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했어요

2017. 9. 4. 18:02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봄에 약을 쳐서인지 풀은 별로 보이지가 않는데

잔디가 무성하게 자랐네요 ─ 뱀이 숨어 있으면 안 보일 정도로.

형님은 약을 친 이후로 첨이겠지만, 나는 몇 차례 왔더랬죠.

 

 

 

 

 

"에구~ 날도 더운데 형수님은 뭐타러 옵니까요!"

 

 

 

 

 

 

 

예초기를 구청에서 빌려주는 게 있다네요.

동네 노인정에 비치해 놓고서 1만원인가를 받으며 빌려준대요

저 예초기가 바로 그렇게 빌려온 겁니다.

 

 

 

 

 

 

 

 

 

 

 

 

백일홍이 끝물이라선지 꽃잎이 시들하네요. 

"왜, 꽃 좋을 때 와보지 않았냐"고, 어머니 아버지가 몹시 서운해 하셨을 듯.

<- 깜빡했습니다..

 

 

 

 

 

 

 

장묘관리를 해주시던 최재국씨가 그만두고서

우리가 처음으로 벌초하는 겁니다.

예초기 돌리고, 제초기로 풀약 치고,,

뭐 막상 해보니깐 별 건 아닙디다. 

 9시부터 1시까지 꼬박 반나절이 걸리긴 했는데,

예초기가 션찮아서 그랬지, 담부터는 3시간이면 충분하겠어요.,

 

(예초기 손목 부분의 볼트를 안 조여놔서

뱅뱅 꼬여서 꽉 붙잡느라 애먹었죠.)

 

 

 

 

 

 

 

우리가 50만원에 산소 관리를 맡겼었는데

이제 보니 값을 너무 헐하게 준 거였습니다.

다른 묘들을 보니까, 크기가 반에 반밖에 안되는 데도 40만원 받더군요.

그러니까 우리 묘는 100만 원짜리 됩니다.

(최재국씨 그이가 돈 때문에 그만 뒀다는 얘긴 아니고,  

정말로 허리가 아파서 모든 일감을 넘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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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금요일이 양구 큰아버지 제삿날입니다. 

형님이랑 번갈아 가는데 이번은 제 순서죠.

증조부모,, 조부모,, 큰아버지, 큰어머니,, 그리고 큰 형님 자리까지,, 

벌초하고 곧바로 속초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딴 조카놈들은 안 오고 오로지 장조카만이 혼자서 벌초를 도맡아 하는데,

갸도 허리가 아파서 금초를 못하겠다고 합디다.

해서, 화장을 한대나 어쩐대나......

이번에 가서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봐야겠어요.

저야 당연히 반대하죠.

왜 멀쩡히 누워계시는 분들을 파내서 그런 못된 짓을?

 

 

 

 

 

 

누님은 내가 올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더이다. ㅋ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