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6. 12:29ㆍ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2005년 6월에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로 나왔다가 절판되고,
2017. 7월에 다시 나온 책입니다. 제목과 목차만 바꿨답니다.
옮긴이의 글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타인에게 들려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도 한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데 어떤 길로 가라고, 어떤 길은 가지 말라고 하는 일이 쉬운 일이겠는가.
그럼에도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할아버지로서 손녀딸 옆에 있어 주지 못하는 때가 조만간 올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자신이 곁에 없더라도 사랑하는 손녀딸을 지켜주고 보살피고 싶은 할아버지의 사랑이 이 책을 쓰게 만든 것이다.
분명 저자는 자신의 수많은 인생 경험과 지식 중에서 전하고 싶은 내용을 간추리는 데만도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편견이나 아집이 있을 수도 있으니 새겨들으라고 당부하는 대목에서 그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게 어렵게 나온 글이기에 인류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왜 지금처럼 살고 있는지에 대한 해석과 설명이 더욱 가슴을 파고드는지도 모르겠다.
손녀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가 왜 지금 여기에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아느냐’고. 그것을 모르고는 나와 세상을 제대로 알 수 없고, 그러면 내 삶의 주도권을 누군가에게 내어줄 수밖에 없다. 너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놀이판 위에서 이리저리 차이는 존재가 되도록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
프롤로그
할아버지는 역사학자이자 인류학자로서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려고 평생 노력해놨단다. 그래서 전문적인 책을 많이 쓰기도 했지.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니 복잡한 주제를 단순하고 명료하게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되더구나.
여러 주제로 나뉜 편지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첫 번째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문제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근본적으로 공격적인지 친절한지, 이기적인지 사회적인지, 창조적인지 멍청한지,에 대한 문제지. 두 번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떻게 시작됐고 본질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란다.
우리는 쉽게 냉소주의자가 될 수 있다. 세상에 진실이란 없으며, 공정함이란 허구에 불과하고, 현실은 존재하지 않고, 관찰은 모두 철저하게 편파적이며, 모든 이론은 정치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절반은 옳다. 진리를 발견했다고 주장하거나 올바른 길을 찾았다고 주장하는 사람 또는 삶의 중요한 목적을 찾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진리나 정의 혹은 목적을 발견할 수 없다거나 추구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의미 없는 인생이 되고 만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변화시킬 수 없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상상하고 창조한 문화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릴리야 사랑한다.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렴.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란다.
할아버지, 앨런 맥팔레인
나에 대하여
나는 누구일까?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언제나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를 보이지 않게 구속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노는 것을 좋아할까?
관계에 대하여
사랑하면 꼭 결혼해야 할까?
섹스는 왜 하는 걸까?
사람이 왜 잔인해지는 걸까?
가족 간의 벽은 왜 생기는 걸까?
친구란 무엇일까?
아이를 꼭 낳아야만 할까?
세상에 대하여
학교와 조직
- 왜 쓸모없는 평가와 서류가 늘어만 가는 걸까?
신
- 왜 신은 인간의 고통을 보고만 있는 걸까?
돈, 시간, 언어
- 우리는 왜 그것에 지배당하는 걸까?
민주주의
- 민주주의가 왜 유행하고 있는 걸까?
주술
- 우리는 왜 미신을 믿을까?
불평등
- 왜 누군가를 차별하게 될까?
테러
- 테러리스트는 어떤 사람일까?
교육
- 학교는 왜 엉뚱한 생각을 싫어하는 걸까?
전쟁
- 왜 전쟁을 막지 못하는 걸까?
노동
- 왜 아직도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디지털 시대
- 어떻게 해야 좀 더 현명하게 살 수 있을까?
지식
- 왜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만 하는 걸까?
굶주림
- 아프리카에서는 왜 4초에 1명씩 굶어죽을까?
법
- 법대로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병
- 언제쯤 아픈 사람이 없는 세상이 올까?
시민사회
- 자유가 왜 소중한 걸까?
인류의 미래
-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추천해주고 싶은 책
에필로그
저자 : 앨런 맥팔레인
저자 앨런 맥팔레인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런던 대학교에서 인류학을 공부한 뒤 중국, 일본, 네팔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연구한 인류학자다. 1971년부터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 인류학, 문화 인류학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학생을 가르쳤다.
케임브리지 대학 킹스 칼리지의 특별 연구 교수이자 영국 학술원의 특별 회원인 그는 20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고 BBC 및 여러 미디어 인류학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은 저명한 학자이지만 손녀딸 릴리에게는 그저 ‘아야바야’란 애칭으로 불릴 뿐이다. 릴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누구보다 릴리를 사랑하는 할아버지로서 손녀와 산책을 하고 정원을 가꾸는 것이 취미인 저자는 어느 날 문득 아직 어린 손녀딸이 자라면서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들었을 때 ‘만약 그 질문에 답해줄 자신이 곁에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삶의 과정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질문에 대해 할아버지이자 교수로서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시각을 담은 편지가 차곡차곡 모여 어느덧 한 권의 책이 됐다.
지금까지 펴낸 책으로는 『역사적 공동체의 재구성』, 『영국 개인주의의 기원』, 『영국의 사랑과 결혼』, 『자본주의 문화론』, 『현대세계의 수수께끼』, 『현대세계의 형성과정』, 『유리 잠수함』, 『푸른 금 : 차의 제국』 등이 있다.
역자 : 이근영
옮긴이 이근영은 중앙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고려대 대학원, 영국 에식스대학 대학원에서 영문학, 사회학, 문학철학을 공부했다. 막시무스라는 필명으로 「프레시안」에 글을 연재하면서 막시무스 시리즈를 책으로 펴냈다. 현재 「프레시안」의 문화 자회사인 프레시안 플러스 대표로 있다. 옮긴 책으로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30분에 읽는 니체』, 『30분에 읽는 마르크스』, 『빅히스토리』,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등이 있다.
앞 부분을 보니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이 양반이 대신 해 주는 말이 많네요.
그런데 뒤로 휘리릭 넘기며 대충 보니까 손녀딸을 향해 쓴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인류사회학 개설서’ 같습니다. ‘사회인과정 일반상식 텍스트’라고나 할까.
목차에서 보듯이 간략간략하게 세상사 모든 일에 대해서 다 한 마디씩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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