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모시고 홍원항으로

2011. 8. 28. 22:23산행기 & 국내여행

 

 

 

 

 

 

 

 

 

 

 

 

 

 

 

 

‘홍원항’ 입니다. 예전에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둬어 번 와봤던 곳입니다.

서천에서 북쪽으로 15분 정도 올라가야 하지요.

춘장대 해수욕장 있는데 거기, 마량리입니다.

대전에서 서천까지는 길이 뻥 뚫렸습니다. 국도로 가는데, 서천 근방에서 고속도로로 갈아탑니다.

사진을 더 찍어올 걸 그랬습니다. 홍원항이 예전보다는 정비가 잘 되었더군요.

횟집도 몇 개 더 생기고. 주차장도 널찍하게 해놨고....

점심때였는데, 만조네요. 물이 끝까지 다 들어왔습니다. 고깃배도 많구요.

 

 

 

 

 

 

 

꽃게잡이 배들이 밤샘작업을 하고 들어오는 시각인가 봅니다.

지금 이렇게 막 잡아서 들어오는 배에서는 다이렉트로 흥정을 하지 못합니다.

경매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경매를 농수산물시장처럼 거창하게 하는 것은 아니고 대충 하는 눈치입니다. 

예외는 있더군요. 소개받거나 아는 사람한테는 직접도 팔더군요.

물론 싱싱하기로야 배에서 사는 게 그만이죠.

 

 

 

 

 

 

 

 

 

 

반 죽은 꽃게는 눈대중으로 上 · 中 ·下로 나눠 담아놓고 자기 맘대로 가격매겨서 팝니다.

한 상자에 2만원에서부터 5만원 정도 부릅니다.

싱싱하고 실하긴 다 마찬가지니까, 꽃게가 살아있고 죽고는 상관 안합니다.

크고 다리 멀쩡한 놈이 비싼 것 뿐입니다.

살아있는 놈은 1키로에 6천원입니다. 엄청 싸지요.

바로 옆에 어판장 건물이 있는데, 거기에서는 무게를 달아서 팔더군요. 가격은 비슷합니다.

한 망태기씩 사가는 분들이 많더군요. 열 마리쯤 되어보이는데, 만원 줬다더군요.

저도 다시 가게 된다면 어판장 건물 안에서 사려고 합니다.

더 싱싱해보이고 씨알이 큰 것 같습니다.

꽃게 만이 아니라 광어니 우럭이니 하는 횟감도 큰 놈이라야 육질이 단단하고 맛있답니다.

누나가 갈치를 탐내길래 물어봤더니 아직 경매가 끝나지 않아서 팔 수는 없다더군요.

대략 3만원 정도 할 거라는.... 원하면 사주겠답니다.

동해안에는 갈치가 안 나오잖습니까.

 

 

 

 

 

 

 

 

지금 우리 꺼 담아주는 중입니다. 제일 큰 걸로 모아놓은 것, 한 상자에 5만원 줬습니다.

스티로폼 박스 두개로 나눠 넣어야 합니다.

스티로폼 박스도 따로 3,000원씩 돈 받습니다. 집에 있으면 가져가십시요.

다음 달부터는 가격이 점차 오르지 않겠나, 하더군요.

지금이 제일 싼 때일 것 같습니다. 서두르세요.

사실 꽃게나, 대하나, 우럭이나, 태안 안흥항이 유명하답니다.

맛도 태안에서 잡히는 꽃게가 맛있다더군요.

꽃게가 회유를 하는데, 태안이 중간역 정도 되고, 연평도 백령도가 종착역이랍니다.

그래서 꽃게가 최대한 크고 육질이 단단해지는 것은 연평도 백령도에서 잡히는 꽃게라더군요.

조류라든가 회유경로라든가 전에 듣긴 했었는데 잊어버렸습니다.

아무튼 꽃게 중에 제일로 치는 것은 연평도 인근에서 잡히는 꽃게가 1위이고,

2위가 태안 꽃게라는군요. 미세한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일요일인데도 한산한 편입니다. 벌초하러들 갔는지...

홍원항에서 9월28일부터 ‘전어축제’를 한답니다.

진입로가 왕복 2차선이라서 그때는 교통체증이 엄청 심할 겁니다.

차라리 서천 어시장으로 가세요. 서천 어시장도 아주 크고 풍성합니다.

오히려 가격이 여기보다 싸기도 합니다.

 

 

 

 

 

 

 

 

전어입니다. 이제부터 전어철이 시작되는 거지요.

전어는 ‘가을전어’라고 하잖습니까? 가을전어가 살이 통통히 올라서 맛이 있습니다.

여름 전어가 뼈가 여려 잘 씹히기 때문에 좋다는 사람도 있던데,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가을 전어래야 맛이 제대로 들고 기름이 번질거리죠.

 

 

 

 

 

 

 

 

 

 

 

 

전어철이라니까 생각없이 전어를 먹고왔는데, 역시 잘못 생각했습니다.

진짜 별 맛 없습디다.

누나가 회를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아무 맛도 안 난다고 시큰둥하더군요.

아버진 잘 잡수셨는데, 맛을 알고나 잡수시는 건지.......

아버지가 수저질도 못하시고 입놀림도 션찮으셔서 일일이 입속에 넣어드려야 합니다.

동생이 옆에 앉아서 연실 잘하더군요.

아버지가 전어구이에다 자꾸 젓가락을 뻗으실려고 해요. 집지도 못하시면서.

지금 아버지 입속에 들어 있는 게 그건데도........ 정신이 없으신 거죠.

아닌게 아니라 홍원항을 나오면서 아버지께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줄포!” 그러시더군요.

‘줄포’도 제가 모시고 다니긴 했죠. 곰소항이랑 해서 변산반도로 해서…….

그때 다녀오던 기억은 있으신 겁니다.

 

누나가 그러는데 집에서 그러셨답니다.

"아버지 뭐가 제일 드시고 싶으세요?"

"회!" "회!" "회!" … 그러셨다더군요. 

 

 

 

 

 

 

 

 

 

꽃게를 집에 가져와서 큰 놈으로 골라 쪄먹었습니다.

한 사람이 두 마리는 먹겠지 했는데, 그렇게 못 먹더군요.

여러 식구가 암튼 실컷 먹고도 더 많이 남았습니다.

게딱지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고 밥 비벼드렸더니 아버지가 아주 잘 잡수시더군요.

간장게장 담는 분들은 신나겠습니다.

 

 

 

 

 

 

 

 

 

그런데 희한하데요,

제가 어제 인사드리러 방에 들어가서 보니 아버지가 누어서 손을 막 떠시는 거예요.

이건 떠는 정도가 아니죠. 거의 10 센티 폭으로 그러시니까요.

“아니, 누나, 아버지가 왜 이러신대?”

누나 말이,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예요. 거의 주먹을 내지르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차엘 타시고나서 제가 곁눈질로 봤더니 멀쩡하셔요. 안 떠셔요.

집에 돌아와서는 어떤가 봤는데, 여전히 괜찮으시더라구요.

지금은 또 어떤지 모르겠는데, 희한하잖아요.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밖엣 구경을 시켜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