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9. 09:49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둘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젊은놈이 노인에게 쌍욕을 해대더라고.
아마도 경로석 가지고 뭔가 다툼이 있었던 모양인데,
아무러하든지,
팔십쯤 돼 보이는 노인네한테 을러대는 꼴이
마치 동년배 싸우듯 하는 거야.
“이새끼 저새끼!” 하며 당장 멱살 잡아서
패대기치고 주먹으로 후려칠 기세더라고.
전동차 안에는 사람이 잔뜩했어.
서 있는 사람도 많았거든.
그런데 어느 누구 하나 나서질 않더라고.
젊은 놈이 덩치도 있는데다,
아닌게 아니라 나섰다간 ‘너 잘 걸렸다’하고 봉변당하게 생기긴 했어.
해서, 다들 눈 질끈 감고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었는데……,
“에이 몰라”, 내려서 내 갈 길 가버리면,
그걸로 상황종료고, 까마득히 잊혀질까?
아니지, 아니지,
자신의 비겁함에 한동안 부끄러울테지.
그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 사람도 있어.
떠올리기만 하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화닥거린다고 해보자,
자, 그 트라우마를 어떻게 지워야 할까,
극복하는 방법이 뭘까?
노인네에게도 잘못이 있을 거라고,
책임을 노인네에게도 분담시키는 거야.
그러면서 은근슬쩍 문제를 빗겨나가
다함께 공범인듯, 모두가 피해자인 듯이,
초점을 흩트려놓는 거지.
자꾸 자기 합리화의 구실을 찾아내서
변명을 가다듬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다 보면
그게 초석이 되어서 ‘思想’이 된다니껜!
아주 훌륭하게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니껜!
외세의 침탈 아래 침묵했던 지식인,
독재의 그늘에서 입 뻥끗 못하고 침묵했던 언론인,
왜 부끄럽지 않겠는가?
왜 트라우마가 없겠는가?
그들은 무엇을 희생양 삼아서 트라우마에서 벗어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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