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니스

2017. 8. 13. 20:51여행/남프랑스

 

 

 

 

프로방스라는 네 글자만으로도 눈앞에 야자수가 늘어선 지중해, 붉은 테라코타 색 지붕들 그리고 시원한 로제와인을 곁들인 초록 샐러드, 원색의 인상파 작품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이 모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곳, 니스에서 프로방스 여행을 시작한다. '좋다'는 뜻의 영어 단어 NICE처럼 이곳에서라면 무엇이든 나이스하게 풀릴 것만 같은 묘한 기대를 하면서.

 

해변에는 고급스러운 호텔과 부티크들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지만,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국적을 옮긴 지 150년밖에 되지 않아 옛 시가지에는 중세의 이탈리아가 공존하는 신비한 도시이자 프로방스에서 가장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자리한 문화 도시 니스에선 각자의 취향대로 동선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

 

그저 분위기에 녹아들고 싶다면 시원한 샴페인 한 잔 챙겨 아름다운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면 되고, 프랑스 멋쟁이처럼 한껏 꾸미고 싶다면 유명한 상점가인 마세나 광장에서 명품 부띠끄를 순례할 수도 있다. 갤러리가 좋다면 시미에 언덕의 미술관에서 샤갈과 조우할 수도, 아우성치는 매미 소리를 들으며 마티스의 고혹적인 아틀리에를 둘러볼 수도 있다.

 

혹은 주택가 골목을 기웃거리면서 청색의 나무 덧문과 붉은 제라늄의 묘한 대조에서 영감을 얻거나, 니스의 옛 항구에서 흰 돛의 요트들이 정적으로 흘러가는 지중해를 감상할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7킬로미터나 되는 영국 해변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릴없이 키오스크의 수많은 엽서들을 뱅뱅 돌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장다혜, 『최고의 휴식 프로방스』p 13~

 

 

 

 

 

 

 

 

 

칸에서나 마르세이유에서나, 버스가 도시에 진입하는 장면이 똑같지요?

맞아요, 저도 이렇게 보니까 헷깔립니다.

 

 

 

 

 

 

 

 

 

 

저거 아무 재미도 없시유. 내가 싱가폴에서 타봤잖우.

 

 

 

 

 

 

 

 

 

 

 

 

 

 

 

 

 

 

이쪽은 舊시가의 舊상점 / 저쪽은 新시가의 新상점,

 

 

 

 

 

 

왼쪽은 명품점 / 오른쪽은 라파예트 백화점

 

 

 

 

 

 

 

1868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알지아리는 순수 니스산 올리브오일을 파는 방앗간으로 특히 민트, 타임, 바질, 마늘, 후추, 피망, 레몬, 송로버섯 등 여러가지 프로방스 천연 향신료를 가미한 다양한 올리브오일을 취급하면서 유명해졌다. 프랑스에서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도 와인과 같이 AOC, 그랑 크뤼 등의 등급을 부여한다.이곳에선 그야말로 최상 중의 최상급을 맛볼 수 있다.

그 바로 건너편의 오에르는 1820년부터 같은 자리를 고수하며 대대로 운영된 초콜릿 가게다. 5댜째 손물림된 손맛과 200년동안 변치 않는 인테리어,초콜릿과 사탕은 말할 것도 없고 각양각색의 니스 전통 디저트를 맛볼 수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끝임없이 이어진다.

 

- 上同  P211

 

 

 

 

 

 

 

 

 

 

 

 

 

 

 

저 산 위에 전망대가 있는 모양인데,

자유시간 주지 말고 저 위엘 가봤어야 했는데 ─

 

 

버스 기사의 운행시간 지키는 것이 엄격합니다. 몇 시간 운전을 하면 반드시 얼마를 쉬어야 됩니다.

오버해서 운전하는 날엔 그 다음날은 그만큼 늦게 출발해야 되고,, ─ 유럽은 엄격하게 지켜집디다.

단속에 걸렸다간 벌금이 몇 백만 원.

 

 

니스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여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콜린 뒤 샤토에 오른다. 해발이 93M에 불과하기에 15분 남짓 가파른 계단을 오르거나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있다. 11세기에 지어져 18세기부터는 망루로 사용되어진 이곳에 오르면 니스를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는데, 붉은 테라코타 지붕들과 청정한 지중해가 선명한 대조를 이루며 펼쳐지는 옛 시가지의 해변 풍광이 압권이다.

 

 

 

 

 

 

 

 

 

 

 

 

 

 

 

 

 

 

 

 

 

 

‘영국해변’이라는 이 길이 몇 키로라드라? 13키로???

 

 

 

 

 

 

 

 

 

 

원피스 수영복 입고 나타나면 수영선수인 줄로 안디야.

다 쳐다본디야.

 

 

 

 

 

 

 

 

 

 

 

 

 

 

 

이제 모나코로 갔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PARIS 가는 떼제베 기차 타러 ─

 

 

1910년에 지어진 니스 공항은 연간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시간당 이착륙이 53회나 되어 1분에 한 대씩 비행기를 볼 수 있는 프로방스 최대의 공항이다. 바다 위로 시원하게 뻗은 활주로 덕분에 누구나 코발트블루, 튀르쿠아즈, 에메랄드 등 매혹의 청색이 겹겹이 펼쳐진 지중해 표면에서 이륙하는 것으로 여행을 마칠 수 있다.

특히 바다의 푸른색이 노을에 묻혀 점점 보랏빛으로 물드는 저녁 시간에는 해안선을 따라 가로등 불빛들이 하나의 띠를 형성하며 찬란한 보석 목걸이처럼 반짝여 더 이상 아름다을 수 없는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선사한다. 

 

 

 

 

 

 

 

니스에서 고개를 딸깍 넘으면 모나코 ─

 

 

 

 

 

 

 

 

 

 

 

 

 

 

 

 

 

 

 

 

 

 

 

 

 

 

 

 

 

 

 

 

 

 

 

 

 

 

 

 

 

이젠 금방 알겠습디다. 부자 동네.

 

 

 

 

 

 

어라? 해수욕장이 안 보이는디? 내가 있던 데가 산 너머 저쪽이었나?

 

 

 

 

 

                                 

 

 

 

 

 

 

 

 

 

 

 

 

 



니스 전경



니스를 사랑한, ‘니스의 아티스트’

 

  망통을 떠나 르크브륀 카프마르탱(Roquebrune Cap Martin), 모나코, 빌프랑슈 쉬르 메르, 페라 곳 등 중세의 아기자기한 마을과 항구라기보다는 어촌 같은 휴양지를 지나면 니스에 도착한다. 이들 도시와 마을들은 작지만 아름답고 스토리가 많은, 예술가들의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들이어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곳을 지나는 동안 은막의 여왕 그레이스 켈리, 빌프랑슈 쉬르메르를 지극히 사랑했던 장 콕토, 고뇌의 철학자 니체의 산책로, 빌프랑슈 쉬르메르를 무대로 소설을 쓴 르 클레지오,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비지에의 오두막 작업실, 댄디즘의 표상 오브로 비어즈리, 이니스프리의 호도를 쓴 아일랜드의 시인 YㆍB 에이츠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더 머무르고 싶고 좀 더 쉬어 가고 싶은, 위대한 예술가의 영혼과 마주할 수 있는 명소들이다. 관광지로서 크게 볼 것은 없는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앞 다퉈 찾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그럼 이제 미술의 도시, 미술관의 도시 니스로 향해 보자.
니스(Nice)는 영어 나이스(Nice)라는 말이 있듯이 아름다운 도시다. 코트 다쥐르의 중심도시로 매력 있는 휴양지이자 예술의 향기가 넘치는 고급문화의 사교장인 니스는 인구 35만 명으로 프랑스에서 5번째 도시이지만 파리 다음으로 미술관이 많은 미술의 도시로 유명하다. 

  니스뿐만 아니라 니스 주변의 코트 다쥐르 지방에는 작지만 주목할 만한, 그리고 아름다운 60여개의 미술관이 있어 예술에 관심 있는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니스 주변  5~20km 범위에 있는 방스, 생폴드 방스, 앙티브, 발로리스, 비오, 그라스 등이 그곳이며 이들 미술관을 큰 돈 들이지 않고 편리하게 관람하려면 코트 다쥐르 카르트 뮤제(Carte Musée CotedAzur)를 이용하면 된다. 1일권, 3일권, 7일권(15일간 유효)을 구입하면 그 기간 중 몇 번이고 관람이 가능하며 상설 전시뿐만 아니라 기획전까지 볼 수 있다. 

  니스와 니스 주변 도시들이 미술 중심지로 부상하게 된 것은 20세기 전반기에 20세기를 대표하는 피카소와 마티스, 샤갈, 르누아르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2004.7.15~2004.10.15 >,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2005.12.3~2006.3.5), 행복을 그린 화가 르 누아르(2009.5.28~2009.9.13 이상 서울시립미술관) 전은 전시규모를 보나 관객동원에 있어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대규모 국제전이었다.> 등 내로라하는 거장들이 이곳에서 예술의 둥지를 틀고 작품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상파와 야수파 작가들, 그리고 니스파로 불리는 이곳 니스 출신 작가들이 뉴욕을 비롯해 파리, 밀라노 등 세계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한 것도 니스의 명성에 한 몫을 했다.
  
  니스 출신의 세계적 작가로는 이브 클랭(lves Klein), 아르망(Arman)과 니스에서 활동한 장 탱글리(Jean Tinguely), 세자르(Cesar), 마르시알 레스,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Phalle),  다니엘 스포에리(Daniel Spoerri), 자크 뒤프렌드(Jocques Dufrene), 엥스(Hains), 라이스(Raysse) 외에 우리나라 조각가 문신 등과 절친했던 평론가 피에르 레스타니(Pierre Restany)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자르, 샤르망 등의 여러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과  올림픽 조각공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니스의 대표적인 미술관으로는 마르크 샤갈 성서미술관, 마티스미술관, 니스 순수미술관(쥘 세레미술관), 니스 근ㆍ현대미술관, 미술역사박물관(마세나 궁전), 아세아미술관, 아나톨 자콥스키 소박파미술관 등이 있다. 

  또 니스에서 특별히 기억해야 할 작가로는 마티스, 샤갈과 함께 니스를 지극히 사랑한 알렉시스 모사(Alexis Mossa)와 그의 아들 구스타프 아돌프 모사(Gustave Adolph Mossa),  쥘 세레(Jules Cheret), 라울 뒤피(Raul Dufy) 등이다. 이들은 뛰어난 예술가이자 이곳 미술관에 많은 작품을 기증하여 니스를 미술의 보고(寶庫)로 만들었다.


니스의 미술관, 예술의 보석 창고

▒ 마르크 샤갈 성서미술관(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Chagall)
  마르크 샤갈 성서미술관(이하 샤갈미술관)이나 마티스미술관은 국제적인 규모의 큰 미술관은 아니다. 작가의 전생(全生)에 걸친 대표작을 망라한 엄청난 소장품을 수장, 전시하는 미술관도 아니다. 그러나 니스를 갈 때마다 니스를 대표하는 니스 순수미술관이나 니스 근ㆍ현대미술관보다 먼저 찾고 싶은 미술관이다. 마티스와 샤갈의 독특한 체취와 색다른 느낌이 있어 좋다. 또 미술관이 작고 아늑하고 아름답다는 점에서도, 아주 편한 느낌이 들며 오롯이 작가의 영혼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아울러 미술관의 주변경관이 아름답고 미술관 건물이 소박한 인상을 풍긴다는 점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어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립 마르크 샤갈 성서미술관에서 샤갈(가운데)과 함께 한 앙드레 말로(오른쪽)

 

  1973년 7월7일 문을 연 샤갈미술관은 신앙심과 유대인으로서의 문화적, 민족적 정체성이 남달랐던 샤갈의 정신과 꿈이 담겨 있는 미술관이다. 1950년대부터 약 10년간에 걸쳐 그린 성서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완성할 당시, 그 작품들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마땅한 전시 장소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평소 샤갈과 돈독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당시 문화부 장관이자 후세에까지 명재상으로 평가되고 있는 앙드레 말로가 이 성서 작품만을 전시할 미술관을 짓자는 제안하였고, 그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샤갈이 사랑했던 도시 니스에 샤갈미술관이 건립된 것이다. 앙드레 말로 장관은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써가며 미술관 건립을 끝까지 도왔고, 개막식에도 참석할 만큼 노력과 애착이 컸다. 샤갈도 이 미술관에 어울리는 스테인 그라스를 제작하는 등 많은 애정과 열정을 쏟았다.

  한적한 느낌이 드는 교외 주택가에 크림색의 안정된 색조의 단층 건물인 샤갈미술관은 전시관 외에 콘서트홀, 도서관, 수영장, 아름다운 테라스 등이 있고 정원에는 지중해 지역에서 잘 자라는 소나무와 종려나무, 올리브나무, 백리향이 미술관을 감싸고 있다. 샤갈미술관에는 성서를 주제로 독특한 시각과 구성으로 풀어낸 17점의 유화 연작<1966년 샤갈과 그의 부인 발렌티나(바바) 브르드스키가 기증>을 비롯하여 파스텔화, 드로잉, 구아슈, 에칭, 석판화, 조각 등 300여점이 소장되어 있다. 

  미술관 메인 홀에는 ‘창세기’, ‘출애굽기’를 주제로 한 대형 유화 12점과 5점의 아가서 연작이 전시되어 있고 전시실 입구에는 예루살렘과 방스 풍경을 좌우로 대비하여 묘사한 대형 태피스트리 한 점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샤갈미술관에는 샤갈이 제작한 ‘메츠 대성당 장미의 창’이라는 스테인 그라스가 그 특유한 섬세함과 아름다운 문양으로 관람객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샤갈 미술관은 규모가 작고 전시 작품수도 적어 관람 시간은 1시간이면 족하다. 그러나 아름다우면서도 아늑하고 조용한 정원 풍경과 충만한 예술의 향기 덕분에 관람객들은 쉬이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샤갈이 니스에 정착한 것은 지난 1950년. 이때부터 1985년 98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5년간을 이 지역(니스, 방스)에 살면서 그린 그림은 그의 이전 작품보다 한층 밝고 화려한  풍이다. 니스의 바다 풍경, 지중해, 종려나무, 화사한 꽃다발, 방스의 풍경, 코트 다쥐르의 하늘을 날아가는 연인들 등의 작품을 통해 샤갈은 니스의 색과 빛, 자신의 간절한 신앙과 꿈을 화폭에 담았다. 좀 더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샤갈미술관을 나와 마티스미술관으로 떠나보자. 


▒ 마티스미술관(Musée Matisse)

  마티스미술관은 니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씨미에 언덕 올리브 숲속에 자라잡고 있다. 이곳은 고급 주택과 로마시대의 유적, 중세의 프란치스코 수도원이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는 공원 지역으로 현대적이면서 고전적인 우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금 마티스미술관 본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17세기 제노아 양식의 큰 빌라를 개조한 곳으로 건물 자체가 화사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붉은 색과 노란색으로 치장된 외벽이 매우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앙리 마티스는 1869년 프랑스 북부 카토 캉브레시스에서 태어났지만 1898년 코르시카와 생 트로페를 방문한 후 남프랑스의 강열한 태양과 푸른 지중해에 매료되었다. 이후 미술사에 큰 획을 긋는 색채 혁명을 주도하며 1917~1954년까지 니스에서 살다 니스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그런 점에서 이곳에 마티스미술관이 들어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마티스미술관은 화려한 파사드와 아름다운 정원의 숲이 어울려 마치 마티스의 작품 한 점을 보는 것과도 같다. 특히 1993년 신축한 별관은 지하로 연결되어 있어 아름답고 우아한 본관의 외관이 손상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마티스미술관에는 1890년대 초기 정물화에서부터 1950년대 오려내기 기법으로 제작한 대형 작품까지 유화, 판화, 드로잉, 조각 사진 등 600여점을 소장ㆍ전시 중이라 마티스의 예술세계를 쉽게 조망해 볼 수 있다. 이 작품들은 마티스 자신과 후손이 기증한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프랑스 정부에서 보내온 작품도 일부 있다. 



앙리 마티스의 ‘춤’(왼쪽)과 ‘니스의 실내 풍경’   



  특히 다른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드로잉, 에칭 컬렉션 외에 마티스가 일러스트를 담당한 도서(다음호에 소개할 생 폴 드 방스에 있는 마그재단 미술관에도 마티스가 상당수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대형 도서들이 1층 전시실에 다수 전시되어 있다.)에서부터 마티스의 예술세계가 집약된 걸작 <댄스(Le Danse) 시리즈>가 소장 중이라 격을 한층 높이고 있다. 마티스의 또 다른 걸작 ‘오달리스크’ 시리즈도 니스에서 그린 작품이다. 이 외에도 방스 성당의 로사리오 예배당 장식작품 준비 과정에서 나온 밑그림, 마티스가 수집한 작품도 다수 있다. 

 

  앙리 마티스는 말했다. “나를 이곳 니스에 머무르게 한 것은 한낮의 다채로운 빛의 반사였다”고. 빛과 색채의 화가답게 마티스는 니스의 빛이며 니스의 색이 되어 니스를 빛나게 하고 있다. 마티스와 샤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미술관을 나서면서 니스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풍성한 도시인가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 니스 순수미술관(쥘 세레미술관,  Musée des Beaux-Arts Jules Chéret) 

  니스 순수미술관은 니스에 최초로 설립된 미술관이자 니스의 대표 미술관이다. 이곳은 쥘 세레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어 흔히 쥘 세레 미술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쥘 세레 작품뿐만 아니라 라울 뒤피의 컬렉션과 알렉시스 모사, 구스타프 모사 부자(父子)의 컬렉션으로도 유명하다. 이 미술관은 해안 산책로 서쪽 끝에서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위치한 보메트 언덕 위에 자라잡고 있는데, 이탈리아가 니스를 프랑스에 양도할 때까지 이탈리아 영토였던 관계로 건물 자체도 제노바 건축 양식인 매너리즘 스타일로 지어져 매우 우아하다. 

  당초 우크라이나 공주인 엘리자베스 고추비의 소유였으나 1925년 니스 시의회가 사들이면서 순수미술관으로 개관하였다. 개관과 함께 모사(Mossa) 부자가 50여 년 간 큐레이터와 관장으로 재임하면서 열정적으로 유명 작가의 작품 기증을 유도하고 미술관 체제를 정비하는 등 발전의 기틀을 튼튼히 하였고, 나폴레옹 3세와 프랑스 정부가 오르세미술관 소장의  상당수의 작품을 기증함으로써 19세기 프랑스 미술에 관한 한 꼭 가보아야 될 손꼽히는 미술관으로 크게 발전되었다. 



구스타프 모사의 ‘Elle’    

  그 뒤에도 모사 부자, 라울 뒤피의 작품 등 여러 작품들의 기증이 계속됐고, 미술관(시당국)의 작품 구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서 오늘날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니스 미술관의 작품 전시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금부터 20여 년 전인 1986년에는 한ㆍ불 수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니스 순수미술관이 자랑하는  대표작 85점이 국립현대미술관(현 덕수궁미술관)에서 한 달간 전시된 바 있다. 당시 이 전시회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쥘 세레와 모사의 대표작 34점이 전시되면서 크게 눈길을 끌었다. 니스 인근에 위치한 과학단지이자 세계적인 기업도시인 앙티 폴리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니스라는 문화적 잠재력이 풍부한 도시가 배후에 있었기 때문이다. 

 


▒니스 근ㆍ현대미술관(Musée d’Art Moderne et d’Art Contemporain)

  1990년에 개관한 니스 근ㆍ현대미술관은 주로 20세기 이후 현대 예술작품을 다루는 미술관으로, 현대미술에 관한 한 퐁피두 예술문화센터에 버금갈 정도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술관이자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미술관이다(196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컨템포러리한 작품을 주로 소장, 전시한다. 신사실주의, 추상미술, 팝아트, 미니멀리즘 계열의 작품 등 전 세계적인 현대미술 대표작을 두루 소장하고 있다). 

  이처럼 니스 근ㆍ현대미술관이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정부와 니스 시의 특별한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르망, 이브 클랭, 마르시알 레스, 세자르, 벤 등 니스를 중심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전개한 예술가들에게 힘입은 바 크다. 즉 이들 니스 출신 작가들과 동료 작가들의 작품 기증 등 헌신적인 노력 덕분인 것이다. 그 덕에 프랑스 작가뿐만 아니라 20세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국 작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프랭크 스텔라, 리처드 세라 등의 작품들도 많이 소장하고 있다. 그래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니스 출신의 천재 작가 이브 클랭의 컬렉션이다. 

  표면이 흰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 네 개의 탑이 유리 통로로 이어져 있는 독특한 구조의  이 미술관은 건축가 이브 베이야르와 앙리 비달이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얀 색의 현대적 감각, 직선의 반듯함, 곡선의 부드러움과 단순함이 주는 모던한 느낌 등 초현대적이면서 고전주의의 건축 취향이 잘 조화된 건축물이다. 가로수가 아름다운 산책로 프롬나드도 니스의 구 시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최진용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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