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시대 (제약분야)

2009. 9. 2. 11:57책 · 펌글 · 자료/정치·경제·사회·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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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계에 군림하는 세계화 지상주의자들의 예를 들어보자.

이들은 마케팅 담당부서에서 구매력 높은 잠재 고객들이 분명히 있음을 확인한 다음에야 비로소 신약 개발에 들어간다.

세계보건기구는 제약업계에서 신경쓰지 않는 질병을 가리켜 '소홀히 다뤄지는 질병'이라고 부른다.

이같은 질병은 종류도 많고, 해마다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거나 불구로 만든다.

그런데도 이러한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약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댕기열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해마다 5천만명이 이 병으로 고생한다.

말라리아 증세와 비슷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으로, 어린이나 영양실조에 걸린 여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이 전염병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발병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 아시아가 취약지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댕기열을 퇴치하기 위한 연구는 아직까지 초보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유는 가난한 지역에 살고있는 구매력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밖에 다른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는 좋은 몇몇 약품이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제3세계 국가의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2006년의 경우 2,100 만명이 말라리아나 결핵으로 죽었다.

이들중의 90% 이상이 개발도상국가로 불리는 122개국에 거주하는 사람이었다.

 

제약업계의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해마다 정교한 신약들로 시장을 장악한다.

그런데 이 신약들이란 것들이 조금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미 잘 알려진 똑같은 증세를 치료하는 약들이다.

기존에 나와있던 약들과 색깔, 제형, 포장, 이름만 다를 뿐이다.

1975년부터 2000년 사이에 세계 각국의 관계당국에서는 1,393가지의 신약의 상품화를 허가했으며,

이 중에서 '소홀히 다뤄지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은 겨우 16가지에 불과했다.

세계보건기구는 간략하게 결론 지었다.

"제약업계에서는 수요에 따른 시장 조정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강제조치가 필요하다."

 

  

근 인도에서 벌어진 항암 치료제 글리벡 사건은 노바티스社의 극단적인 냉소주의와 탐욕스러움을 백일하에 드러낸다.

노바티스사는 백혈병 치료약인 글리벡 판매를 통해서 해마다 25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해마다 5만 달러를 약값으로 지불해야한다.

글리벡은 백혈병을 완치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다만 병의 진행을 억제해줄 수 있을 뿐인데도 말이다.

인도의 경우 그리벡은 일반의약품(특허권 없이 널리 쓰이는 약)으로 분류된다.

일반의약품으로 취급될 경우 치료비용은 2,100 달러면 된다. 

그리벡은 명목상 특허군에 들어있는 의약품이지만, 미투(me-too) 약품, 즉 모조품이란 얘기다.

 

특허권 보호 시효가 지난 약품에 대해서,

제약회사는 해당 약품과 약효가 똑같은 약을 형태만 조금 바꾸어서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

제약회사는 이 약을 다시 '신제품'으로 등록하고, 따로 특허권을 신청한다.

(다툼이 생기면 막강한 법률가 집단의 도움으로 재판에서 이기면 그 뿐이다.)

이런 방식으로라면 원래 20년인 특허권 보호기간이 영원토록 연장되는 것이다.

독점이므로 판매가격을 말도 안되게 비싸게 책정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같은 야비한 행태를 가리켜서 '에버그리닝(evergreening)'이라는 말로 비꼰다.

 

세계무역기구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앞으로는 무늬만 신약이 아닌, 내용적으로 혁신적이고 효과면에서 차별화되는

진짜 신약만을 보편적인 특허권에 의해 보호되도록, 제약회사와 제3세계국가들 간에 합의토록 했다.(2002년)

또한 세계무역기구는 '국가의 위급한 상황이에서는 정부가 보편적인 특허권 보호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2005년, 인도는 특허권에 대한 새로운 법령을 제정했다.

새롭다기보다는 바로 세계무역기구에서 합의한 내용을 문자 그대로 수용한 것 뿐이었다.

그러자 노바티스사에서 이 법령을 뉴델리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결과는 노바티스사의 패배로 끝났다.

인도는 2만개가 넘는 제약회사가 존재하는 일반의약품의 제약 강국이다.

인도에서 생산하는 일반의약품의 70% 이상은 세계 각국, 특히 가난한 나라들로 수출된다.

 

 

(위 책, p 258~264에서 발췌함.

다국적 기업이 저지르는 악행 중에서 제약에 관련된 일부의 내용만 소개한 것입니다.

더 많은 사항이 궁금하신 분은 사보시기 바랍니다.  350쪽 분량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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