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7. 08:23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우리 애들이 너댓살 될 때였는데 아파트가 아니고 주택가 복판에 살았었거던.
바로 맞은 편에 슈퍼가 있었는데 장사가 잘되는 집이었어. 주인내외가 사람도 좋았지.
지금 이거 집사람한테 들었던 얘긴데,
어느날인가 슈퍼아줌마랑 동네 아줌마 몇이 아침에 모여서들 수근거리더래.
쫒아가 들어보니, 누군가가 저런 두부모판을 죄다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놓는다는 거야.
두부나 콩나물 같은 건 가게 문 열기 전에 저렇게 문 앞에다 놓고 가거든. 김이 모락모락 나지.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손가락으로 찔러 놓은 두부를 누가 사가겠어. 속상하지.
근데 가만히 구멍을 딜다보니까 어른 손가락이 아니더란 거야.
정작 슈퍼주인은 가만 있는데, 아무 관계도 없는 동네 여자 하나가 새벽에 나와서 잠복을 한 거야.
그런거 되게 궁금해하는 사람 있자나. 바로 목격했지.
슈퍼 문 드르륵 열자마자 뛰어들어가서 일러받쳤을 거 아냐.
그러고서 한 이틀 지났으려나? 슈퍼주인도 아니고, 그 잠복했던 아줌마도 아니고,
우리랑 친하게 지내는 다른 아줌마가 넌지시 집사람한테 얘길하더래.
범인이 우리 작은 놈이라고.
물어줘야 할 거 아냐. 근데 슈퍼아줌마가 괜찮다고 그러더래. 혼이나 내주라면서.
한 두 모 같으면야 자기네가 그냥 먹으면 되는데, 이건 전부 다 찔러놓으니까 좀 그렇다더군.
한 판이면 5 x 5 = 25 스물 다섯 모야.
주인이 익산 사람들인데 좋은 사람들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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