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2. 11:09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2018. 2
저자 이연식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미술이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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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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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미술은 불안을 위로하지도 않고 덜어주지도 않는다.
미술은 불안을 더 부추기며 관람자에게 불안을 만끽하게 해준다.
뭉크, <불안>
제1장 섹스
거대한 여인 |
선택의 불안 |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ㅣ
에드워드 호퍼, <철학으로의 도피> 1959
상대가 바람을 피운다면 |
닿지 못한다면
제2장 이별
- 에곤실레 & 에드바르드 뭉크
황량한 시간 속의 연인 |
죽음과 여인 |
해변의 이별과 우울
사랑의 행로 |
재와 같은 사랑 |
사라진 광채
제3장 노쇠
트로이의 왕자 티토노스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오로라) 에게서 사랑을 받았다. 에오스는 티토노스에게 영생을 달라고 제우스에게 청했다. 그런데 한 가지 실수를 했다. 불로불사를 청했어야 했는데 不老를 빠트리고 不死만 주문했다. 티토노스는 죽지도 못하고 끝없이 늙어갔다.
"그가 점점 늙어 가는 것을 보고 그녀는 마음 아파했다. 그가 백발이 되었을 때 그녀는 그와의 교제를 끊았다... 마침내 그가 수족을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그를 방에 유폐하였는데, 그의 신음 소리가 종종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것에 짜증이 나 그를 메뚜기(혹은 매미)로 만들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그린 그림에는 노인이 없다. 오늘날 남아 있는 이집트 그림은 대부분 무덤의 벽화다. 무덤의 벽화에 등장하는 인물들, 즉 무덤의 주인은 젊은 모습이다. 늙은 모습으로 그렸다가는 무덤의 주인이 영원토록 늙은 몸으로 살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조각에도 노인은 없다. 소위 헬레니즘 시기부터 인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노년의 이미지가 점차 등장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노년을 묘사한 이미지는 경멸과 비하의 감정을 드러낸다. 미술은 노년의 덕성을 찬양하기보다는 노년에 대한 혐오감과 공포를 자양분으로 삼아왔다.
영원한 생명이냐 영원한 젊음이냐 |
인생의 단계 |
뭉크, 클림트 - 여인의 인생 세 단계, 네 단계
아기와 어머니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하지만 나이든 여인은 꿈을 꾸지도 않고 잠을 자지도 않는다. 잠을 자야 원기를 회복할 터이다. 이제는 잠을 자도 나서도 기운을 차릴 수 없고 잠을 이루기도 어렵다.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그런데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왜 존재를 감춰야 하는가? 나이는 태도의 문제라 한다. 자신의 나이에 대해 스스로가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가 나이에 대한 세상의 태도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반쯤 맞는 말이다. 아니, 거의 틀린 말이다. 실제로는 세상이 스스로를 향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스스로에 대한 태도가 결정된다.
노인이라는 말은 이제 '시들었다' '저물었다'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어르신'이라고 하면 경륜과 지헤를 지닌 존재처럼 느껴진다. 성숙은 강조하고 노쇠는 가리는 호칭이다. 농;ㄴ은 균일한 집단이 아니다. 노인들의 모습에서는 저마다 살아온 길이, 놓인 처지가 보인다. 나이가 적은 이들보다 차이가 더 뚜렷하다. 쌓인 세월 때문이다.
고야의 그림에 나이든 여성은 불길한 존재다. 빗자루를 타고 다니는 마녀다. 나이든 여인이 거울 앞에서 머리에 모자를 얹자 곁에서 젊은 남녀가 비웃는다. 꾸미지 않아도 비웃고, 꾸밀 때는 더 비웃는다.
남성의 노년
시간은 남고 나는 흘러간다 |
그때 나 아직 젊었을 적에
젊은 줄 모르고 젊었지
그때는 아무도 내게
젊다고 말해주지 않았으면서
지금은 늙었다고
가르쳐주지 않는 사람이 없네
- 황인숙,「아현동 가구거리에서 」뒷부분
제4장 종말
장 레옹 제롬. <가장무도회가 끝나고> 1857
죽음의 징조 |
어떻게든 실현되는 예언 |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다면
종말의 그림 |
돌고 도는 달력
피터르 브뤼헐 <사순절과 사육제의 싸움>(1559)
제5장 기다림
잘못된 스타트 |
기다리는 사람들 |
편지를 쓰는 사람, 전하는 사람
결투 |
고백과 기다림 |
예감 없는 기다림
아름다운 여인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사내가 있었지. 사내는 어렵사리 여인을 만나 사랑을 고백했지만 여인은 100일 동안 그녀의 창에서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서서 기다리면 사랑을 받아주겠노라고. . . . 사내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 자리를 지켰다네. 그렇게 99일이 지나가고 딱 하루가 남았지. 그런데 마지막 하루를 남겨두고 사내는 그 자리를 떠났다. 사내는 왜 약속한 마지막 하루를 남겨두고 떠났을까?
1) 여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2) 기다리면서 감정이 다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3) 약속을 지킬지 안 지킬지 확인하기가 두려워해서
제6장 공간
거리의 우울과 신비 |
떠나는 자, 지나가는 자 |
기댈 곳은 이 방뿐
옆구리의 흰 연기 |
표정 없는 세상의 두려움 |
공간의 주인 |
어디에도 없는 곳
제7장 작가
걷는 자리, 앉는 자리 |
가치가 있을까 |
작가의 불안은 크게 두 갈래인데, ‘과연 할 수 있을까’와 ‘과연 가치가 있는 걸까’이다. 스스로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기껏 뭔가를 해놓았지남 죄다 헛것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가치가 있는 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명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대중은 스스로 가치를 결정하기보다는 앞서 승인된 가치를 좇아가는 편이다.
작가 스스로 가치를 결정하기는 어렵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인정을 못 받으면 낙담한다. 작가뿐 아니라 누구도 그렇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은 물정을 모르는 말이거나 자기 기만이다. 초반에는 어찌 견딜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이들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쉬이 무너진다.
그래서 평가의 기준은 바깥에서 온다. 그런데 그 바깥이라는 게 어디인지 모호하다. 그러나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기 전에, 애초에 시작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시작할 수 있을까
흔히들 아이디어만 나오면 창작과정이 대부분 해결되는 줄로 안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무엇이냐'보다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다. 스스로에게 늘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어찌해 볼 수도 없는 파편들, 아니 파편이라고 말하기에도 지리멸렬한 가닥들 뿐이다.
아이디어는 채무다. 좋은 아이디어를 잔뜩 떠올려 놓고도 뭔가 이루지 못한다면 그그로 무력하고 비참한 인간이 된다. / 아이디어에 휘말려 실행은 한없이 미루어진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실행을 미루기 위해 끝없이 아니디어를 낸다. 현실과 이상 사이를 한껏 벌려 놓아서 현실에 슨응하기 위한 구실을 마련한다.
영감이냐 습관이냐 |
끝낼 수 있을까 |
파리의 카페에서
일리아 레핀, <파리의 카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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