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3. 08:29ㆍ산행기 & 국내여행
매년 봄이면 동네분들과 나들이 한번씩 합니다.
버스 한 대 인원 됩니다.
작년엔 함평 나비축제랑 고창 청보리밭 갔었지요.
저는 우루루 몰려다니는 번잡한 여행은 싫어하는데, 제가 대빵을 맡다보니 도리가 없습니다.
금년엔 태안 천리포 수목원하고 몽산포 해수욕장 가기로 했습니다.
일정을 넉넉하게 잡았습니다.
저는 이 천리포 수목원을 처음 꽃박람회 때 와봤었는데 그때는 한참 조성중이었습니다.
15년전쯤 됐을라나?
안내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좌측 상단의 ●표시가 입구입니다. 거기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돕니다.
동백원 / 수생식물원 / 수국원 / 윈터가든 / 동백원 / 호랑가시나무원 / 왜성침엽수원 / 자생식물원
노루오줌원 / 마취목원 / 우드랜드 / 무늬원 / 암석원 / 왜성침엽수원 / 습지원 / 만병초원 원추리원
목련이 종류가 참 많더군요. 거의 300종 가까이 된답니다.
저 뒤에 보이는 집은 설립자인 <민병갈 기념관>입니다.
수목원 안에 집이 몇 채 더 있는데, 그건 펜션(게스트 하우스)입니다.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데, 신청자가 많아서 쉽지가 않답니다.
역시 시계방향으로,
사철나무집, 소사나무집, 해송집, 위성류집,(바닷가쪽) , 배롱나무집, 초가집, 측백나무집, 벗나무집.
음식물은 가져와야하고 실외에서 고기를 궈먹는 짓하면 안된답니다.
땅바닥에 툭툭 불거져 나온 것은 저 낙우송이란 나무의 뿌립니다.
생긴 모양새가 불상이나 석순처럼 생겼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물 속에서도 산다는군요.
'수국원'이란 덴가 봅니다.
역시 수목원은 여름에 와야만 제대로겠습니다.
수련은 수면에 바짝 붙어서 꽃이 피고,
연꽃은 수면위로 한 뼘 정도 꽃대가 올라와서 핀다는 걸 첨 알았습니다.
물론 여름에 핍니다.
버드나무와 아이비는 공생관계랍니다. 기생하는 게 아니랍니다.
참, 이 분은 식물 가이드입니다.
30명 이상의 단체일 경우엔 미리 인터넷 신청을 하면 가이드가 나옵니다.
이런 수목원 같은 데는 전문가의 해설이 꼭 필요하겠더군요.
단체다 싶은 사람들이 무리지어 있으면 슬쩍 뒤에 붙어다니면 됩니다.
해설사, 노후 취미로 괜찮겠습니다. 보람 있지요.
(가이드 예약 041-672-9310 선착순)
원추리가 수선화입니까?
천리포 해수욕장입니다.
만리포 밑에가 천리포, 천리포 밒에가 백리포, 백리포 밑에가 십리포,
십리포 밑에는 '일리포'란 데가 정말로 있답니다.
저는 여태 태안군에서 관리하는 수목원인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재단법인이 따로 있습니다.
입장료로 8천원을 받는데, 그게 수익원이자 관리비용인 모양입니다.
'민병갈'이란 사람이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었답니다.
처음 한국엔 미 해군 통역장교로 들어왔는데, (1950년대 후반)
곧 전역하고 뭔 은행에 투자 자문역을 했답니다.
한국의 산천이 좋아서 애초부터 한국에 뿌리박고 살기로 작정을 했었다고 하더군요.
직장 동료들과 만리포에 놀러왔다가
이 땅 주인이 ('돈 많을' 미국인에게) 땅을 사달라고 매달리는 바람에
우연찮게 이곳에다 6,000평을 사게 되었는데,
그것이 천리포 수목원이 생겨나게 된 시초가 된 겁니다. (1962년)
식물에 취미가 있었던 사람이니까, 그때부터 수목원을 만들 생각을 했겠지요.
돈 벌 목적으로 투자로 한 것은 절대로 아니랍니다.
진정으로 한국을 사랑했던 분이라는군요. 1997년에 귀화했습니다.
그리고 81세로 죽는 날까지 독신으로 살았답니다.
훌륭한 수목원을 만들어달라고 유언을 했다는데,
지금까지 그런대로 유지를 잘 받들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행한 일이지요.
이 수목원은 국립수목원內 '숲의 명예 전당'에 헌정한 것입니다.
이역만리, 생면부지의 나라에 정붙여 눌러 앉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도 풍광 좋은 나라엘 가면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그야 한 둬 달이나 머물고 싶단 것이지, 그 이상으로 아예 뿌리 내리고 살고 싶지는 않더군요.
어려운 결정을 한 겁니다.
네 나라, 내 나라, 태어나 살며 정든 山川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제가 못 느끼는 유대감이랄까 일체감 같은 것이 따로 있는가 봅니다.
여기가 <호랑가시나무園>'입니다. 370종이 넘는답니다.
민병갈 그 분이 완도엘 갔다가 이 '호랑가시나무'를 발견하고, 온갖 식물도감을 뒤졌는데, 안나오더랍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식물 학회에 문의를 했더니 처음 발견된 종이라면서,
식물명(名)에 당신 이름을 붙이라고 하더랍니다.
그럴 수는 없다면서 '완도 호랑가시나무'라고 이름을 짓고는 여러나라의 식물원에 보내줬답니다.
그래서 지금 이 나무의 이름은 세계 어디를 가도, 앞에 '완도'字가 붙는다는군요.
참으로 겸손한 분입니다.
'자생식물원'과 큰 나무숲이라는 '우드랜드'를 지나왔습니다.
설립자 민병갈 기념관과 사무실입니다.
편의시설이 있다곤 하는데 그럴만한 건 못 봤습니다.
식당 같은 곳은 없구요, 음식을 먹으려면 싸와야 합니다.
천리포 해수욕장이 보이는 전망대쯤에서 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건 서양 부적이랍니다.
'무늬원'인지 '만병초원'이란 덴지 모르겠는데,
이른 봄철이라서 아직 싹이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역시 지금은 수목원에 올 철이 아닙니다.
흰색 진달래라면서 귀한듯이 설명을 하던데, 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가이드 정순옥씨는 여기까지 안내해주고 가버렸습니다.
궁금한 척하면 더 오래 붙잡을 수도 있을테지만, 그럴만한 게 없었습니다.
모두 1시간쯤 둘러봤네요. 숲이 우거지면 관람시간을 2시간 잡아야 할 겁니다.
저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이 '낭새섬'입니다. 닭이 웅크리고 있는 것 같은.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에서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 받았답니다.
일년 회비 6~10만원을 내면 동반 3~5인 무료입장에다가, 씨앗도 보내주고,
회원 초청행사도 있고, 게스트 하우스 이용시에는 할인도 해준답니다.
몽산포港 가서 회먹고,
태안 魚市場 가서는 장도 좀 봤습니다.
꽃게 1kg에 28,000원 받더군요. (냉동이나 작은 건 15,000원)
'산행기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낮술 먹기 좋은 곳, 금산 남이면(?) (0) | 2010.08.21 |
---|---|
새만금방조제 (0) | 2010.06.15 |
어제 변산반도 똥꾸멍 댕겨왔시요. (0) | 2010.03.15 |
단양팔경 (0) | 2010.01.19 |
도담삼봉을 밟아봤습니다. (0) | 2010.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