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복이가 이제.......

2014. 10. 27. 11:55이런 저런 내 얘기들/개(犬) 이야기

 

 

 

 

오펜바흐, 하늘 아래 두 영혼

 

 

 

 

어유, 칠복이 죽은 줄 알고 깜짝 놀랐네.

방바닥에 누워서 자고 있는데, 오줌이 흥건히 고여 있는 거야. 젖었는데도 그걸 몰라.

이런 일은 처음이거든.

눈을 까뒤집어봤지. 동공이 움직이질 않고 버얼건 해. 집사람에게 소리쳤지,

“칠복이 죽었나봐!”

그리고 나서 다시 살펴보니 그제야 슬며시 눈알을 굴리는데......

휴지로 고여 있는 오줌 훔쳐내고, 몸도 닦아주고,

수건을 깔고는  몸을 뒤집어 얹어놔 줬는데,

제 몸을 이리 돌리든 저리 돌리든 맡겨버리고 마네 그랴.

누운 채로  내가 나가는  현관을 내다보기는 하더구만은‥‥,  보통때 같으면 따라나오는데 말야.

궁금해서 안되겠네. 집에 다시 들어가봐야겠어.

 

관을 준비해얄까봐. 칠복이가 그 몸으로 오래 버텨줬지.

그렇더라도 설마, 금방 가진 않겠지?

휠체어래도  좀 타다 가야 서운치가  않을텐데.....

 

 

X

 

 

방금 산책 데리고 나갔다 왔는데, 예감이 안좋네.

예전처럼 소리도 안 지르고, 엘리베이터에서도 먼저 나가겠다고 주둥이 디밀지도 않고……,

산책나갔다 오면 욕실에 들어가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데,

발도 안 닦겠다고 막 도망가네.

늘 데리고 나가면 관장을 시켜서 똥을 뉘이는데, 어제 오늘 변 보는 것도 션찮고.

이제 생각하니 어제 밤에 들어갔을 때도 칠복이가 달랐었군.

보통 때는 달려와서 낑낑 어리광떨고 그랬는데, 어젠 흔들어 깨울 때까지도 모르고 자더라니,,

깨서도 누운 채로 뒤집지도 못하고 그대로 있었어.

작은어머니 말씀이 몇일 전부터 비척거리더라데. 통조림도 안 먹고.

닭죽 끓여달라고 하고 왔는데......

안 좋네 안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