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8. 14:47ㆍ詩.
병아리옷
엄기원
조그만 병아리들
노오란 털옷
똑같이 입은 게
귀엽습니다.
새파란 풀밭에
나가 뛰놀때
엄마 눈에 잘 띄라고
고걸 입혔지.
행여나 봄바람에
감기 들까 봐
가벼운 털옷을
입혔습니다.
그리곤 남의 눈에
촌스럴까 봐
멀리서 달음질을
시켜 보았지.
감자꽃
권태응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군밤
강청삼
울잖고
잘 놀면
양반이라면서
삯바느질
들고 나간
엄마가
올 때까지
집 보면서
있으라고
엄마가
화롯불에
묻고 간
밤
세 톨.
엄마가
성황당쯤
한 톨만 먹고
동구 앞
돌다리
또 한 톨 먹고
막내둥이
쌍둥밤은
그냥 두었다
사립문
소리 나면
엄마 하고
냠.
냠.
귀뚜라미
방 정 환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님도 추워서
파랗습니다.
울밑에 과꽃이
네 밤만 자면
눈 오는 겨울이
찾아온다고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밤에 오동잎이
떨어집니다.
급행열차
이병기
조그만 역이라고 쉬지 않고 막 달린다.
코스모스 핀 데어든 천천히 지나가렴.
아무리 바쁘더라손 그만 여유야 없겠니.
나뭇잎 배
박 홍 근
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푸른 달과 흰 구름
둥실 떠 가는
연못에서 사알살
떠다니겠지.
연못에다 띄워 논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살랑살랑 바람에
소곤거리는
갈잎 새를 혼자서
떠다니겠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생진 / 섬... 그리고 고독 外 (0) | 2011.07.11 |
---|---|
안도현 / 너에게 묻는다 (1) | 2011.07.05 |
박정대 (0) | 2011.06.21 |
임화 (0) | 2011.05.24 |
마종기 / 바람의 말 & ...... (0) | 2011.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