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5. 09:34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개(犬) 이야기
낮에 이따금 집에 들어가보면 저러구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칠복이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개들도 그럽디다.
저 자세가 편한가봐요.
저러구서도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곤답니다.
버르장머리하고는! ^_______^
저 보고 와서 어떻게 해보라는 겁니다.
제가 딴 척을 하면 벌떡 일어나서 후다닥 달려옵니다.
예전에는 그랬어요. 지금은 못합니다.
저렇게 누웠다가 일어나려면 많이 힘들어 해요. 한참을 비척거리면서 일어납니다.
그래서 제가 덥썩 안아 들고 부엌으로 데려가지요.
도대체 뱃 속에 뭐가 꽉 들어차 있길래 저리도 불룩한 지.....
지난번에 초음파로 찍었을때.... 분간을 할 수가 없대요.
지방 기름덩어리 같다고만...
저 녀석, 지금 양다리 걸치고 있는 중. ^___^
아마도 제가 먹고 있는 안주가 썩 맘에 들지 않았던가 봅니다.
칠복이 식욕은 여전합니다.
다른 개들은 죽을 병에 걸리니까 식욕부터 잃더라구요.
하긴 사람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칠복인 지난번에 죽게 아팠던 그 경황에서도 하룬가 빼곤 잘 먹었습니다.
희한하지요?
요즘 같으면 칠복이가 오래 살 수 있을 것도 같아요.
걷기에는 여전히 쩔룩거리며 힘들어 하는데...
그래도 이제는 아파하는 티를 내진 않습니다.
(한쪽 앞발엔 힘이 없어서 도리깨질 하듯이 팔랑팔랑 휘두르며 간신히 디뎌요.)
진통제 끊은 지가 꽤 됐습니다. 수면제 먹일 일도 없구요. 잠 잘잡니다.
병원에 데려가봐야 뾰족한 게 없을 듯해서 안가는데....
..... 칠복이 병세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궁금하긴 합니다.
(안다해도 방법이 없으니...ㅠㅠ.)
처음 발병했던 부위, 돌덩어리 같았던 앞다리 관절 부위가,
지금은 만져보면 말랑거릴 정도로 부드러워졌습니다.
전에는 발을 디디지도 못하고, 앉을때도 번쩍 쳐들고 앉아야 했잖아요.
지금은 디디고 있어요. 좋아진 건 분명합니다.
일단 안 아파하는 것만으로도 큰 다행이지요.
그런데 옆구리쪽과 목 가슴부위에 새로운 혹이 또 생겼습니다.
커요. 목에 있는 건 한 웅큼이나 됩니다.
다만 앞다리처럼 딱딱하지 않고 물렁물렁하니까,
신경을 누르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저런 식이면 뱃속에도 안 생겼단 보장이 없는데....
자꾸 생겨나면....... ㅠㅠ.
저절로 치료되리라고는 기대 안합니다.
아마 저러다가 죽긴 죽을 거예요.
우리 식구 중에서 칠복이가 젤 많이 먹는답니다.
제가 밥 한 공기 가득 먹는 편인데, 저보다도 훨씬 많이 먹습니다.
제가 71키로고, 칠복인 24키로인데, 희한하죠?
아버진 저더러 개 버릇을 잘못 들였다고 뭐라 하십니다만,
저렇게 목을 빼고 바라는데, 혼자만 먹을 수가 있어야지요.
밥 먹을 때면 식구들 중에서도 제 옆에만 와 앉습니다.
저는 미역국 국물만 먹고 고기 건더기는 늘 칠복이 남겨 줍니다.
칠복이가 계란찜을 참 좋아해요.
계란찜 냄새만 나면 자다가도 비척비척 겨 나옵니다.
지금은 오줌 똥, 원래 싸던 데다 잘 쌉니다.
그런데 똥이 돌덩이 같아서 변기가 여러번 막혔습니다.
아무래도 운동을 전혀 못하니까......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고 하지요?
그러나 견명(犬命)은 재인(在人)이겠지요.
하긴 사람도 재천만은 아니네요.
요즘 세상에는 '在돈'이 맞을런지도....
칠복이가 저만만 해주어도,
저렇게라도 2~3년만 칠복이가 더 살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어찌 될런지, 지금으로선 앞 날을 전혀 짐작 못하겠습니다.
봄 되면,, 넓은 잔디광장에 데려가보구 싶네요.
그러고보니 우리 칠복이가 여태 바다 구경을 못해봤군요.
체중이 무겁더라도 물 속에서는 붕붕 뜨는 거니깐
여름 오면 해수욕도 한번 시켜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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