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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화투이야기

by 알래스카 Ⅱ 2008. 1. 17.

 

 

  

 

                                                                                                  

   

  

    

아주 오래 전 얘긴데

이현상의 고향이라는 금산 군북면 근처에 있는 절엘 갔을 때다.

 

그 날은 부처님 오신 날이어서 손님들로 절 안팎이 북적였는데,

저쪽 우물가에서 혼자 서서 손가락을 요렁조렁하며 누굴 기다리 듯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 손끝에 언뜻 화투장이 보이길래 이내 그 손짓이 무얼 뜻한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일부러 잔뜩 호기심을 과장되게 내보이며 다가갔다.

 

그러자 그 사람도 시간이나 보낼 요량으로,

잘 보란듯이 손 끝에 쥐고있던 흑싸리 껍데기와 홍싸리 껍데기 두 장을 뵈줬다 없앴다 하는데,

도무지 코 앞에 빤히 쳐다보고 있어도 손놀림을 종잡을 수가 없는거다.

"아씨, 한번 소매를 걷고  해보시유!"

 맨 팔뚝에 보여줘도 마찬가지다.

금방 쥐었던 화투장이 감쪽 같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데 마술이 따로 없었다.

"아씨, 그거 좀 갈쳐주고 가슈!"

"흐흐흐, 내가 이거 배우는데 얼마를 쳐들인줄 아는감? 

 배울 수도 없지만 배워서도 안뒤야. 보아하니 학생인 것 같은디..."

 

내가 계속 관심을 보이는 터에 저도 약속 시간이 아직 남았는지

힐끔힐끔 산 밑을 내려다 보며 노름과 관련한 얘기를 훈화(訓話)랍시고 썰을 풀어내는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얘기가 딱 하나 있다. 

 

절대로 노름을 해서 돈을 벌은 사람은 없단다.

그런데 유일하게 예외가 딱 한 사람 있는데, 금산 읍내에 살고있는,

- 지금도 그 이름이 잊혀지지 않는다. '신기주'라는 사람이다. -

그 사람만이 유일하게 노름으로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큰 판에서 한 몫 다부지게 챙기고 난 후에 정말로 완전히 손을 씻었다는데

그때 딴 돈으로 금방(金房)을 차리더니  전혀 딴 사람이 되었단다.

장사도 건실하게 해서 이제는 누구도 손가락질 않는, 금산에서도 내노라는 떳떳한 유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얼마나 유명했는지 노름판에 '신기주패'까지 생겼을 정도라고 한다.

'금산'하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큰 노름판일텐데 틀림없이 전국 톱랭커였을 것이다. 

 

 

마술을 뵈주던 그 사나이도 금방을 차릴 꿈에 젖어 있었던 모양인데......,

 

 

 

     
  

 

비광에 대한 얘기 (펌) 

 

 

우산을 쓴 사람은 일본 3대 서예가 중의 한 사람인 오노도후(小野道風)인데

우리 나라로 말하면 한석봉이나 김정희쯤 되겠죠
오노도후가 젊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서예 공부를 아무리 해도 진도가 안 나가고 발전이 없어서  

공연히 짜증이 났답니다.
"에라, 모르겠다. 이젠 더 못하겠다. 집어 치워야지.  

내가 글을잘 써서 뭐하나?"
화가 난 오노도후는 서예를 그만 두려고 마음 먹고 일어나서
밖으로 바람이나 쐬러 나갔습니다.
그때가 장마철이라 밖에는 비가 뿌려댔습니다.
(비광은 12월인데 장마철이라니... 계절은 안 맞아요.)
오노도후는 비참한 심정이었죠.
우산을 들고 한참 걸어가는데 빗물이 불어난 개울 속에서 개구리

한 마리가 발버둥을 치고 있었어요.
빗물이 불어나서 흙탕물로 변한 개울에서 떠내려 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둥거리고있었던 것이지요.
개울 옆에는 버드나무가 있었는데 개구리는 그 버드나무에 기어  

오르려고 안간 힘을 다했지만 비에 젖은 버드나무는 미끄러워서

헛탕만 쳤어요.
'저 놈이 얼마나 버티는지 보자. 히히... 몇 번 바둥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흙탕물에 쓸려 가겠지.'
오노도후는 쪼그리고 앉아서 구경을 했답니다.
개구리는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고....
계속 미끄러지다가....
결국에는 죽을 힘을 다해 버드나무로 기어 올랐습니다.
그걸 지켜 본 오노도후는 크게 깨달았습니다.
'햐, 저런 미물도 저렇게 죽을 힘을 다해 나무에 기어 오르는데

내가 여기서 포기를 하면 개구리만도 못하겠구나. 참 부끄럽다!'
그 길로 다시 서당으로 돌아가 필사적으로 서예 연습에 매달려  

마침내 일본 제일의 서예가가 되었답니다.


자세히 살펴 보셔요.
비광 속에는 개구리와 버드나무, 우산을 쓴 오노도후가 그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12월 그림에 오노도후 이야기를 그려 놓은 것도 뜻이 깊다고 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겠지요.
별 것 아닌 화투에도 숨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
내용출처 : 재미있는화투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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