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 단풍도 다 지고 이젠 진짜 겨울이네요.

2012. 11. 17. 13:51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오늘로 끝이네요.

지난번에 뵈드렸던 이 단풍나무들 아주 앗쌀해요.

뒤늦게 물들어서는 홀로 무지개란양 보름여간 뽐내다가

예고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우수수 떨어져 내립니다.

다른 나뭇잎처럼 구차하게 오래 비들거리고 그러질 않아요.

잘 명령 받은 병사들처럼 민첩하게 한순간에 다 같이 떨어집니다.

저 화려한 잎새 상태로 말이지요. 후루룩.

이틀이면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요.

 

 

 

 

 

 

 

 

 

 

 

 

 

 

 

 

 

 

 

 

 

 

 

 

 

 

 

 

 

 

어쩜 단풍이 이리도 곱고 선명한지,,

설악산이고 지리산이고 산에 퍼져있는 그런 단풍나무들과는 틀립니다.

화려하기가, 어떤 꽃과 비교해도 지지 않습니다. 

나무 밑 그늘에서 올려 치켜다보면 황홀합니다.

아무래도 나무 종류가 다를테지요? 캐나다산일래나?

누군 내장산 입구에 있는 단풍나무와 같은 종류라고 하더군요.

참, 백양사를 한번 가본다는 게.....

 

 

 

 

 

 

 

제가 이따금 근교에 있는 요양원엘 갑니다.

수용인원이 80명쯤 되죠.

자비로 들어가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전부가 국비 보조로 들어온 분들입니다.

 

거동을 아주 못하시는 분은 방안 침대에 눕거나 베개에 의지해 앉아 계시고,

엉금엉금 기어다닐 정도만 돼도 일부러 복도나 거실에 나와 있더군요.

서로간에 대화 나누는 모습은 보기 드뭅니다. 그럴 기력도 안돼 보이고요.

식사는 1층 식당에 가서 식판 들고 배식을 받아서 합니다.

물론 거동 못하시는 분들은 병원 입원환자처럼 하구요.

밥 퍼주는 양을 보면 수북해요. 많이들 잘 잡수셔요.

그리고 요양원 안에서는 환자복을 입는 게 아니라서 좀 추레하긴 한데,

자원봉사자들이 많아서 세탁은 잘해줍니다.

건물 구조도 좋고, 환경도 좋고, 실내외 다 청결합니다.

 

그러니까 생명 연장하는 데까지는 요양원에서 버티다가,

마지막 하루 이틀간 인근에 큰 병원으로 옮겨져서 죽음을 맞습니다.

임종이 아니죠. 지켜봐주는 가족 친지가 없으니, 그냥 죽음을 맞는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간호사가 전부 10여명 될텐데, 경험들이 많으니까 척 보면 알지요. 임박했단 걸.

일상으로 여기는 듯합니다. 하긴 또 모르죠, 더러 서운한 사람도 있을런지.

장례식 같은 건 치루지 않을 겁니다. 돈도 없고, 올 사람도 없을테고.....

운명하면 곧바로 화장해서 시립 납골당 같은 데에 얼마간이야 보관해주겠죠.

 

요양원엘 갔다 나올 때면 기분이 늘 착잡해집니다. 솔직히 화가 나기도 해요.

저렇게 죽음을 기다려야되나… 저런 길밖에 없나……..

지금 이렇게 찧구 까부는 저 알래스카도 언젠간 저러구 앉았을 거거든요.

그래서 한방에 휘리릭 떨어져내리는 저 단풍나무가 참 부럽습니다.

제 블로그를 다녀간 분들 중에 훗날 저와 같은 요양원에서 만날 분도 있겠네요. ^.^

저도 낼 모레면 나이가 육십인데 지금 모습이 크게 변하기야 하겠습니다.

보면 아는 체 해주세요. “아아니, 이 느응감 그 아랫스가 아니야?”.....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