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6. 13:05ㆍ책 · 펌글 · 자료/문학
김영임이 부르는 「회심곡」의 가락에는 오래도록 풀리지 않을, 세상살이의 우수와 번민을 조용히 극복해낸 삶의 정한이
실려 있다. 회심곡은 조용한 삶을 살면서 푸르른 한을 품은 사람들의 삶이 만들어낸 애조 띤 사설과 四句一音步의 느리고
안정된 선율을 통해 삶의 일상적인 비리와 악덕을 반성하고 이윽고 늙고 죽어야 할 인간의 자기성찰과 정신적인 체념을
통한 회심의 의미를 들려주는 가장 대중적인 불교 가사문학이다.
회심곡은 일반대중에게 불교의 수행과 실천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통속 염불가사이다. 이 회심곡의 작자는 누구인
가? 현재 연대적으로 가장 높이 올라가는 회심곡은 청허 유정의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별회심곡' '특별회심곡' '속회
심곡' 등의 이본이 있으며 그 내용도 각각 다르다. 이렇게 회심곡은 수많은 작자들에 의해서 창작되고 노래되었던 것이다.
특히 1704년 승려 명연에 의해서 편집되고 1776년 해인사에서 판각된 '염불보권문'인 청허 유정의 「회심가곡」은 임진
왜란 이후의 참혹한 사회환경과 피폐해진 사람들의 심성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인심이 대변하니 천심이 발로(發怒)하여
한재풍재 흉년들어 천문만호 기근이라
김가박가 사람마다 부모처자 분리하여
농상천변 남의땅에 여게저게 긔사하니
참혹하다 죽엄이여 다만조객 까마귈세
상천재액 저러하니 불순인은 살피소서
청허 휴정의 회심곡은 이렇듯 당시의 사회적 고난을 무거운 분위기로 지적한 뒤 인과응보의 도리와 충효를 인간성 회복,
선과 염불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청허 휴정의 회심곡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불교사상이 담겨 있다.
오늘날 널리 불려지고 있는「회심곡」은「별회심곡」이다. 청허 휴정의 회심곡에 비해서 그 내용이 소박하며 분량도 적
은 편이다. 그러나 이 회심곡의 가사는 단순하지만 깊은 교훈을 담고 있는 가사와 풍부한 가창성을 갖추고 있다. 가사에
담긴 중심내용은 인간의 불의와 반목을 반성하고 선과 악의 결과에 대한 극적인 대비를 통하여 염불수행과 선한 공덕을
쌓는 대중적인 불교신앙을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극히 일반적인 통속가사로 보이지만 사상의 구성을 살펴보면 요순의
태평과 大同의 덕목을 제시하는 유교의 세계관과 인과응보, 정토사상, 대승불교의 이타사상을 제시하는 불교적 세계관,
천인관계론에 의한 자연이해를 강조하는 도가적 세계관이 투영되고 있다.
( 출처. 一指 산문집『월정사의 전나무숲길』)
1. 인생의 길 2. 부모님 은혜 3. 몇년이나 산다고
4. 죽음의 길 5. 저승사자 6. 풍도지옥 7. 극락왕생
1.인생의 길
일심으로 정념은 극락세계라
보옹 오호오홍이 어미로다
보옹 오오호오홍이 에헹에
염불이면 동참
시방에 어진시주님네
평생 심중에 잡순 마음들
원만하신 백발노인
일평생을 잘 사시고, 잘 노시다
왕생극락을 발원하시며
젊으신네는 생남발원있는
아기는 수명장수 축원이 갑니다.
덕담가오 건위곤명은 이댁전에
문전축원 고사덕담 정성지성 여쭌뒬랑
대주전 영감마님 장남한 서방님들
효자충남한 도련님들
하남엔 여자에게 저끝에는 금년생들
건위곤명은 이댁전에
일평생을 사시자하니
어디아니 출입들을 하십니까
삼생인연은 불법만세관재구설 삼재팔난
우환질병 걱정근심 휘몰아다
무인도 깊은 섬중에다
허리둥실이 다 버리시면
일신정기며 인간오복
몸수태평 얻어다가
귀한아들 따님전에 전법허니
어진 성현의 선남자 되리로다
명복이 자래라
아하 아하 헤나네 열의 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아
2.부모님 은혜
억조창생 만민 시주님네
이내말씀을 들오보소
이세상에사람밖에 또있나요
이세상에 탐문탄생 나온사람마다
임자절로 났노라고 거들대며 우쭐대나
불가말씀 들어보면 사람마다
임자절로 아니났습니다
제일에 석가여래 공덕받고
어머님전 살을 빌고
아버님전 뼈를 받고
일곱 칠성님 전의 명을 받고
제석님 전의 복을 빌어
석달만에 피를 모으고
여섯달 만에 육신이생겨
열달 십삭을 고이채워서
이내 육신이 탄생을 하니
그부모가 우릴 길러낼제
어떤공력 드렸을까
진자리는 인자하신 어머님이 누웁시고
마른자리는 아기를 뉘며
음식이라도 맛을보고
쓰디쓴것은 어머님이 잡수시고
달디단것은 아기를먹여
오뉴월이라 단야밤에
모기빈대 각다귀 뜯을세라
곤곤하신 잠을 못다 주무시고
다 떨어진 세살부채를
손에다들고 왼갖 시름을 다 던지고
허리둥실이 날려를 주시며
동시섣달 설한풍에
백설이 펄펄 날리는데
그 자손이 추울세라
덮은데 덮어주고
발치발치 눌러를 주시며
왼팔 왼젖을 물려놓고
양인양친이 그 자손의
엉대허릴 툭탁치며
사랑에 겨워서 하시는 말씀이
은자동아 금자동아 금이로구나
만첩청산의 보배동아
순지건곤의 일월동아
나라에는 충신동아 부모님전 효자동아
동내방내 위엄동아
일가친척의 화목동아
둥글둥글이 수박동아
오색비단의 채색동아
채색비단의 오색동아
은을주면 너를사고 금을주면 너를사랴
애지중지 기른정을 사람마다 부모은공
생각하면 태산이라도
무겁지 않겠습니다
나아하아아하아 아하하하 헤나네
열의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
3.몇년이나 산다고
자손 낳아서 길러보니
그중에 선효 불효 가려보면
불효자의 거동보소
어머니가 젖을 먹여
육간대청 뉘어 놓으면
어머님의 가슴에다
못을 주느라고 어파득히 울음을 우니
어머님의 가슴이 봄눈녹듯 사라지고
선효자의 거동보면 남과같이 젖을먹여
육간대청 아무렇게 던져놔도
육간대청이 좁다하고
둥글둥글이 잘도논다
막위당년 학일다 하니
무정세월 여류하여
사람마다 부모은공 못다갚고
인간백년 사자하니
공도라니 백발이요 못면할손 죽엄이라
검던머리 백발되고 고운얼굴 주름잡혀
귀는먹어 절벽되고 이는빠져 낙치되고
두무릎은 귀가 넘었으니
없던망령 절로난다
망령이라고 구박하는 소리
애달프고 절통하다
그노인이 비록귀는 먹었을망정
닫은문을 박차면서
여보아라 청춘들아 니가본래 청춘이며
낸들본래 백발이냐 백발보고 웃지마라
나도 엊그저께 소년행락 하였건만
금일백발이 원수로다
여보시오 시주님네 이내말쌈 들어보소
죽엄길에도 노소있소
늙으신네나 젊으신네나
늙으신네는 먼저가고 젊은청춘 나중갈제
공명천지도 하느님아래
흘러가는 물이라도
선후 나중은 있겠구료
수미산천 만장봉에
청산녹수가 나리는듯이
차레야 차례로만 흘러
시왕극락을 나립소사
나무아미로다
인간세상에 나온사람
빈손 빈몸으로나와
물욕탐심을 내지마오
물욕탐심은 기불탐이요
백년탐물은 일조진이라
삼일수심은 천재부요
만단천량을 모아다놓고
먹고가며 쓰고나가소
못다먹고 못다쓰고
두손모아 배위에 얹고
시름없이 가는 인생
한심하고도 가련하구료
인간칠십은고래희요
팔십장년 구십춘광
장차백세를 다산다고해도
병든날과 잠든날에 걱정근심 다제하면
단사십을 못사는인생 한번아차 죽어지면
싹이날까 움이날까 이내일신 망극하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진다고 설워마라
동삼석달 죽었다가 명년삼월 봄이오면
너는다시 피련마는 우리인생 한번가면
어느시절 다시오나
세상만사 헤아리면 무창해지일속이라
단불의 나비로다 뿌리없는 부평초라
하루살이 같은 우리인생
천년살며 만년사오 천만년을 못사는 인생
몽중같은 살림살이 태평하게 사옵소서
나하아 아하아아 아하아 헤나네
열의 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
4.죽음의 길
일심으로 정념은 극락세계라
봉오오호오홍이 어아미로다
봉오오호오흥이 에헹에
무정세월 여류하여
어언간에 이삼십을 당도하여
부모은공 갚쟀더니 아침나절 성턴몸이
저녁내로 병일들어 실낱같은 약한몸에
태산같은 병이드니 부르느니 어머니요
찾는것은 냉수로다 인삼녹용 약을쓴들
약덕이나 있을소냐 무녀불러 굿을하니
굿덕이나 있을소냐 휴지한장 받쳐든후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나님전 비나이다
칠성님전 발원하고 신장님전 공양한들
어느성현이 강응을할까
모진목숨 끊어질제 제일전에 진광대왕
제이전에 초강대왕 제삼전에 송제대왕
제사전에 오관대왕 제오전에 염라대왕
제육전에 변성대왕 제칠전에 태산대왕
제팔전에 평등대왕 제구전에 도시대왕
제십전에 전륜대왕
열시왕이 부린사자 일직사자 월직사자
한손에는 철봉들고 또한손에 창검들고
쇠사스을 비껴차고 활등같이 굽은길로
살대같이 달려와서 닫은문을 박차면서
성명삼자 불러내어 어서가자 바삐가자
뉘분부라 거역하며 뉘영이라 지체할까
실날같은 이내몸에 팔뚝같은 쇠사슬로
결박하여 끌어내어 혼비백산 나죽겠네
여보시오 사자님네 노자돈도 갖고가세
만단개요 애걸한들 어느사자 들을손가
애고답답 설운지고 이를어이 한잔말가
불쌍하다 이내일신 인간하직 망극하다
처자의 손을잡고 만단설화 다못하고
정신차려 살펴보니 약탕관이 버려있고
지성구호 극진한들 죽을목숨 살린손가
옛늙은이 말들으니 저승길에 멀다더니
오늘내게 당하여선 대문밖이 저승이라
동기간이 많다한들 어느누가 대신할까
일가친척 많다해도 어느누가 동행하랴
구사당에 하직하고 신사당에 허배하고
대문밖을 썩나서서 적삼내의 손에들고
혼백불러 초혼허니 없던곡성 낭자하다
아하아 아하아 아하 에헤나네
열의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
5.저승사자
일직사자 손을끌고 월직사자 등을밀어
부모같이 재촉하여 천방지방 몰아갈제
높은데는 낮아지고 낮은데는 높아진다
사자님아 내말잠깐 들어주오
시장한데 점심하고 신발이나 고쳐신고
쉬어가자 애걸한들 들은체도 아니하고
쇠뭉치로 등을치며 어서가자 바삐가자
이렁저렁 여러날에 저승원문 다다르니
우두나찰 마두나찰 소리치며 달려들어
인정달라 비는구나 인정쓸돈 반푼없다
담배끊고 모은재산 인정한푼 써볼손가
저승으로 옮겨올까 환전붙혀 가져올까
의복벗어 인정쓰며 열두대문 들어갈제
무섭기도 그지없고 두렵기도 측량없다
남여죄인 잡아들여 형벌하며 묻는말이
이놈들아 들어봐라 선심하려 발원하고
인세간에 나아가서 무슨선심 하였는가
바른데로 아뢰어라 용변비간 본을받아
임금님께 극간하여 나라에 충성하며
부몸님께 효도하여 가법을 세웠으며
배고픈이 밥을주어 아사구제 하였는가
헐벗은이 옷을주어 구난공덕 하였는가
좋은곳에 집을지어 행인공덕 하였는가
깊은물에 다리를놓아 월천공덕 하였는가
목마른이 물을주어 급수공덕 하였는가
병든사람 약을주어 활인공덕 하였는가
부처님께 공양드려 마음닦고 선심하여
염불공덕 하였는가 어진사람 모해하고
불의행사 많이하며 탐재함이 극심하니
풍도옥에 가두리라 착한사람 불러들여
위로하고 대접하며 몹쓸놈들 구경하라
이사람들은 선심으로 극락세게 가올지니
이아니 좋을손가 소원대로 물을적에
네원대로 하여주마 극락으로 가려느냐
연화대로 가려느냐 옥제에게 주품하사
남중절색 되어나서 요지연에 가려느냐
백만군중 도독되어 장수몸이 되겠느냐
어서바삐 아뢰어라 옥제전에 주품하여
석가여래 아미타불 제도하게 이문하자
산신불러 의논하며 어서바삐 시행하라
저런사람 선심으로 귀히되어 가느니라
대웅전에 초대하여 다과올려 대접하며
몹쓸놈들 잡아내어 착한사람 구경하라
너의놈은 죄중하니 풍도옥에 가두리라
6.풍도지옥
남자죄인 처결한후 여자죄인 잡아들여
엄형국문 하는말이 너의죄목 들어봐라
시부모와 친부모께 지성효도 하였느냐
동생학렬 우애하며 친척화목 하였는가
괴악하고 간특한년 부모말씀 거역하고
동기간에 이간하고 형제불목 하게하며
세상간악 다부리어 열두시로 마음변화
못듣는데 욕을하고 마주앉아 웃음낙담
군말하고 성내는년 남의말을 일삼는년
시기하기 좋아한년 풍도옥에 가두어라
죄목을 물은후에 온갖경중 가리어서
차례대로 처결할제
도산지옥 화산지옥 한빙지옥 금수지옥
팔설지옥 독사지옥 각처지옥 분부하여
모든죄인 불러들여 공경하며 하는말이
소원대로 다일러라
7.극락왕생
재상부인 되려느냐
제후왕비 되려느냐 부귀공명 하려느냐
네원대로 하여주마 선심하고 마음닦아
불의행사 하지마소
회심곡을 업신여겨 선심공덕 아니하면
우마형상 못면하고 구렁배암 못면하네
조심하여 수신하라 수신제가 능히하면
치국안민 하오리니 아무쪼록 힘을쓰오
적덕을 아니하면 신후사가 참혹하니
바라느니 우리형제 자선사업 많이하여
내생길을 잘닦아서 극락으로 연화대로
나아가세
아하아 헤나네
열의열 사십소사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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