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늘 김장합니다.

2015. 11. 26. 08:53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절인 배추 두 박스 샀습니다. 예전에 5박스 6박스 하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김치를 덜 먹는 것도 같기도 하고, 김장김치 맛이 덜한 것도 같고, 내 입맛이 변한 것도 같고….

작은어머니가 손목이 션찮은 탓도 있지만 많이 해서 누구 줄 데도 없어요. 줘도 고마운 줄을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이젠 다 관두라고 했습니다. 사먹는 김치도 괜찮잖아요?

작은어머니 다쳤을 때 우리가 세 달 정도를 롯데마트에서 종갓집 김치를 사다가 먹었는데, 맛있더구만요 뭘.

걷절이나 좀 이웃에 돌리고,, 부산 아들네한테 배추김치, 깍두기, 알타리, 한 봉지씩 싸서 보내주면 끝인 거죠.

녀석들, 보내달라 소리도 안해요. 작년 김장김치가 여태도 남아있는 걸 보면 집에서 밥을 별로 안해먹나 봐요.

하긴 아들들이 직장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먹을 수가 있어요. 큰놈은 그렇게 하고도 있죠.

사돈네까지 챙기는 건 오지랍 넓은 짓일테지요. 안사돈이 여기저기 ‘언니들’한테서 잘 읃어온다니깐.

 

 

 

 

 

 

전에는 생각이 안 났는데 외려 시간이 지나면서 칠복이 생각이 이따금씩 납니다.

오늘처럼 김장하는 날에도 그렇죠. 털 날린다고 베란다에 내놓고 문 잠그고 김장을 했어요.

그러다 제가 집에 들어가면 빨리 빼내달라고 난리쳤지요. 그담엔 아주 의기양양해서.

칠복이가 어릴 때는 어땠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크게 말썽은 안 핍니다. 곁에 가만히 엎대있을 뿐이지요.

오늘 같은 날 칠복이가 있었으면 돼지고기 실컷 잘 먹을텐데……

아, 칠복이가 김장철에 늘 병세가 악화됐었구나. 그랬었네.

 

첫눈치곤 많이 내리네요. 아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더니 이제 좀 잠잠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