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1. 19:36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나의 명화 읽기 - 명화 감상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출판눌와 | 2006.10.27. 페이지수215 | 사이즈 148*210mm판매가서적 품절
지은이 아카세가와 겐페이
1937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났다. 무사시노 미술학교를 중퇴하고, 1960년대 ‘네오다다이즘’의 전위예술가로 활약하였다. 그후 오쓰지 가쓰히코리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썼으며, 1981년 《아버지가 사라졌다》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지은 책으로 《노인력》, 《신카이 씨의 불가사의》, 《일본미술 응원단》, 《감정의 비밀》, 《중고카메라의 즐거움》 등이 있다. 현재 ‘라이카 동맹’의 회원이며, ‘노상관찰학회’를 주창한 주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옮긴이 장민주
트라이덴트 전문학교 일본어학과 졸업, 나고야 대학 정보문화학부를 졸업하하고, 수년간 출판사에서 편집 및 기획 일을 했다. 옮긴 책으로는《도둑맞은 베르메르-누가 명화를 훔치는가》,《열심히 하지 말고 정확하게 하라》,《삼성도 부럽지 않은 작은 회사 경영 이야기》가 있다.
목차
글을 시작하며
1. 모네 <양산을 쓴 여인> _ 사람들은 왜 인상파를 좋아할까
2. 마네 <올랭피아> _ 전통을 파괴한 색의 도전
3. 시슬레 <생 마메 풍경> _ 풍경화를 맛있게 맛보다
4. 세잔 <앉아 있는 농부> _ 화가의 붓이 자유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5. 고흐 <아를의 도개교> _ 그늘에 색을 칠한 ‘불꽃을 품은 남자’
6. 고갱 <타히티의 연인들> _ 색칠놀이의 즐거움
7. 브뢰겔 <눈 속의 사냥꾼들> _ 투명한 풍경 속의 숨은 그림
8. 레오나르도 다빈치 <성 안나와 성모자> _ 이토록 간단하게 ‘미소’를 그릴 수는 없다
9. 베르메르 <화가의 아틀리에> _ ‘사진기의 눈’으로 그린 현식
10. 코로 <콘스탄티누스의 바실리카 아케이드에서 바라본 콜로세움> _ 그림에서 근대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11. 로트레크 <물랭 루주에서의 춤> _ 세기말 파리의 수상쩍은 미혹
12. 위트릴로 <코탱의 골목> _ 몽마르트르에서 발견한 무의식의 아름다움
13. 마티스 <피아노 레슨> _ 현대 미술의 뿌리를 찾아 나서다
14. 르누아르 <피아노 앞의 소녀들> _ 명화라는 너울을 뒤집어쓴 그림
15. 앵그르 <샘> _ 의례적으로 그린 그림에는 영혼이 없다
문고판에 덧붙이는 글
해설
옮긴이의 글
우리는 ‘명화’이기 때문에 명화를 감상하는가?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는〈인상파 거장전〉,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루브르 박물관 전〉, 〈르네 마그리트〉 등등 볼 만한 굵직굵직한 전시가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 특히 이들 전시 내용을 보면, 일반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양미술사의 근현대 작가들로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인상파화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기회들이기에 미술관을 찾지만, 귀에 익숙한 화가들의 명화들이 눈에는 익숙지 않아 무엇을 보아야 할지, 어떻게 느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나의 명화 읽기》를 보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인 미술 서적이 소개하고 있는 감상법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방가르드 화가이기도 한 저자는 화가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독특한 감상법을 공개한다. 명화 중에는 물론 명화가 많이 있지만, 그렇지 않는 그림이 명화라고 불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하며, 사람들은 ‘명화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설명대로 그림을 본다는 것이다.
그럼 명화 감상을 어떻게 해야 할까?
1. 우선은 자신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빠른 걸음으로 전시실을 돌면서 그림을 보거나, 돈을 주고 그림을 산다는 마음을 가지고 그림을 보라는 것이다.
1) 빠른 걸음으로 그림을 살펴볼 때는
진짜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그림 앞에서는 당연히 걸음을 멈추게 되므로 자신의 속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2) 돈을 주고 산다는 마음으로 볼 때는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다른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2.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그림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마음으로 맛보는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역시 우리와 같은 일반인에게는 저자와 같은 유능한 안내자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준다.
완전 초보를 위한 그림 감상 안내서 <- 초보자용은 아님.
이런 감상법을 바탕으로 한《나의 명화 읽기》는 우리에게 친숙한 고흐, 세잔, 고갱, 마네, 모네, 마티스, 르누아르, 베르메르, 브뢰겔, 다빈치, 시슬레 등 르네상스부터 인상파, 현대의 화가들을 중심으로 한 명화 15점의 감상 포인트를 알려주는 실천적인 명화 감상 안내서이다.
보통은 서양미술사에서 그 작품이나 화가가 차지하는 위치에서 시작하여 그림이 갖는 의미와 배경, 내용의 해석과 기법과 양식을 분석하고 표현기법에서 있어서의 독특함과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작품 설명을 한다.
하지만 이 책 《나의 명화 읽기》에서는 화가의 그림 한 점을 절제된 통찰력과 완벽한 시선, 날카로운 해석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짤막한 글에서 그 화가가 갖는 특성을 명확하게 짚어내 화가의 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그림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근대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이 빛나는 이유라든지, 그 시대에 색이 갖는 의미, 우리가 문예부흥 시대로만 알고 있던 르네상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이 글 속에 녹아 있어 편안한 글 속에서 자연스럽게 서양 근대 미술사에 대한 이해를 갖도록... 한다. 또한 명화를 대하는 저자의 소소한 감상과 독특한 발상, 화가이로서 그림을 그릴 때 겪었던 어려웠던 점들을 중간중간 묻어나면서 저자의 이야기가 더 솔직하게 다가온다.
맛있는 그림 읽기
특히 모든 사람들이 명화라고 당연하게 인식하고 감상하는 르누아르의 〈피아노 앞의 소녀들〉과 앵그르의 〈샘〉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마지막의 14장과 15장은 그림을 보는 어떠한 고정관념이 들어 있지 않아 낯설면서도 재미있다.
앵그르와 르누아르의 그림은 어떤 명화 안내서를 봐도 비판은 없이 칭찬 일색이다. 하지만 저자는 앵그르의 〈샘〉을 보고 유흥가의 업소에나 어울릴 만한 그림이라며 차라리 플라스틱 입상으로 만들어 안에는 불빛을 넣어 밝게 빛나게 하고 항아리에서는 실제로 물이라도 나오게 했으면 한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뿐만 아니다.
르누아르의〈피아노 앞의 소녀들〉은 제목 ‘명화라는 너울을 뒤집어쓴 그림’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림의 부분부분을 꼼꼼히 따지면서 왜 좋은 그림이 아닌지를 설명하며, 단호하게 “잘 못 그린 그림이다”라고 단언한다. 심지어는 피아노 치는 소녀의 손은 며칠씩 씻지 않아 땟물이 흐르며, 의자는 금도금한 것 같으며, 커튼에선 먼지가 떨어질 것 같아 그림을 보면 기분이 나쁘고 지루하며 모든 것이 설명적이며 축 늘어져 있어, 마치 열대어 회를 먹는 기분이라며 자신의 기분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 외에도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을 보며 마치 자신이 둑 아래에 홀로 선 듯한 기분이 생생하다며 논리나 사상이 아닌 그림 자체에 푹 빠져들 수 있는 그림이 최고의 작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마네의 〈올랭피아〉에서는 자연의 색을 빨아들여 검정도 색으로 인식한 마네의 눈을 놓치지 않고 짚어간다.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풍경화이지만 특히나 풍경화가 빛나던 시대와 그렇지 않은 시대가 있음을 시슬레의 〈생 마메 풍경〉으로 되새김하며,
군데군데 물감을 칠하지 않은 세잔의 〈앉아 있는 농부〉를 통해 기존의 틀을 깨므로 해서 새롭게 나아갈 수 있음을 언급한다.
자유를 확인하기 위해 파란색 그림자를 칠한 반 고흐의 〈아를의 도개교〉,
매꿔 나가듯 색칠하는 즐거움을 깨우쳐주는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
우직하게 숫자를 세어나가는 브뢰겔의 〈눈 속의 사냥꾼들〉,
좀처럼 그리지 않는 미소를 유독 많이 그렸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성모자와 성 안나〉,
거리 가(街)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위트릴로의 〈코댕의 골목〉…… 등
저자는 자신의 눈, 고독한 관찰자의 눈,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느낀 것을 담담히 적고 있다.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이러한 자유로운 시선과 발상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면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즐기는 것이다. 미묘한 느낌을 맛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화가의 위치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림을 맛있게 맛볼 수 있다. 화가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단순히 화면의 구성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몇 번씩 반복하면서 차츰 화가에게 가까이 다가갈 때 비로소 그 느낌을 맛볼 수 있다.”
“보고 싶지 않은 그림은 봐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림은 즐거운 그림, 좋아하는 그림만 보면 충분하다. 좋아하는 그림이 없다면 무리해서 그림을 볼 필요도 없다.”
“명화라고 불리는 것은 의외로 그런 것이다. 꽤나 많은 결점을 안고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그 결점을 넘어서는 찬란함이 있다 결국에는 그 찬란함 때문에 결점을 용서하고 만다. 결점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그림의 찬란함이 삼켜 버리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런 결점이 찬란함을 보장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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