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30. 19:25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관람자와 내 작품 사이에 어떤 것도 놓여서는 안된다.
작품에 어떤 설명을 달아도 안된다.
그것이야말로 보는 이의 정신을 마비시킬 뿐이다.
내 작품 앞에서 해야 할 일은 단지 침묵이다.
나는 내 작품을 변호할 의도가 없다.
내 작품은 스스로를 방어한다."
마크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으로
약간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관람자와 작품 사이의 간격을 45센티미터로 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감상자는 몰입과 명상을 통해
자신이 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단순한 미술작품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였습니다.
※
마크 로스코(Mark Rothko) 양장본 (전2권)
출판민음사 | 2015.3.23. 페이지수436 | 사이즈 178*250mm
서적 품절
책소개
미국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 마크 로스코의 작품들이 2015년 3월 한국을 찾았다.
『마크 로스코(Mark Rothko)(Works/Text) 세트』는 그의 작품전시 도록으로
행동하는 철학자 강신주가 해설을 맡아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도록은 마크 로스코의 색감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본문 인쇄와 초호화 사양으로 제작되었으며
작품은 물론 수준 높은 국내외 연구 논물과 해설까지 수록했다.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그림’으로 유명한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통해
인간 깊은 슬픔과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전시 도록 《Vol.1: 작품들》에선 우리가 이제껏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마크 로스코의 초기작품부터
그가 최후의 순간에 ‘자신의 피로 그린’ 「레드」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갤러리 수석 큐레이터 해리 코퍼의 해설과 미술사학자 진숙영의 에세이까지 담고 있어
마크 로스코의 심오한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Vol. 2: 소통 표현주의》는 철학자 강신주가 쓴 1만 2000자 분량의 해설서를 담았다.
강신주는 자신만의 날카로운 인문학적 시선으로 ‘마크 로스코 예술 철학’의 심연을 파고든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직접 런던 테이트모던을 방문해 마크 로스코의 ‘시그램 벽화’를 감상하는 등
매 순간 마크 로스코만을 염두해 두고 생활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서 강신주는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로서 척박하게 살아야 했던
마크 로스코의 유년시절부터 비극적 자살에 이르는 전 생애를 되살려 냈다.
또한 마크 로스코가 심취했던 니체, 키르케고르 등 마크 로스코론을 완성하며
그의 작품이 품은 심오한 의미와 당대적 가치에 대해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다.
강신주 철학자, 작가
196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다. 연세대에서 철학을 공부하면서 주로 고대 중국의 사상사, 즉 제자백가의 사유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제자백가를 통해서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사유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최근에 그는 중국 고대 철학사를 새롭게 재조명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한 제자백가의 사상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결할 중요한 단서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연세대, 경원대, 인천대 등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태학사 중국철학 총서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목차
1권
I. 신화의 시대_Age of Myth
II. 색감의 시대_Age of Colour
III. 황금기_Golden Age
IV. 벽화의 시대_Mural Age
로스코 채플_Rothko Chapel
V. 부활의 시대_Age of Resurrection
에세이 Essay
로스코의 수프(해리 쿠퍼)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와 마크 로스코(진숙영)
작품목록 List of Works
2권
머리말
프롤로그
전기 1 : 캔버스를 응시하는 니체의 영혼(1903-1945)
01 아이와 예술가, 혹은 예술의 사명
02 벤야민과 공명하는 신화 제작자
03 비극이라는 이름의 아찔한 줄타기
전기 2 : 로스코적인 것의 완성(1946-1957)
04 음악적 회화의 가능성
05 드라마로서의 회화 조리법
06 키르케고르적 예술 철학
전기 3 : 디오니소스의 추락(1958-1970)
07 벽화 시대의 아이러니
08 디오니소스의 어둠 속에서
09 로스코적인 것의 마지막 떨림
에필로그
참고 문헌
출판사서평
■ “로스코의 작품을 본 순간 울고 말았다.”
한국 미술 전시사상 최초, 최대 규모의 마크 로스코 회고전
현대 추상미술의 전설이 된 기적의 작품들을 마주하라!
추상 표현주의 대가, 평면 회화의 혁명가 마크 로스코는 자신의 그림이 만들어 내는 깊은 울림을 통해 관람객들의 감정과 마음을 움직이고자 했다.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그림’으로 유명한 로스코의 작품은 감정과 색채의 휴먼 드라마를 통해 인간의 깊은 슬픔을 해소하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공명과 공감의 힘을 지닌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통해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으로 분열된 대한민국의 현실을 화해로 이끌고, 위로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
- 「마크 로스코전 전시 취지」 중에서
‘마침내 예술이 해내다!’ 미국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 마크 로스코의 작품들이 2015년 3월, 드디어 한국을 찾는다. 앞서 마크 로스코의 전시가 기획된 적은 있으나, 이번 ‘추상 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展’처럼 그의 전 생애에 걸친 주요 작품들이 한국에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미국 유일의 국립 미술관 워싱턴 내셔널갤러리는 ‘마크 로스코展’ 서울 전시를 위해 마크 로스코의 작품 50점을 해외로 첫 반출했다.
따라서 이번 마크 로스코 해외 순회 전시(전 세계적으로도 네덜란드 헤이그, 미국 휴스턴, 한국 서울 세 군데가 유일하다)는 기획 자체가 문화계의 큰 사건이며, 우리에겐 마크 로스코를 한국에서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 기회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마크 로스코展’은 여러 면에서 기념비적이다.
한국에 전시되는 마크 로스코 작품 50점의 보험 평가액은 무려 2조 5천억 원에 이르며, 미국 추상 표현주의 작가로서는 국내 첫 회고전이다. 게다가 ‘로스코채플 벽화’ 시대에 제작된 ‘다크 페인팅’이 해외에 소개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 기획 및 의의, 규모 면에서 이번 ‘마크 로스코展’은 한국 전시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문화적 이벤트이며, 한국의 예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행사로서 기억될 것이다. ...
■ “비극적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비상경보기로서의 소명!
마크 로스코는 자신의 그림으로 감당하고자 했다.”
행동하는 철학자 강신주와 마크 로스코가 빚어낸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추상 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展’은 전시 도록 출간이라는 점에서 일찍이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보여 준다. 이번에 민음사와 코바나컨텐츠가 공동 제작한 전시 도록은 마크 로스코의 색감을 정확히 구현한 본문 인쇄와 초호화 사양으로 제작됐으며, 한국에 온 마크 로스코의 전 작품(50점)은 물론 수준 높은 국내외 연구 논문과 해설까지 모두 수록했다.
전시 도록 『Vol. 1: 작품들』은 우리가 이제껏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마크 로스코의 초기작에서부터 ‘멀티폼’ 작품, 전성기에 제작된 대표작들, 벽화 시대에 그려진 놀라운 걸작들, 그리고 그가 최후의 순간에 ‘자신의 피로 그린’ 「레드」(1970)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여기에 워싱턴 내셔널갤러리 수석 큐레이터 해리 쿠퍼의 상세한 해설과 미술사학자 진숙영의 에세이까지, 마크 로스코의 심오한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책으로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 도록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철학자 강신주가 쓴 1만 2000자 분량의 해설서 『Vol. 2: 소통 표현주의』(전시 도록 2권)다. 그동안 동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대중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온 철학자 강신주는 이번 ‘추상 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展’ 해설을 사명으로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날카로운 인문학적 시선으로 ‘마크 로스코 예술 철학’의 심연을 파고들었다.
그러기 위해 철학자 강신주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오직 마크 로스코의 예술을 이해하는 데에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저자는 직접 런던 테이트모던을 방문해 마크 로스코의 ‘시그램 벽화’를 감상하고 왔으며, 그(마크 로스코)의 레플리카 작품을 항상 곁에 두고 온종일 응시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수백여 종에 달하는 마크 로스코 연구서와 전시 도록, 마크 로스코가 직접 남긴 문헌에 이르기까지 철학자 강신주는 매 순간 마크 로스코만을 염두에 두고 생활해 왔다. 바로 그 결실이 전시 도록 2권 『Vol. 2: 소통 표현주의』인 것이다.
먼저 철학자 강신주는 마크 로스코의 전 생애를, 즉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로서 척박하게 살아야 했던 유년 시절, 학업과 예술 사이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청년 시절, 예술가로서 발돋움하며 시대와 맞서 싸운 전성기, 인생의 위기를 맞닥뜨리기 시작한 벽화 시대와 비극적 자살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고증으로 되살려 냈다.
한편 저자는 마크 로스코가 심취했던 니체, 키르케고르, 고대 그리스 비극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를 시도하며 오직 철학자만이 해낼 수 있는 ‘마크 로스코론(論)’을 완성했다. 우리는 왜 로스코의 그림 앞에서 울게 되는가, 그는 왜 소통을 강조했는가, 또 그는 어째서 양차 세계대전 이후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는가…….
이처럼 철학자 강신주는 지금 우리가 왜 마크 로스코와 대면해야 하는지 설파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그의 작품이 품은 심오한 의미와 당대적 가치에 대해 명쾌한 분석을 제시한다. 그뿐 아니라 전시 도록 2권 『Vol. 2: 소통 표현주의』는 전시 도록 1권에 버금가는 30여 장의 컬러 도판과 국내에 소개된 바 없는 마크 로스코의 연설문과 기록들까지 가득 담고 있다.
우리는 이번 ‘마크 로스코展’을 통해 대한민국 전시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콜라보레이션’을 직접 목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한국 독자들은 ‘비상경보기’이자 ‘초인’으로서의 마크 로스코를 이해하게 되는 한편, 그가 자신의 예술을 통해 이 세상에 던지고자 했던 ‘화두’가 무엇인지 절절히 깨닫게 될 것이다.
내면세계인가? 아니면 외부 세계인가?
로스코는 이런 양자택일로 고민했던 예술가가 아니었다. 그는 외부 세계를 거치지 않고, 화가의 내면세계가 관람객의 내면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마침내 그는 그것이 색채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색채들의 관계, 혹은 색채들이 펼치는 드라마를 통해 화가의 감정과 관람객의 감정은 서로 소통할 수 있다. 이게 바로 로스코의 그림이 지닌 힘이라고 할 수 있다.
(……) 우리는 로스코의 탁월한 예술론에 감탄하게 된다. 외부 세계를 거치지 않고 나의 내면세계와 너의 내면세계가 서로 사무쳐 ‘우리가 되는 장소’가 아니라면 그림은, 나아가 예술은 어떤 존재 이유도 가지지 못한다. 예술은 외부 세계를 거치지 않고 나와 너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이것이 로스코 예술론의 핵심이다.
―『Vol. 2: 소통 표현주의』, 「프롤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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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로스코에 대하여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
마크 로스코는 1903년 러시아 드빈스크(현재 라트비아 다우가프필스)에서 태어나 1913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아버지 야코프 로트코비치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으나 머리가 비상했던 마크 로스코는 예일 대학교에 진학한다. 그러나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장학금 수여가 거부되면서 로스코는 뉴욕으로 가 아트스튜던츠리그에 몸담게 된다.
그는 뉴욕에 머물며 맥스 웨버에게 미술을 사사하고,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생업을 이어 간다. 로스코는 뉴욕의 다양한 화가들과 교류하며 ‘오늘날의 미술은 완전히 끝났다.’라는 생각을 확고히 품고 ‘새로운 회화’를 모색하는 데 매진한다.
그는 고대 신화와 그리스 비극, 오랜 상징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유기체적이고 생물 형태적인 회화와 초현실주의적 실험을 시도했다. 그 후 마크 로스코는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하고, 자본주의의 위협을 몸소 체험하며 보다 심오한 예술 세계로 나아간다.
비로소 1940년대 말, 로스코는 재현적 요소들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완전한 추상에 이르게 된다.
그는 ‘신화 그림’, ‘멀티폼’을 경유해 마침내 전성기 대작들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바로 거대한 캔버스에 거대한 색 덩어리들을 결합하는, 즉 ‘로스코만의 회화’가 나타난 것이다. 그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작품과 교감하기를 바랐고, 자신이 그린 그림들이 감정적 정체성을 지닌다고 굳게 믿었다.
이후 로스코는 시그램 빌딩, 하버드 대학교, 로스코채플 벽화를 차례로 수주하고, 1961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까지 개최하며 엄청난 성공을 이룩하지만 차츰 육체적, 정신적으로 무너져 간다. 결국 그는 1970년 자신의 작업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 WHY?
마크 로스코가 남긴 말들
01 나는 추상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색의 관계나 형태,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단지 기본적인 인간의 감정들, 즉 비극, 황홀, 숙명 등을 표현하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02 그림은 경험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건 그 자체로 경험이다.
03 예술가로서 우리의 기능은 관객이 그의 방식이 아니라, 우리 예술가의 방식으로 보도록 만드는 데 있다.
04 우리는 단언한다. 오직 결정적이고, 비극적이며 무시간적인 주제만이 타당하다고 말이다.
05 침묵은 그만큼 정확한 것이다.
06 불을 꺼야 하는 순간이 있다. 죽음이나 마비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다.
07 나는 내 그림들을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림 안의 형태들은 연기자들이다.
08 만일 한 사람이 만든 작품이 그의 안목에서 완전히, 그리고 심오하게 옳다면 이 작품은 그 사람의 전체를 담고 있는 것이다.
09 우리는 줄곧 복잡한 생각을 단순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우리는 커다란 모양들을 선호한다. 그것은 ‘명료하다.’라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10 나는 ‘추상적인가, 아니면 재현적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진짜로 중요한 것은 이런 침묵과 고독을 끝내고, 다시 한 번 숨을 내쉬고 자신의 팔을 쭉 펴는 것이다.
11 아이러니는 운명에 맞서는 무기가 된다.
■ ‘추상 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展’ 전시 구성
Section 1 신화의 시대
마크 로스코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일궈 가던 시기의 그림들로 고대 그리스 신화, 전설, 철학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인간 고유의 심리적 구조가 지닌 영원한 상징을 담은 구상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Section 2 색감의 시대
‘멀티폼’ 시기의 작품들로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핵심적인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마크 로스코 예술의 상징이 된 전성기 그림으로 가는 교차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 ‘멀티폼’ 작품들이 한국 최초로 무게감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Section 3 황금기
이번 서울 전시의 하이라이트로서 마크 로스코의 대표작으로 남은 대형 유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색 덩어리들이 마치 유기체처럼 살아 움직이는 광경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우리는 색 덩어리들이 서로 관계 맺으며 빚어내는 거대한 휴먼 드라마를 바라봄으로써 공명하고 공감하게 될 것이다.
Section 4 벽화의 시대
자본을 거부한 마크 로스코의 예술가적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시그램 빌딩 벽화’ 연작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마크 로스코가 시그램 빌딩, 하버드 대학교, 로스코채플 세 장소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때는,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며 ‘작품 가격이 비싼 화가’로 알려지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런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존재하는 로스코의 비밀스러운 내면세계가 서울 전시장에서 밝혀질 예정이다.
로스코채플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마련된 신성한 장소 로스코채플이 서울 전시장 안에 재현된다. 관람객은 로스코채플 내부를 채운 ‘다크 페인팅’ 7점과 대면하며 어둠 속에서 자신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Section 5 부활의 시대
벽화 시대와 로스코채플 이후, 마크 로스코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제작한 그림을 통해 자본과 지성, 그리고 종교로부터 작품 고유의 순수성을 지키려 애썼던 그의 마지막 열정을 만날 수 있다.
1
(전략)
현대미술의 논리적 귀결인 추상표현주의는 철저하게 再現, 즉 구체성을 추방한 대가로 치명적인 후유증을 앓게 된다. 한마디로 화가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듯한 작품들, 심지어 화가 자신조차 무엇을 의도했는지 알기 어려운 작품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가 완성한 그림을 혼자 보지 않고 , 전시회를 통해서 타인들에게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다. 정말로 아이러니 아닌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철저하게 표현했기에 타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을 만들어놓고 그걸 전시하는 화가나,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그런 곤혹스런 작품을 보느라 진땀을 빼는 관객이나. . . .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듯한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으례 예술가와 관람객 사이에 빚어져야 할 소통의 감동이 전시장에서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통 가능성을 막고 표현성만을 극단으로 추구하는 순간, 화가의 그림은 좀체 알아들을 수 없는 간난아기의 절규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한데 사실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은 타인에게 이해되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욕망을 전제하고 있는 게 아닐까? 결국 표현과 소통은 서로 기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표현성과 소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그림은 불가능하기만 한 것일까?
이런 난제를 평생의 과업으로 기꺼이 껴안은 예술가가 바로 마크 로스코다. 그는 현대미술의 핵심인 표현성을 그대로 유지하되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소통성도 동시에 확보하는 것, 이 미션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그래서 로스코에게 추상표현주의라는 명찰을 붙이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 그의 그림을 감상하는 데도 심각한 장애가 된다. 로스코 본인도 항시 자신은 '표현주의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가의 내면세계가 관람객의 내면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마침내 그는 그것이 색채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예술은 외부세계를 거치지 않고 나와 너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것이 로스코 예술론의 핵심이다.
(후략)
─ 강신주의 프로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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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주의 오해
' "어머! 강아지를 잘 그렸네!, 엄마를 잘 그렸네!"
강아지나 어머니를 본 누군가가 그림의 강아지나 엄마를 맞힐 수가 있다면 그것이 '잘 그린 그림'이라는 것이다.
저기 있는 강아지를 여기 있는 종이에 표현하는 것은 인문학에서 말하는 재현(再現)이다.
미술의 역사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했던 사조가 바로 사실주의(realism)이다.
거칠게 말해서 세계와 사회를, 그리고 인간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미술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실주의 19세기 중엽부터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잘 그린 그림은, 즉 재현이 잘된 그림은 이제 한마디로 '죽은 개'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 사진이 출현한 것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인상주의는 사진에 맞서 미술을 정당화하는 방법을 찾아낸 첫번째 사조였다. '
☜ 내가 아는 그 강신주가 맞나????
강신주가 '사실주의'를 저렇게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당장에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쿨베의 '사실주의'가 무엇인지를 한번 검색해보시라.
그리고 쿨베의 대표작이라는 그림을 두어개만이라도 찾아 보시라.
쿨베가 왜 그런 對象들에 착안했는지를 염두에 두면서.
그리고 또 한 가지,, 기막히게 재현을 잘한 것은 쿨베의 사실주의가 아니다.
쿨베와 가까이로는 다비드 & 앵그르의 신고전주의나 아카데미 화파의 윌리암 부게로가 있고,
멀리는 벨라스케즈, 뒤러, 페르메이르, 등등등ㅇ
ㅇ이전 시대의 무명화가들까지 합치면 헤아릴 수 없이 많건만.
무슨 근거로 저런 단언을 하는지, 내가 외려 독자들 앞에 당황스럽다.
사진이 어쩌구 하면서 '20세기초까지 인상주의가. . . . .' 운운한 대목도 그러하다.
거두절미하여, 강신주가 미술계, 미술사에 대해서 해박한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신경 많이 쓴 <로스코 도록>을 강신주에게 맡겼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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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통적으로 아카데미는 그림이 드로잉에서 시작된다는 관념을 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색에서 출발할 수 있어야 한다.
- 마크 로스코, <휘갈겨 쓴 책>
윤곽이 지성적이라면 색채는 감성적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인상에서 일차적인 건 바로 다양한 색채들이고,
그것들이 교차하며 생겨나는 윤곽선은 이차적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대회화가 형태를 뒤틀고 왜곡시키면서 끝내 드러내고자 했던 건 바로 색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현대 추상회화의 목적은
관람자의 지성을 좌절시키고 그의 감성을 활성화시키는 데 있다고 정리하면 좋을 듯싶다.
(☜ 이것은 오버가 심하고,)
어쨌든 로스코는 색채로부터 시작해야 아이들은 그림을 통해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진솔한 표현만으로 그림이 하나의 에술작품이 되는 건 아니다.
표현성은 예술성의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 이것은 어린이 미술학원 선생들이 귀담아 들을 내용이다.)
개인들이 자기만의 고유성을 꽃 피울 수 없다면 우리는 좀체 살아갈 수조차 없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 예술이 지닌 절박함이 있다.
직접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관철할 때 따르는 위험을 우회하면서 간접적으로 자기가 느낀 것,
욕망한 것, 혹은 자신의 정서 상태를 토로하는 게 예술이니까 말이다.
사실 표현성과 소통성 사이에는 일종의 비극적인 대립관계가 존재한다.
표현성이 커질수록 소통성은 줄어들게 되고,
반대로 소통성이 강해지면 그만큼 표현성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표현성에 있어 중요한 게 예술가의 내면이라면,
소통성은 감상자의 이해를 더 중요한 계기로 삼는다.
3
"예술가로서 우리의 기능은 관객이 그의 방식이 아니라
우리의 방식으로 세계를 보도록 만드는 데 있다."
화가들 사이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는 관념에 따르면,
화가는 잘 그리기만 하면 무엇을 그렸는지는 중요하지가 않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아카데미즘의 본질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좋은 그림 따윈 있을 수가 없다.
우리는 단언한다.
주제가 결정적이라는 사실과 비극적이고 무시간적인 주제만이 타당하단 사실을.
이것이 우리가 원시적이고 고대적인 예술과 정신적 친족관계에 있다고 공언하는 이유다.
- <로스코와 고틀리보가 편집자에게 보내는 서신>
4
"나는 내 그림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림 안의 형태들은 연기자들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자기표현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음악을 감상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로스코의 음악적 회화는,
그림 자체에 어떤 시간성을 불어넣는 것과 연관된다.
그러니까 로스코 작품의 관람시간을 관람객의 주관적 변덕이 아니라 그림 자체에 의한 강요라는 말이다.
- 이건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그래서 로스코의 그림은 영화, 오페라, 연극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영화와 오페라, 연극을 관람할 때에는 전적으로 연출가가 의도한 시간에 복종해야만 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 자발적으로 복종하고록 만들어야 한다.
로스코가 자신의 그림을 '드라마'에 비유했던 데엔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그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행해지는, 즉 세계에 대한 소통입니다.
이러한 소통이 있은 후 세계가 납득된다면, 우리 세계는 변하게 될 것입니다.
피카소나 미로가 있은 후의 세계는 결코 과거와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그림은 사물을 보는 우리의 시선을 변형시켜주는 세계관이기 때문입니다."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화가의 무의식적 표현이 아니라,
화가 자신의 세계관을 그림이라는 형식에 담아 관람자와 소통하는 것이다.
5
내 그림들은 크고, 색채로 가득하며, 틀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미술관 벽면들은 보통 광대하고 압도적이라 그림이 벽면과 장식적 관계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것은 제 그림들이 가진 의미를 왜곡할 것입니다.
그것들은 친근하고 강렬하며, 장식적인 것과는 대립적입니다.
그래서 나는 종종 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듬성듬성 그림을 걸지 않고 빽빽하게 전시하곤 합니다.
즉, 작품의 느낌으로 전시공간을 포화시키는 겁니다.
그러면 벽면은 힘을 잃고, 제 그림들이 지닌 신랄함이 더욱 분명해지는 듯합니다.
- <캐서린 쿠(k. Kuh)에게 보내는 편지>
6
완성된 작품들에 녹아들었다던 로스코가 언급한 일곱 가지 성분들을 보자.
1) 비극적인 것
2) 관능성
3) 긴장
4) 아이러니
5) 위트와 유희
6) 덧없음과 우연
7) 10퍼센트 정도의 희망
이 중 앞의 세가지 주제는 로스코가 말하고자 했던 것, 즉 표현하려는 내용과 연관된다.
그리고 나머지 네 가지 것들은 관객을 유혹하는 표현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로스코가 전하고 싶어했던 자신의 속내는 비극에 대한 니체의 철학적 통찰과 관련이 있다.
반면 그가 선택한 표현방식은 키에르키고르의 철학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그러니까 니체적 영혼을 지니고 있다면 그건 키에르케고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전성기의 로스코가 견지했던 에술철학의 핵심이다.
로스코는 전성기에 그린 작품들에 어떠한 제목도 붙이지 않았다. 숫자만 표기돼 있을 뿐.
7
"로스코는 전시(회고전)가 시작된 뒤에도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작업을 멈춘 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전시장에 들러 자신의 작품들 주위를 이리저리 맴돌았다.
스쳐지나가는 말 하나하나에 까지 성심껏 대답했다.
관람객들이 작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의 문제가,
창작과정에 어떻게 임해야하는 지의 문제보다 훨씬 중대한 사안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 큐레이터 캐서린 큐, <예술가를 말하다>
8
1961년은 분명 외적으로 로스코에게 찬란한 전성기였다.
그러나 1962년 11월, 로스코와 그의 동료들이 자주 전시해왔던 뉴욕 시드니재니스갤러리에서
<새로운 사실주의자들 The New Realist>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열린다.
로이 릭턴스타인과 앤디 워홀로 대표되는 팝아트가 화려한 봄을 예고하듯 서막을 열어젖힌 것이다.
추상표현주의 시대가 저물고, 광고와 대중문화의 영향을 흡수한 재현적인 그림들이 다시 각광받게 된 것이다.
급기야 갤러리와 미술관들은 지난 195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을
전위적 예술가라 생각하기는 커녕 '죽은 개'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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