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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8. 20:26산행기 & 국내여행/여행정보 & 여행기 펌.





마호메트와 예수가 사이좋게 지켜보는 곳
[르포] 인도 보드가야 석가모니 부처 건강병원과 미륵불 학교



열흘의 명상 과정이 끝나던 날, 마지막 명상은 병원의 입원실에서 행해졌다.

그곳 의사가 우리들의 맑은 기운이 환자들에게 나눠지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석가모니 부처 건강 병원’.

명상센터를 세운 스님이 “티베트인을 받아준 인도인들에게 우리도 뭔가를 돌려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세운 병원이다.

보드가야의 불가촉천민과 가난한 주민을 위해 1998년에 개원한 이 병원은 치료비와 진료비 일체가 무료이다.

또 가난과 육체적 장애로 병원을 찾기 힘든 환자들을 위해

소아마비 클리닉, 결핵 클리닉, 여성 클리닉 등의 ‘이동 병원’을 다섯 마을에서 운영해오고 있다.





▲ 석가모니 부처 건강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이스라엘 간호사 빼마.  
ⓒ2005 석가모니 부처병원



결핵보다 무서운 병, 카스트 제도

명상을 하기 위해 입원실로 들어섰을 때였다.

침대에 누워있던 한 환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모아 “나마스떼!” 인사를 건넸다.

네루라는 이름의 그녀는 뼈결핵(Bone TB)에 걸린 환자였다. 뼈결핵은 원래 투약과 치료를 병행하면 완치되는 병이었다.

하지만 홍수가 그녀의 마을로 진입하는 다리를 무너뜨렸고, 그로 인해 이동 병원이 2개월 동안 마을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그녀의 병은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되었고, 이제 그녀는 침대에 누운 채 남은 삶을 보내야만 한다.

가족에게조차 가난을 이유로 버림받고, 이곳 병원에 2년째 누워있는 그녀.

그런 처지에 어쩌면 그렇게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걸까.

그녀는 침대에 누운 채 우리와 명상을 함께 했다.

명상이 끝난 후 이곳에서 넉 달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의 간호사 빼마(27)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티베트 불교에 귀의한 이후 티베트 이름을 받았다.

그녀에게 전해 듣는 이곳의 상황은 끔찍하다.

보드가야가 속한 비하르주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문맹률은 가장 높고, 관료들의 부정부패는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당연히 강도나 절도, 살인 등의 강력범죄 발생률도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곳 병원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불가촉천민’이다.

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고, 대부분 소작농으로, 농사를 지어 겨우 입에 풀칠을 하는 수준이기에 가난은 질병처럼 퍼져있다.

그래서 노동력이 되지 못하는 여자 아이를 낳으면 굶겨 죽이는 일이 아직도 빈번히 발생한다.

병원을 찾은 환자를 치료해 퇴원시키면 다시 악화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먹고살기 바쁜 가족들이 환자를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소아마비나 결핵처럼 예방과 적절한 치료로 퇴치할 수 있는 병에 걸려 불구가 되거나 사망하는 환자가 절대다수라는 사실이다.

헌법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카스트 제도.

하지만 인도에서 카스트는 여전히 삶의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불가촉천민들은 인도의 공공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한다.

우선은 진료비를 낼 수 없을 뿐더러, 설혹 돈을 마련한다고 해도 간호사와 의사가 불가촉천민에 대한 진료를 거부한다.

부정한 계급이므로 그들과 접촉하면 자신들까지 더러워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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