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2. 13:01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쉬운 여자’라는 말은 있어도 ‘쉬운 남자’라는 말은 없을걸?
왜글치?
사람이 헤실거리면 여자고 남자고 간에 만만하게 보이는 거야 마찬가지일텐데.
그럼 남자는 반대로,
‘쉽지 않은 남자’에게 시비거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쉬운 여자’라고 할 때엔 사고방식이나 행동거지가 헤픈 여자를 지칭하는 거잖아.
그렇다면 반대로 ‘쉽지 않은 남자’란,
고루하고, 융통성 없고, 께까다로운, 한마디로 접근이 쉽지 않은 남자란 뜻이겠지.
그런데 이런 인식에 이르는 데는 두 가지가 작용하는 거 같아.
하나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생각이나 행동에서이겠고,
또 하나는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이 있을 거야.
아무리 명심보감을 품고 다니는 남자라도 얼굴이 영구처럼 생기면 쉬워 보이는 건 사실이잖아.
반대로 뱃속에 유머와 위트가 쟈글쟈글해도 찰튼 헤스톤처럼 근엄하게 생기면야 무섭지.
날 보구 자꾸 어렵다고들 해싸서,
영구처럼 한쪽 눈밑에다 커다란 점을 하나 박아넣으면 어떨까도 생각했었어.
이거 농담 아니구 진짜야.
내가 중학교때까지는 ‘쉽지 않은 남자’가 아니었지. 그야 쉽고 어렵고도 없었는데,
고등학교땐가? 난데없이 이런 생각이 들더군.
눈꺼풀 깜빡거리는 거 말이야. 생리작용에 굴복하는 셈이잖아.
“야, 이딴거 하나도 이겨내지 못하면서 뭘 하겠냐?”
눈을 감빡이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어.
당시에 입석버스는 서로 마주보고 앉게 돼 있었거던.
책가방을 무릎팍에 탁 올려놓고서는 눈 부릅떴지.
앞에 앉은 사람들 되게 어색했을 거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쉽지 않은 남자’가 된 건 아무래도 그때부턴 거 같애.
이후로 사람들이 날 보면 무섭대.
어렵다고도 하는데 같은 표현이겠지.
한 꺼풀만 벗기고 들어오면 내가 되게 웃긴 사람인데, 그런데 그걸 벗겨낼 엄두들을 못 내.
그런데 사실은 내가 이사람 저사람 아무나하고 뒤섞이는 걸 원치 않긴 하지.
어쩌면 그런 마음이 얼굴에 드러난다고 하는게 맞을런지도 몰라.
.........
.........
.........
‘방바닥에 누워서 하는 생각보다는 의자에 앉아서 하는 생각이 실수가 적고,
앉아서 하는 생각보다는 걸으면서 하는 생각이 창의적이고 균형잡힌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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