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5. 15:09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스님 옷은 왜 회색일까?
초기불교 교단시절에 계율로 제정된 '괴색법(壞色法)' 전통 때문입니다.
'괴색'은 말 그대로 검은 색에 가까운 짙은 '땅 색'입니다.
비구 스님들의 계율을 적은 <사분율>에서는 “비구가 새 옷을 얻으면,
청황적백흑 등 5가지 원색을 피해 청색과 흑색을 섞어 염색해 입어야 한다”고 적혀있지요.
서로 다른 원색으로 인한 승단내 위화감을 경계하기 위해서였지요.
푸른색과 검은 색을 혼합하면, 짙은 땅 색이 되잖아요.
예전에 우리나라 스님들은 이런 색을 만들어 입기 힘들어,
아예 숯을 갈아 물들여 회색 옷을 입었습니다.
사실 괴색을 위한 염색재료인 먹이나 숯을 주변에서 구하기 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회색은 보통 색채학에서 우울이나 무기력을 상징하는 색깔입니다.
하지만 승복에서 회색의 의미는 다릅니다. ‘겸손’과 ‘점잖음’을 상징하거든요.
또 회색은 중성 색으로 어떤 색에도 영향을 주지 않고,
그 색이 갖고 있는 감정을 그대로 나타내주는 배경 색이 됩니다.
원색의 화려함을 피하면서 차분하고 겸손한 수행자의 품위를 그대로 읽을 수 있지요.
(출처. 자비(慈悲)의 오솔길 cafe.daum.net/LOVE108 /카페지기. 법륜)
1
군대서 인기있는 군복이 뭔 줄 아십니까?
제대하고 나가면서 물려주는 고참새끼들 옷입니다.
원래 훈련소에서 처음 지급받는 군복은 녹색이고 옷감이 두툼합니다.
서로 웃습니다. 헐렁하니 머저리 같거든요.
군생활하면서 작업복으로 노상 입다보면 천이 닳고 물이 빠지는 거죠.
쫄따구 때는 신경 쓸 겨를도 없지만, 고참이 되면 다릅니다.
밑에 애들이 챙겨주거든요.
훈련나갔다 오거나 외출 외박 나갈 때면 밑에 애들이 빨아서 다려줍니다.
하도 빨고 다리고 하다보니까 천이 닳고 닳아서 야들야들해지죠.
낡아서 색깔은 희푸르스름해졌는데도 주름은 잘 섭니다.
폼 나지요. 쫄따구 갈구는 고참새끼 옷일수록 더 폼납니다.
모자도 마찬가집니다. 고참티가 팍 나지요.
멀리서 옷태만 보고도 저 놈 몇 년 몇 개월짜리구나, 금방 압니다.
그래서 고참새끼 제대할 무렵되면 그 옷 물려 받으려고….
2
군복처럼 승복에도 그런 게 있습디다.
전무송하고 안성기가 나왔던 영화「만다라」에서, 전무송이 입었던 두루마기 기억나십니까?
덛기우고, 꼬매고, 솜 삐져나오고 했던, 거지들이나 입을 것 같은 그 두루마기.
젊은 스님들한테는 그런 옷이 인기랍디다.
군대 짬밥처럼 수도생활 많이 한 것 같잖아요.
당연히 구하기 어렵죠.
절살림이나 맡아서 하는 스님이 입을 옷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중고래야만 되는데, 버리면 버렸지 중고가 나오나요.
천상 스승님 꺼 물려받아야죠.
옛날에 뭔 암자에서 만났던 스님이 저런 누더기 도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새 거 한 벌, 그리고 솜이 삐질삐질 삐져나오는 흔 거 한 벌 그렇게.
입어보면 무겁습니다.
농담으로 흔 거 나 달라니깐 진짜로 주겠대요.
욕심이 나긴 납디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걸 입고 다닐 수야 없겠습디다.
결국 사양하고 말았는데,,
그 당시에 스님 그 양반은 이십대 후반이었고, 저는 이십대 초반이었습니다.
제게 주려던 두루마기가 성철스님이 입으시던 옷이라고 했던 것도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뻥 같지가 않습니다.
자기가 성철스님 문하라고 했거든요.
그 양반이 결제 때면 해인사 들어가서 몇 달씩 있다 오기도 했습니다.
밤잠 못자고 이불 뒤집어쓰고 남몰래 죽게 공부했단 얘기도 들었습니다.
한번은 사제라면서 앳된 스님이 한 사람 놀러왔었습니다.
스무살도 안돼보이는....어찌나 티없이 인상이 맑았던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인상이 선합니다.
여자처럼 예쁘게 생겼습니다.
역시 성철스님 제자라더군요. 막내 제자랍니다.
그 ‘막내’가 입산출가할 때, 성철스님이 꿈을 꾸셨단 얘기를 제자들한테 하셨답니다.
꿈에 옥황상제가 나타나길래, 수일간 큰 물건 하나 나타나겠구나 하셨답니다.
성철스님이 매우 귀여워하셨대요.
아쉽게도 제가 법명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성철스님이 저 아이는 아무도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더군요. 훗날 제풀에 크게 깨칠 아이라면서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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