....사람 같았으면 비관해서.... 팔자도 참.....

 

칠복이랑 둘이서 잘 놉디다. 번개도 성격이 좋아요.

칠복이가 까칠한 개들만 봐와서 그런지, 다른 개한테는 관심이 통 없는 놈인데....

둘이서 오줌 싸면 같이 싸고, 똥싸면 같이 또 똥싸고.

마침 그 날 돼지고기국을 끓였는데, 둘이 상머리에 앉아서는

먹는 걸로 싸우지도 않더이다.

정신없이 번개 쫒아다니느라 칠복이가 운동 제대로 했네요.

번개란 이름이, 그저 지어준 게 아니거든요.

 

 

 

 

 

사진 찍는 걸 깜빡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