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1. 11:46ㆍ산행기 & 국내여행
특별히 할 얘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요,,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디다. 바쁜 일 없으면 바람이나 쐬고 오자구요.
보나마나 낮술 한잔하자는 얘기겠지요.
일단 금산쪽(복수면)으로 방향을 잡아서는, 대둔산 넘어 1km쯤 내려가다 초등학교 있는 데서
좌측으로 꺾어 들어갔습니다. 아주 한적한 길이랍니다.
지금은 입소문이 나서 여름 피서철엔 많이 북적인다더군요.
여긴 세갈래로 갈 수가 있는 길이 있습니다.
우리가 오던 대둔산 방향, 금산 남이면으로 가는 방향, 그리고 운주 양촌으로 가는 길.
제가 10년 전쯤 왔을땐 길도 좁고 비포장이었는데, 지금은 포장이 잘 되어 있습니다.
보다시피 산이 첩첩산중이라서 갈수기에도 물이 아주 마르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물바닥이 거울처럼 맑습니다.
전승탑 뒤편에 보이는 산에 올라가서 보면 백제 성축도 보이고 인근 지역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답니다.
날이 하 뜨거워서 안 가봤습니다만, 전략적으로서는 아주 요충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신라가 쳐들어올때 '탄현고개'를 넘어왔다잖습니까?
그 '탄현(炭峴)'이란 지명을 중고교 국사 교과서에서는 옥천 근방의 고개(세천고개?)로 기술했는데,
안내 표지판에도 써있습니다만 이곳이 탄현이란 설도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서 반드시 여기를 통과해야만 되게 생겼습니다.
넘어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습니다만, 벌곡에서 연산으로 넘어가는 고갯길도 그렇지 않습디까?
황산벌이 지금의 어디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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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낮술 한잔 해야지요.
친구가 두 달전에 와 봤었는데 잘해주더랍니다.
그런데 여주인의 환대로 봐서는 한 두번 와본 가락이 아닌 것 같습디다.
오래 전부터 길을 튼 모양입니다. 옆에 화투판도 있구. ㅋㅋㅋ
저게 어디 한 두번 해본 솜씹니까?
백숙을 시켜먹었습니다. 황기백숙. (왜 옷닭 먹을 생각을 못했을까?)
토종닭이라서 고기는 맛있더군요.
실은 전날에도 작은 놈이 왔대서 집에서 백숙을 해먹었더랬습니다.
다른 반찬은 제 입맛에 안맞습디다. 전도 그렇고, 김치도 그렇고, 깻잎도 그렇고....
제가 입맛이 좀 고급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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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면서 봐뒀던 정자입니다.
술 깨고 가려면 한숨 자고 가야할 거 아니겠습니까.
나무 그늘이 좋더군요. 사방이 확 트여서 바람도 선선하니 잠자기 딱 좋습디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겠길래 아주 바지까지 벗고는 빤스바람에 신발을 벗어서 베개로 하고,
큰 대자로 누워서 한숨 잘 잤습니다.
저 같았으면 그러구 자구 있는 거 사진 찍어 놨을텐데, 친구는 저 같지 않고 착합니다.
세 시간쯤 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 낮술 잘 안 마십니다.
한 잔만 마셔도 몸과 정신이 다 나른해져서 아무 일도 못합니다. 그날은 나가리 되는 겁니다.
낮잠을 잤으니 밤에 잠이 안 올 것 아닙니까?
그런 식으로 여파가 다음날까지 가지요. 그래서 낮술은 싫어합니다.
저녁 亥時(9시~11시)에 마시는 술이 제 컨디숀에는 맞는 것 같습니다.
대전 근교에 사시는 분들은 한번 가볼 만한 곳입니다. 청정지역이랍니다.
10년전에 왔을때 보니까 다슬기가 많더군요. 이번엔 모르겠습니다만.
가을에도 드라이브 코스로 고즈녁하니 좋게 생겼습니다.
이런 식으로 소개할 줄 알았으면 사진을 좀 더 많이 찍어올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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