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2. 11:22ㆍ책 · 펌글 · 자료/문학
이미지. 원문 출처.
http://blog.daum.net/imrdowon/8468097
번역글. 고연희, 《그림, 문학에 취하다》
흔히들 세간에서 소동파(蘇東坡)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중국 송나라 시대의 시인은 본 이름이 소식(蘇軾1037~1101)입니다. 아버지 소순(蘇洵)이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으로 이미 유명한 문인이었고, 동생 소철(蘇轍) 또한 뛰어난 문인으로, 이 세 父子를 <삼소(三蘇)>라 일컬어 칭송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송나라 때 1082년 가을 7월 16일의 달 밝은 밤에 소동파가 적벽에서 뱃놀이를 하며 삼국의 영웅인 조조와 주유의 풍류에 비겨 자신의 덧없는 인생을 생각하고, 결국은 저들이나 자신이 다 무한한 생명 앞에서는 모두 덧없는 존재라는 것임을 깨닫고 시름을 잊는다는 내용을 술회한 명문입니다. 적벽강은 한(漢)나라 말엽 손권과 조조가 싸웠던 전쟁터<삼국지의 적벽대전의 전장>이었으며, 이 작품은 소식이 황주(黃州)로 유배 갔을 때 친구들과 뱃놀이를 하면서 지은 것인데. 전. 후 적벽부 2편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대만 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나,「임술지추」로 시작되는 첫 부분은 망실되어 명나라의 유명한 서예가 문징명이 보충으로 써 넣은 자료가 있어 말미에 게재했습니다. (http://blog.daum.net/imrdowon/8468097 )
前 赤壁賦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擧舟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白露橫江 水光接天
백로횡강 수광접천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 如憑虛御風 而不知其所止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호호호 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飄飄乎 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於是 飮酒樂甚 구舷而歌之
표표호 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어시 음주락심 구현이가지
가왈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객유취통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여음요요 부절여루 무유학지잠교 읍고주지리부. 소자 초연정금 위좌이문객왈 하위기연야?
客曰 :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객왈 :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於東也 軸로千里 旌旗蔽空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蝦而友麋鹿
황오여자 어초어강저지상 여어하이우미록
駕一葉之輕舟 擧匏樽而相屬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가일엽지경주 거포준이상촉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지부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천지증불능이일순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而又何羨乎?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이우하선호?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而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者之所共適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소공적
객희이소 세잔갱작 효핵기진 배반낭자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
*
임술년 가을, 칠월 기망(16일)이라,
소자(소식 자신을 지칭)가 손님들과 배를 띄워 적벽 아래로 노니노라니,
맑은 바람 나직하여 물결 일지 않더라.
술 들어 손님께 권하며 '명월' 시를 노래하고 '용조' 장을 읊조리자
달이 동쪽 산 위로 올라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로 서성이고
흰 이슬이 강물에 끼이고 물빛은 하늘에 이어지더라.
한 잎 갈대 같은 배, 가는대로 맡겨두고 일만 이랑 아득한 물결 헤치노라니
아득아득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탄 듯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고
가뿐가뿐 세상 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 달린 신선 되어 오르는가 싶더라.
술 마시고기분나서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 불렀네.
"계수나무 노, 목란나무 상앗대,
맑은 물 내리쳐 흐르는 달빛으로 거슬러 올라라
멀리멀리 내 마음이여, 하늘 한 모퉁이에서
아름다운 그대를 바라보리니."
손님 한 분이 피리를 부는구나.
그 소리, 나의 노래에 답하는가 싶더니
원망하는듯, 사모하는듯, 흐느끼는듯, 호소하는듯,
남아 울리는 음이 실처럼 가늘게 끝없이 이어져
잠긴 용을 춤추게 하고, 배에 사는 홀어미 과부를 울리겠더라.
내가 근심스레 옷깃을 여미고 곧추앉아 묻노라.
"어찌 그러하시오?"
손님이 답하길,
"달 밝고 별 성긴데, 까마귀와 까치가 남으로 날아가노라!
이것이 바로 조조의 시가 아닌가요.
서쪽으로 하구를, 동쪽으로 무창을 보며 산천 짙푸르게 우거진 곳,
이곳이 조조가 주랑에게 곤욕을 치뤘던 곳 아닌가요.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으로 내려갈 때,
동으로 가는 배가 천리에 줄지었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었지요.
술 따라 강물 굽어보며 창을 비껴 차고 시를 읊던 그.
진실로 한 세상 영웅이더니, 지금은 어디로 갔나요.
하물며, 저와 당신,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 하며,
물고기, 새우, 고라니, 사슴과 벗을 삼고
잎사귀 같은 작은 배에 올라 술을 권하면서
하루살이 삶을 천지에 부치고 있으니
넓고 푸른 바다에 한 알갱이 좁쌀입니다.
우리 인생 짧은 것이 슬프고,
긴 강 무한한 것이 부럽습니다.
신선을 끼고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 영원히 마치는 것이
얻지 못할 바인 줄 알기에,
남는 소리를 가을바람에 부치고 있었습니다."
내가 말하노라.
"손님께서는 이 물과 저 달을 아십니까?
가는 것이 이와 같으나 아직 모두 가지 않았으며
차고 비는 것이 저와 같으나 끝내 줄지도 늘지도 않았습니다.
변한다느 관점에서 보자면 천지가 한순간도 변치 않을 때가 없으며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사물과 우리가 다할 때가 없습니다.
무엇을 부러워하십1니까?
하늘과 땅 사이 모든 사물은 제각기 주인이 있어
내 소유가 아니면 터럭 하나도 가질 수 없으나,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 사이의 밝은 달은
들으면 소리 되고 보면 그림이 되어,
가져도 말리는 이 없고, 써도 없어지지 않지요.
이는 조물주가 만든 무진장이니
내가 그대와 함께 누릴 것이오."
손님이 흔연히 웃으며 잔을 씻고 술을 따른다.
생선안주와 과일안주 다 떨어지고 술잔과 접시만 이리저리.
서로를 베개 삼아 배 안에 드러누워
동녘 하늘 이미 밝아지는 것도 몰랐더라.
*
*
# 맨앞 5행(전체는 66행)의 36자가 파손되어서 명나라 문징명선생이 보충해서 써넣었다고 합니다.
후적벽부
是歲十月之望, 步自雪堂, 將歸于臨皐, 二客從予, 過黃泥之坂, 霜露旣降, 木葉盡脫. 人影在地, 仰見明月. 顧而樂之,
行歌相答, 已而歎曰, 有客無酒, 有酒無肴. 月白風淸, 如此良夜何. 客曰, 今者薄暮, 擧網得魚, 巨口細鱗, 狀如松江之?
顧安所得酒乎. 歸而謀諸婦, 婦曰, 我有斗酒, 藏之久矣. 以待子不時之需.
이 해(임술년) 10월 보름에 설당(雪堂)으로부터 걸어 나와서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 할 때에
두 손(客)이 나를 따라왔다.
황토 언덕을 지나니 서리와 이슬이 이미 내리고 나뭇잎이 다 떨어졌으므로
사람의 그림자가 비쳐 땅에 있기에 우러러 밝은 달을 보았다.
돌아보고 즐거워하여 길을 걸으며 노래부르면서 서로 화답하였는데,
이윽고 탄식하여 말하기를 “손(客)이 있으면 술이 없고 술이 있으면 안주가 없구나.
달은 밝고 바람은 시원한데, 이처럼 좋은 밤에 어찌 한단 말인가?” 하자,
손(客)이 말하기를 “오늘 저녁 무렵에 그물을 들어 고기를 잡았는데,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늘어 모양이 송강(松江)의 송어와 같습니다.
다만 어느 곳에서 술을 구하겠습니까?” 하였다.
내가 돌아와서 부인에게 상의하니,
부인이 말하기를 “내가 한 말 술을 두어 보관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대의 불시(不時)의 쓰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였다.
於是携酒與魚, 復遊於赤壁之下, 江流有聲, 斷岸千尺. 山高月小, 水落石出, 曾日月之幾何, 而江山不可復識矣.
予乃攝衣而上, 履?巖披蒙茸, 踞虎豹, 登?龍, 攀棲?之危巢, 俯馮夷之幽宮, 蓋二客之不能從焉. 劃然長嘯, 草木震動,
山鳴谷應, 風起水涌, 予亦?然而悲, 肅然而恐, 凜乎其不可留也. 反而登舟, 放乎中流, 聽其所止而休焉, 時夜將半,
四顧寂寥, 適有孤鶴, 橫江東來, 翅如車輪, 玄裳縞衣, ?然長鳴, 掠予舟而西也.
이에 술과 고기를 가지고 다시 적벽강(赤壁江) 아래에서 노니,
흐르는 강물 소리가 들려오고 끊긴 강 언덕은 천 길이나 되는구나.
산이 높고 달이 작으며 수위가 떨어져 돌이 드러나니,
세월이 얼마나 지났는지 강산을 다시 기억할 수가 없구나.
나는 마침내 옷자락을 걷어잡고 올라가서 높은 바위를 밟고 우거진 풀 속을 헤치고,
호랑이 모양의 바위에 걸터앉고 규룡 모양의 나무에 올라가고,
송골매가 살고 있는 높은 둥지에 올라가 수신(馮夷)의 그윽한 집을 굽어보니,
두 손(客)은 따라오지 못하는구나.
째질 듯한 소리로 길게 휘파람을 부니, 초목이 진동하고 산이 울림에
골짜기가 메아리치며 바람이 일고 물이 솟는 듯 하였다.
내 또한 초연(?然)히 슬퍼지고 숙연(肅然)히 두려워져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돌아와 배에 올라 중류(中流)에 이르러 배가 멈추는 대로 내버려두고 쉬었다.
한밤중이 되려 할 때에 사방을 돌아보아도 조용하기만 하였는데,
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가 강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오니,
나래가 수레바퀴만 하며 검은 치마에 흰옷을 입고는 길게 울면서 내 배를 스쳐 서쪽으로 갔다.
須臾客去, 予亦就睡, 夢一道士羽衣翩?, 過臨皐之下, 揖予而言曰, 赤壁之遊樂乎. 問其姓名, ?而不答. 嗚呼噫?, 我知之矣.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 道士顧笑, 予亦驚悟, 開戶視之, 不見其處.
조금 후에 손(客)이 떠나가고 나 또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꿈에 한 도사가 깃으로 만든 옷을 펄럭이면서 임고정(臨皐亭) 아래를 지나다가 나에게 읍하고 말하기를
“적벽강(赤壁江)의 뱃놀이가 즐거웠는가?” 하여, 그의 이름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아! 슬프다. 내 그대를 알겠노라. 어제 밤에 울면서 내 배를 스쳐 지나간 것이 그대가 아닌가?” 하니,
도사는 돌아보고 웃는다.
나 또한 놀래어 잠을 깨어 창문을 열고 보니, 그가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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