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팔가 광장 앞 그 미술관』

2018. 8. 28. 20:06미술/미술 이야기 (책)

 

 

 

 

 

트라팔가 광장 앞 그 미술관 2017. 9. 11

 

 

 

 

내 마음 속에 저장하고 싶은 스무 점의 명화 이야기

세상에는 아름답고 완벽한 그림이 많지만, 그것들을 모두 명화라 부르지는 않는다. 명화의 기준은 무엇일까? 『트라팔가 광장 앞 그 미술관』의 저자 엄미나는 명화에는 누군가의 진실했던 인생과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반드시 담겨 있다고 믿는다. 그림 속 스토리가 지친 일상에 소소한 위로와 감탄이 되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조금씩 넓혀준다면, 그 그림은 마음 속에 오래 담아두고 싶은 명화가 되는 것이다. 
『트라팔가 광장 앞 그 미술관』은 시그니처북스의 유럽미술관 가이드북 첫번째 시리즈로,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명화 스무 점을 소개한다. 세계 최고의 작품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미술관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생생한 관람동선이 더해져 이 책은 미술관에 소장된 수천 점의 작품 중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할지 망설여지는 일반 관람자와 유럽 미술관을 생생하게 체험하고픈 호기심 많은 독자에게 친절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저자 엄미나 

1983년생. 기업 강사이자 1인 출판사 시그니처북스 대표. 런던 크리스티에듀케이션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 디플로마 취득. 유리멘탈이지만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일단 무조건 덤비고 본다.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하고 쉽게 포기, 좌절하기도 하지만, 미술작품 감상하는 재미에 푹 빠진 이후로는 한 우물을 파는 중.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보다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개발하여 살아남는 쪽을 선택한다. 밥벌이가 중요한 만큼 ‘왜 이 일을 하는가?’도 중요하다. 더 많은 사람이 예술 작품에 담긴 긍정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간 아티스트들로부터 삶의 태도에 대한 힌트를 얻길 바라는 진심을 담아 강의를 기획한다. 삼성, SK, 한화, 현대 등 대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에서 강연했으며, 저서로는 《트라팔가 광장 앞 그 미술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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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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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들어서며



회화의 보고, 내셔널 갤러리


내셔널갤러리의 탄생
내셔널갤러리의 소장품
모두의 미술관, 모두의 광장

1250-1500년대 초기 르네상스 회화 (세인스버리 별관)


53번 전시실: 윌튼 딥티크, 작가 미상
56번 전시실: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얀 반 에이크
66번 전시실: 암굴의 성모, 레오나르도 다 빈치
58번 전시실: 비너스와 마르스, 산드로 보티첼리
60번 전시실: 패랭이꽃을 든 성모, 라파엘로

1500-1600년대 전성기 르네상스 및 마니에리슴 회화


9번 전시실: 알렉산더 대왕을 맞는 다리우스 가족, 파울로 베로네세
8번 전시실: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 브론치노
6번 전시실: 은하수의 기원, 틴토레토
4번 전시실: 대사들, 한스 홀바인
2번 전시실: 바쿠스와 아리아드네, 티치아노

1600-1700년대 바로크 회화


18번 전시실: 파리스의 심판, 피터 폴 루벤스
21번 전시실: 말을 탄 찰스 1세의 초상, 안소니 반 다이크
22번 전시실: 34세의 자화상, 렘브란트
30번 전시실: 비너스의 화장, 디에고 벨라스케스
32번 전시실: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카라바조

1700-1900년대 로코코, 인상파 및 후기 인상파 회화


33번 전시실: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 프랑수와 드루에 위베르
33번 전시실: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 엘리자베스 루이즈 비제 르 브룅
34번 전시실: 전함 테메레르, 윌리엄 터너
44번 전시실: 막시밀리안의 처형, 에두아르 마네
43번 전시실: 해바라기,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을 나오며

 

 

 

 

 

 

 

 

 

1

내셔널 갤러리의 전시실은 70여 개, 소장품은 2300여 점이다. 그런데도 내셔널 갤러리가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컬렉션 때문이다. 내셔널 갤러리 소장품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이 많다.

내셔널 갤러리의 소장품은 국가별로 분류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미술사적 시대로 전시하고, 시대별로 미술이 가장 발전했던 나라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한다.

 

 

 

2

내셔널 갤러리에 소장된 영국회화 전시실은 3개에 불과하며 그 작품 수도 매우 적다. 그 이유는 영국 작품만 전시하는 테이트 브리튼과 작품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서양 미술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함께할 수 있는 작품들만 내셔널 갤러리에 남겨졌기 때문이다.

 

※ 테이트 브리튼에서는 영국의 1500년대 작품부터 내셔널 갤러리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터너의 작품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만 탄생한 라파엘전파의 회화, 21세기 영국을 유럽 미술의 중심에 올린 젊은 영국 미술가들의 현대미술 작품들(회화, 조각, 설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3

내셔널 갤러리에는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과 함께 르네상스 3대 거장의 회화를 모두 소장하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미술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4

내셔널 갤러리의 큐레이터들은 다른 미술관의 큐레이터들보다 바삐 움직인다. 상설전시라 해도 그림을 한 번 걸은 자리에 그대로 두지 않고 작품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반영한다. 또한 뛰어난 기획력을 바탕으로 세게각국에 흩어진 명작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기획전시를 정기적으로 열어 수익을 내고 있으며, 고전회화를 다양한 시각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전시사례는 ↓

 

 

 

 

 

 

5

트라팔가 광장

 

 

 

 

 

 

 

 

 

6

4번 좌대

 

 

 

 

 

 

 

 

 

 

 

 

펌))

 

 

영국의 런던 내셔널 갤러리는 1824년 설립되었으며, 13세기 중엽부터 1900년에 이르는 약 2천 3백 점의 유럽 회화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런던의 트라팔가(Trafalgar) 광장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요 컬렉션은 영국 국민들의 소유이며 입장료도 무료이다. 1824년 금융가이며 미술 애호가였던 존 앵거스타인(John Julius Angerstein)이 보유하고 있는 회화 작품 38점을 영국 정부가 사들인 것을 계기로 탄생하게 된 내셔널 갤러리는 현재까지도 컬렉션의 2/3가 개인 기증을 통해 구성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838년, 트라팔가 광장 근처의 왕궁 미구간을 헐고 난 후 그 자리에 갤러리 건물들을 지었으며, 건축가 윌리엄 웰킨스(William Wilkins)가 설계를 맡았다. 컬렉션이 증가하고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공간 문제로 고민하던 내셔널 갤러리가 1991년에는 신관, 샌즈버리 관(The Sainsbury Wing)을 개관했다. 이 건물은 미국의 건축가, 로버트 벤투리(Robert Venturi)와 그의 부인, 드니스 스콧 브라운(Denise Scott Brown)이 설계한 5층 건물이며 최신의 설비와 시설을 갖춘 포스트모던 갤러리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 컬렉션의 경우, 유럽의 여타 국립미술관에 비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조토(Giotto)부터 세잔(Cezanne)’에 이르는 유럽 미술사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의 주요 작품들을 고루 전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연 관람객 규모는 약 4백 80만 명(2009년) 정도이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 전경 <출처:Pilgab at hu.wikipedia>

 

 

역사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역사의 맨 첫 장은 존 앵거스타인(John Julius Angerstein)으로부터 시작된다. 해상무역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러시아 출신 금융인, 앵거스타인은 평소 미술 작품 감상과 수집에 관심이 많아 서양 미술사에 있어서 주요한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었다. 그의 사후인 1824년 4월, 영국 정부는 그의 컬렉션 중 주요한 작품 38점을 5만 7천 파운드에 구입하게 되고, 이 작품을 기본으로 국립 박물관을 설립하게 된다. 앵거스타인의 컬렉션 중에는 세바스티노 델 피옴보(Sebastino del Piombo)의 큰 사이즈의 재단화인 [죽은 나자로의 소생(The Raising of Lazaro)]이 있었고, 이탈리아, 네델란드, 벨기에, 영국 등지의 주요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작품들은 미술관 건물을 정하기 전까지는 팔몰(Pall Mall) 가 100번지에 있는 앵거스타인의 집에서 전시되었는데, 국립 미술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사이즈가 작아서 언론들로부터 루브르와 비교되며 조소를 받기도 했다.

 

풍경화 화가이며 아트 컬렉터였던 부몬트 경(Sir George Beaumont)이 1826년, 자신의 컬렉션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그의 컬렉션 역시 앵거스타인의 집으로 옮겨와 전시되기 시작했고, 1828년에는 윌리엄 홀웰 카(Reverend William Holwell Carr)가 기증한 34점의 회화 작품이 추가되었다. 팔몰 가 100번지에 있던 내셔널 갤러리는 항상 사람들이 붐볐고, 더웠던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건물마저 내려앉기 시작해서 인근 105번지 다른 건물로 이주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좁은 실내와 열악한 환경으로 사람들의 혹평을 받았다.

 

1832년 건축가 윌킨스(William Wilkins)는 트래팔가 광장의 왕실 마구간이 있던 자리에 내셔널 갤러리의 새 건물을 짓기 시작했고, 이 건물은 1838년에 완공되었다. 갤러리가 들어서게 된 새 장소는 부유층이 모여있는 웨스트엔드(West End)와 동쪽의 빈민 지역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15세기와 16세기 이탈리아 회화 컬렉션은 초기부터 내셔널 갤러리의 중심이 되는 컬렉션이었다. 내셔널 갤러리의 운영위원들은 처음 30년 동안 르네상스 시대 거장들의 작품들만을 집중적으로 수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이 결정은 내셔널 갤러리의 초기 컬렉션들의 균형감각을 깨뜨렸고 결과적으로 1847년부터 1850년 사이에 다른 회화 작품, 특히 초기 이탈리안 학파들의 컬렉션 유입을 막아버렸다고 평가된다. 다행히 1855년, 내셔널 갤러리의 디렉터였던 이스트레이크(Sir Charles Eastlake)가 재직 10년 동안, 유럽 전반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컬렉션을 구입함으로써 갤러리의 컬렉션은 훨씬 풍부해졌다. 특히 이 시기에 보충한 이탈리아 회화 컬렉션을 통해 내셔널 갤러리의 이탈리아 회화 컬렉션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컬렉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1871년, 내셔널 갤러리는 총리였던 로버트 필(Sir Robert Peel)의 컬렉션을 구입하게 되는데, 이 컬렉션은 네덜란드와 플랑드르의 미술품들이 주를 이루는 컬렉션으로 네델란드의 대표적인 풍경화가 호베마(Meindert Hobbema)의 [미들하니스 거리(The Avenue at Middleharnis)]를 포함하고 있어서 이탈리아 이외 유럽 지역 회화 컬렉션을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는 초기부터 풍부한 영국 회화 컬렉션을 보유할 수 있었지만, 1840 대 중반부터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1845년, 로버트 버논(Robert Vernon)이 내셔널 갤러리에 다수의 영국 회화 작품들을 기증했지만 공간 문제 때문에, 이 컬렉션은 내셔널 갤러리에 전시되지 못하고 팔몰 50번지에 있는 버논의 집에서 전시되다가 ‘말보로 하우스(Marlborough House)’로 이관되고 만다. 다음으로 확보된 1천 점이 넘는 터너(J.M.W. Turner)의 유품 컬렉션 역시 장소 문제로 내셔널 갤러리가 아닌 ‘남켄싱턴’에서 전시될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영국인들은, 장소 문제로 여러 장소에 흩어져버린 영국 미술품들을 모아 독립적으로 전시할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터너 작품

  • 비, 증기, 속도

    터너|1844년

  • 눈보라

    터너|1842년

  • 폴리페무스 조롱 오디세우스

    터너|1829년

  • 떠오르는 해

    터너|1807년

  • 칼레의 부두

    터너|1803년

이에 영국 미술품을 위한 전문적인 갤러리를 기획, 설립하게 되는데, 이 전시관이 바로 현재의 ‘테이트 갤러리(Tate Gallery)’이다. 1889년 부유한 사업가였던 헨리 테이트(Henry Tate)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미술품들을 국가에 기증했고, 영국 미술품들을 위한 갤러리 건축을 위해 기금을 조성했다. 오랜 논의를 거쳐 1897년 설립된 것이 현재 밀뱅크(Millbank)에 위치한 ‘테이트 갤러리(Tate Gallery)’이다. 이로써 몇몇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영국 회화 작품들은 테이트 미술관으로 이관되었다(1996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와 테이트 갤러리는 영국 근대 회화의 분할에 대해 합의를 이루는데, 1900년을 기준으로 그 이후의 작품들은 원칙적으로 테이트 갤러리에서 전시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0세기 초기는, 농업의 위기가 시작되어 귀족들이 보유하고 있던 예술품들을 많이 내다팔았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미국의 신흥 부호들이 높은 가격으로 미술품들을 구입하자, 영국 미술계는 위기 의식을 갖고 ‘국립 미술 컬렉션 기금’을 만들어서 미술품들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경계했다. 1906년 이 기금에서 구입한 첫 작품은 17세기 스페인의 대표 화가, 벨라스케스(Diego Velazquez)의 [거울의 비너스(Rokeby Venus)]였고, 1909년에는 16세기 독일의 화가, 홀바인(Hans Holbein)의 [덴마크 크리스티나의 초상(Portrait of Christina of Denmark)]을 구입했다. 비록 20세기 초반이 귀족 문화의 위기이기는 했지만, 개인 컬렉터들의 기증은 매우 활발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1909년 사업가, 몬드(Dr.Ludwig Mond)가 42점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를 기증했고, 솔팅(George Salting)은 1910년에, 헨리 레이야드(Austen Henry Layard)는 1916년, 휴 래인(Hugh Lane)은 1917년, 내셔널 갤러리에 개인 소장품들을 기증했다.

 

1914년 3월에는 내셔널 갤러리의 작품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여성들의 선거권을 위해 활동하던 운동가 메리 리차드슨(Mary Richardson)이 내셔널 갤러리에 들어와 [거울의 비너스]를 훼손했던 것. 그리고 이어서 다른 운동가가 벨리니(Giovanni Bellini)의 작품 5점을 공격하게 되고, 위기의식을 느낀 내셔널 갤러리는 임시 휴관을 하기까지 했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직 전, 내셔널 갤러리의 회화들은 안전을 위해 웨일즈의 다양한 장소(성이나 대학 건물 등)로 옮겨지게 된다. 하지만 1940년, 프랑스 전투가 일어나자 작품들을 더 안전한 장소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일어났고, 의견 중에는 작품들을 캐나다로 옮기자는 의견이 강세를 이루었다. 하지만 당시 윈스턴 처칠은 반드시 작품들이 영국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반대 의견을 내놓았고, 그로 인해 북 웨일즈 맨노드(Manod)에 있는 지하 채석장으로 작품들을 옮기게 된다. 새로운 장소에서 작품들을 보존하면서, 당시 담당자였던 마틴 데이비스(Martin Davies)는 컬렉션을 과학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었고 작품 보관에 있어서 온도와 습도 유지가 중요한 요소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쟁 후인 1949년, 내셔널 갤러리는 세계 최초의 자동 온도 조절 시설을 갖춘 미술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전쟁 중에 피아니스트, 미라 헤스(Myra Hess)는 비어있던 내셔널 갤러리 건물에서 매일 매일 연주회를 열어 전쟁으로 상심한 대중들을 위로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전쟁 중에도 예술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다고 믿었던 ‘전쟁 예술가 자문 위원회(War Artists' Advisory Committee)’는 한 달에 한 점, 미술 작품을 선정하여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행사를 전쟁 중에 계속 진행했다. 지정된 작품 한 점을 맨노드 지하 채석장으로부터 런던 프래팔가로 가져와 내셔널 갤러리에서 대중들에게 공개했으며 매달 새로이 지정 작품을 교체하여 전시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 행사는 계속되었고, 종전이 되었던 1945년 마침내 모든 작품들은 트래팔가로 돌아왔다.

 

전쟁이 끝난 후, 아트 컬렉션을 구입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거장들의 작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었다(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품들이 가장 많이 올랐다). 그럼에도 내셔널 갤러리는 대중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작품 세 점을 이 시기에 구입할 수 있었다. 다 빈치의 [성 안나와 성 모자(The Virgin and Child with St. Anne)]를 1962년에 구입했으며 티치아노의 [악테온의 죽음(Death of Actaeon)]을 1972년에 구입했던 것. 예술품의 가격은 치솟고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기에 급기야 1985년에는 영국 정부의 미술품 구입 허락이 동결되었는데, 다행히도 그 해 말 폴 게티(Paul Getty: 사업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게티 뮤지엄은 그의 아버지인 석유재벌 J. 폴 게티가 설립한 미술관이다. 이들 부자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알려져있다)로부터 거액을 기부받아 미술품 구입은 계속될 수 있었다. 또한 1985년에는 사이몬 샌즈베리와 티모시 샌즈베리가 사재를 기부하여, 내셔널 갤러리의 신관인 샌즈베리 관을 지을 수 있는 기금이 마련되었다.

 

 

행정


내셔널 갤러리은, 자선 기구의 성격을 갖지만 공식 자선위원회에 속해 있지는 않으며, ‘박물관과 미술관 운동 1992’라는 기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갤러리는 ‘문화, 미디어, 스포츠 부’의 보조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대중 조직이며, 내셔널 갤러리의 장은 영국의 ‘문화, 미디어, 스포츠 부’에서 임명한 공무원 자격을 가진다. 현재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은 ‘운영 위원회(Board of Trustees)’이며, 이 조직은 ‘박물관과 미술관 운동 1992’의 세부 원칙에 따라 런던 내셔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내셔널 갤러리에는 총 6백 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구조


런던의 중심가, 트래팔가 스퀘어에 위치하고 있는 내셔널 갤러리의 현재 건물은 1832년부터 1838년에 걸쳐, 건축가 윌리엄 윌킨스가 지은 건물로서 현재까지 4번의 확장 공사를 했다. 거기에 1991년 벤투리(Robert Venturi)와 그의 아내가 지은 샌즈베리 관이 추가되어 전체적으로 네 개의 전시관이 있다. 내셔널 갤러리의 작품들은 연대순으로 전시관에 나뉘어 전시되고 있는데, 샌즈베리 관은 1260부터 1510년 사이의 작품들, 서관(West Wing)은 1510년부터 1600년 사이의 작품들, 북관(North Wing) 1600년부터 1700년까지의 작품, 동관(East Wing)은 1700년부터 1900년 사이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가장 사람들이 붐비는 전시관은 동관으로 그곳에서 고흐의 [해바라기(Sunflowers)],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Bathers)], 모네의 [수련(Waterlilies)] 2편 등을 볼 수 있다.

 

 

소장품


전시관에 따라 연대 순으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내셔널 갤러리는 회화 작품, 그 중에서도 유럽의 13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 사이의 주요 작품들을 전문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각 시대별 컬렉션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균형감있게 전시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샌즈베리 관(Sainsbury Wing)

  • 윌트 이면화

    작자미상|14세기 후반

  • 비너스와 마르스

    보티첼리|1483년

  • 동방박사의 경배

    보티첼리|1473년

  • 암굴의 성모

    다 빈치|1491~1508년

  • 성 안나와 성 모자

    다 빈치|1505~1507년

  • 예수 탄생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1460~1475년

  • 예수 세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1440~1450년

  • 붉은 터번의 남자

    얀 반 에이크|1433년

  •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얀 반 에이크|1434년

  • 로레단 총독의 초상

    벨리니|1501년

1260년부터 1510년 사이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샌즈베리 관에서는 14세기 후반의 작품인 [윌튼 이면화(Wilton Diptych)]가 단연 화제가 되고 있다. 작은 포터블 이면화인 이 작품은 나무판 위에 템페라로 그린 패널화로서 매우 희귀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국제 고딕 학파 스타일의 이 그림은 중세 후기의 영국의 종교화로서 리차드 II세를 위해 그려졌다고 알려져 있으나, 작자는 미상이다.  이 외에도 샌즈베리 관에는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몇 안 되는 신화화인 [비너스와 마르스(Venus and Mars)],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암굴의 성모(The Virgin of the Rocks)],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예수 세례(Baptism of Christ)], 플랑드르 미술의 걸작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서관(West Wing)

  • 그리스도의 매장

    미켈란젤로|1510년

  • 기사의 꿈

    라파엘|1504~1505년

  • 바커스와 아리아드네

    티치아노|1522~1523년

  • 대사들

    홀바인|1533년

  • 비너스와 큐피드 알레고리

    브론치노|1545년

서관에서는 1510년부터 1600년 사이의 르네상스 작품들과 전성기의 플랑드르 학파의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의 미완성 제단화인 [그리스도의 매장(The Entombment)]과 라파엘(Raphael)의 섬세한 인물화 [교황 율리오 2세(Portrait of Pope Julius II )], 다양한 컬러를 사용하여 색채감을 높인 작품으로 평가되는 티치아노(Titian)의 [바카스와 아리아드네(Bacchus and Ariadne)]와 [악테온의 죽음(The Death of Actaeon)], 착시 현상을 보여주는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the Younger)의 인물화 [대사들(The Ambassadors) 등이 서관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북관(North Wing)

  • 거울의 비너스

    벨라스케스|1644~1648년

  • 63세의 자화상

    렘브란트|1669년

  • 34세의 자화상

    렘브란트|1640년

  • 버지널 앞의 여인

    베르메르|1672년

  • 엠마오의 저녁식사

    카라바조|1600년

1600년부터 1700년 사이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는 북관에서는 17세기 플랑드르 학파의 그림들과 스페인의 르네상스 작품들, 네덜란드와 북유럽 화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초상화를 남긴 것으로 유명한 렘브란트(Rembrandt)의 초상화와 자화상,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삼손과 데릴라],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의 [거울의 비너스(The Rokeby Venus)], 베르메르(Johannes Vermeer)의 작품, 카라바조 등이 대표작이다.

동관(East Wing)

  • 해바라기

    반 고흐|1888년

  • 빈센트의 의자

    반 고흐|1888년

  • 목욕하는 사람들

    세잔|1894~1905년

  • 수련 연못

    모네|1899년

  • 수련 지는 해

    모네|1907년

  • 마담 므와테씨에

    앵그르|1856년

  • 전함 테메레르

    터너|1838년

  • 건초마차

    콘스터블|1820~1821년

  •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쇠라|1883~1884년

  • 아침산책

    쇠라|1885년

1700년부터 1900년 사이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동관은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전시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방의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품들은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명한 고흐(Vincent van Gogh)의 [해바라기(Sunflowers)]를 소장하고 있으며, 세잔(Paul Cézanne)의 [목욕하는 사람들(Bathers)], 모네(Claude Monet)의 [수련(Water-lilies)] 2편이 대표작이다. 이 외의 섬세한 터치와 아름다운 색채 묘사로 유명한 신고전주의 화가, 도미니크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의 [마담 므와테씨에], 인상주의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영국 화가, 터너(J. M. W. Turner)의 [전함 테메레르(Fighting Temeraire)], 콘스터블(John Constable)의 [건초마차(The Hay Wain)], 점묘파 초기의 걸작으로 꼽히는 조르주 피에르 쇠라(Georges Seurat)의 [아니에르에서의 물놀이(Bathers at Asnières)]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정보
이  름 : 런던 내셔널 갤러리
위  치 : 영국, 런던
           Trafalgar Square, London WC2, England, United Kingdom
설  립 : 1824년
연 관람객규모 : 약 4백 95만 명(2010년)
공식웹사이트 : www.nationalgallery.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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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선 / 자유기고가
자유기고가. 월간지 <보그(Vogue)>, <쉬크(Chic)>, <마리끌레르(Marie Claire> 에디터를 거쳐 <노블리안> 편집장을 지냈다. 프리랜서 에디터로서 유행, 문화, 인물 등에 대한 글을 쓰고 있으며, 브랜드를 위한 매체의 기획, 편집을 대행하기도 했다.

이미지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RMN), 지엔씨미디어, Wik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