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5. 20:01ㆍ발칸반도/스페인 · 모로코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 중에 세비아의 스페인 광장은 그 아름다움이 단연 최고로 꼽힌다. 이 광장은 1929년 '이베로-아메리칸 박람회'를 위해서 만들어졌으며, 고딕양식의 반원형 건물과 광장, 수로, 아치형 다리로 이루어졌 있다. 건물을 둘르고 있는 타일장식은 스페인 40개 지역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영화 '스타워즈-클론의 공격'에서 미래도시의 배경으로도 유명하고, 김태희의 휴대폰 광고, 한가인의 카드사 광고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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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하단에 보면 빙 둘러서 타일로 스페인 40개 지역을 소개하고 있다.
위로부터 문장, 지역명, 대표적인 역사상의 일화와 그 지도를 새겨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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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는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도시이다. 드라마가 현실인지, 현실이 드라마인지 잘 구분이 가질 않는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차를 세운 세비야대학교도 예전엔 담배공장이었다. 그곳이 바로 비제가 만든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이 다니던 담배공장이다. 세비야 사람들은 카르멘이 실존인물인지 아닌지 혹은 담배공장에 다녔는지 안 다녔는지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나쁜 남자 돈주앙과 나쁜 여자 카르멘의 무대가 세비야라는 데 묘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유럽인의 상상력에서 탄생된 돈주앙과 카르멘이라는 인물을 앞세워 세비야를 바람난 도시로 묘사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플라멩코에 빠지고 투우에 열광하는 것도 드라마와 같은 삶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인지도.....
세비야대학교에서 10분쯤 걸어가면 스페인 광장이 나온다. 반원형으로 이루어진 광장은 어느 지점에서 사진을 찍어도 멋진 작품이 탄생한다.
광장 바닥도, 건물도, 하늘도 모두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벽돌과 타일로 조화를 이룬 건물 아래에는 스페인 58개 도시의 휘장과 지도 그리고 역사적 사건들이 타일로 장식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무덤처럼 생긴 구조인데 벤치까지 만들어 놓았다. 타지에서 온 스페인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도시를 찾아 사진을 찍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단다. 외국 관광객들은 이곳을 쭉 돌면 스페인 전체를 돈 것 같은 뿌듯한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스페인 광장은 세비야 사람들만큼이나 참으로 묘한 곳이다. 아랍식과 유럽식으로 범벅된 건물, 공원에 있을 법한 호수와 다리, 흡사 파리의 에펠탑처럼 부조화가 조화를 이룬 곳이 바로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이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