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7. 08:32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요 며칠, 명리학이 뭔가 싶어서 명리학 카페를 드나들며 관찰하고 재는 중인데,
어제 어떤 분이 이런 글을 올려놨더군요.
이영돈 PD가 간다 - 대한민국 10대 역술가 편에서 박청화 나왔다고 합니다.
辛戊庚庚 乾命 56 46 36 26 16 06 丙 乙 甲 癸 壬 辛 戌 酉 申 未 午 巳
위 사주가 유영철 사주 인데, 이걸 보고 아주 좋은 사주라고 했다고 합니다. 누가 봐도 강한 식상에 백호 괴강 년월진술충 폭력배 안하무인 무법자 사주 입니다. 그 실력으로 어떻게 그 많은 재물을 모았을까요? 지금까지 그 사람 책으로 공부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하나,,,,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그런데 이 사주로 그릇 크기를 설명하려 했다는게 좀 웃기네요~ 방송에서 팩트는 버리고 쓸데없는 말만 편집 했다는 거네요. 방송으로 흥했고, 방송으로 까이네요~ 감명비 20만원이나 받는다는데 다들 보고 온 사람들은 두리뭉실하게 통변한다고 하더군요.
저야 ‘박청화’란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데 부산에서 철학관을 하는 꽤 유명한 사람이랍니다. 명리학(命理學) 공부하는 분들이 이중으로 화를 내더군요. 1) 하나는 거두절미로 편집한 방송에 대해서, 2) 또 하나는 비굴한 모습으로 아부성 엉터리 통변을 해준 동업계의 역술인 박청화에 대해서.
제가 거기에 이렇게 댓글을 달았습니다. 전제로써, 유영철 본인의 사주란 것이 과연 정확하냐? 이영돈 피디는 무슨 근거로, 어떤 경로로 해서 유영철의 사주임을 장담하느냐?
카페 등록회원이 8,000명이나 되고 매일 드나드는 사람이 1,000명이 넘습니다. 회원분들 거의가 철학관을 지금 운영하고 있거나 앞으로 하려는 분들 같습니다. ‘어려운 공부’를 하는 사람들답게 수준이 꽤 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제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나중에 손자 낳으면 사주 한번 받아볼까 하고 드나들며 댓글 부주 열심히 하는 중입죠. (^__^)) 말하자면 복채를 미리 내는.... 3인분 어치. ㅎㅎㅎ 몇 사람에게 받아서 젤 좋다는 걸로 선별해 애들에게 줄 생각이랍니다.
관상이니, 손금이니, 사주팔자니를,, 무시해서도 안되겠지만 맹신한대도 바보죠. 세월호 그 부모들의 관상이며 사주팔자가 다 똑같겠습니까? 평생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사주팔자를 미리 알려주는 건 ‘천기누설’ 행위잖습니까. 그런 엄청난 일이 아무에게나 가능하겠습니까. 신내린 무당 점쟁이야 원래 그러한 사람들이라 치지만, 이론 명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그런 신내림의 ‘끼’가 있어야 할 것 같더군요. (저들은 그걸 '촉(觸)'이라고 합니다.) 사주명리 분석이 기본이겠으되 당사자간의 교감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겠더라는....... 그러니까 제 말의 요지는 “사주관상쟁이”의 끼를 타고나야만 하겠더라는.......
헌데, 저런 식으로 실험대상으로 삼는다니요? 바로 그래서 말이 안된다는 겁니다.
카페에 보면 사주풀이를 의뢰하는 사람도 많고 답변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한데, 그 풀이 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각양각색입니다. 저는 아직 누구 누구가 실력이 있고, 누가 실력이 덜한 지를 모릅니다만, 그런데 의뢰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보니까, 대충 이러하더군요.
1)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는데 잘 되겠는지, 2) 시험에 합격을 하겠는지, - 그것이 언제쯤인지, 3) 시집을 가겠는지, - 지금 소개받은(사귀는) 남자의 사람됨이 어떠한지, 4) 인성이 못 돼먹은 지인이 있는데, 앞으로는 사람 노릇을 하겠는지, -포기할까 어쩔까. 5) 집이 언젯쯤 팔리겠는지, - 안 팔리는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되겠는지.
. .
자, 이제 말을 바꾸어서,
10대 : 沖年(충년) 15세 : 志學(지학) 20세 : 弱冠(약관) 30세 : 而立(이립) 40세 : 不惑(불혹) 50세 : 知天命(지천명) 60세 : 耳順(이순) 70세 : 古稀(고희), 從心(종심) 77세 : 喜壽(희수) 88세 : 米壽(미수) 99세 : 白壽(백수) 100세 : 上壽(상수), 期願之壽(기원지수)
옛날엔 수명이 짧은 탓도 있었지만 혼인을 일찍했고 더불어 모든 사람들의 사고도 조숙했습니다. 하여, 공자님이 하셨다는 저 말씀은 현대인의 싯점 기준으로는 맞지 않다고 봅니다. 10년쯤 뒤로 밀려서 말해야 할 겁니다. 그러니까 불혹(不惑)은 50세, 지천명(知天命)은 60세, 이순(耳順)은 70세,, 이렇게요. 살아보니 그렇습니다. 40에 불혹이란 가당치가 않습니다. 五十 · 六十에 知天命하고· 耳順한다는 것도 말처럼 쉽지가 않은 일입니다. 제 경우에 보니 오십 중반 넘어서면서 어렴풋 불혹과 지천명에 대한 '촉(觸)'이 옵디다. 불혹하면 지천명이, 지천명하면 이순이, 그렇게 줄지어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시차가 짧죠.
예를 들어 나아갈 때 ·물러날 때가 언제인지를 굳이 깊게 생각 안해도 느낌으로 온다면, 그것이 지천명이겠지요.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知天命한 후에라면 사주명리가 뭔 소용이 있으랴......싶습니다만......
전에 읽었던 책입니다.
年月日時 旣有定 浮生 空自忙 - ‘타고난 사주팔자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부질없는 인생들이 공연히 바쁘게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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