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2. 12:52ㆍ산행기 & 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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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참 좋지요?
이 크고도 좋은 집이 지금 비어 있는 겁니다. 아깝지요.
누님이 어머니 모시고 사는 값으로 옆에다 집을 또 지어서 누님네는 거기 살고,
여긴 어머니 혼자 사시던 집이었는데,
어머니가 치매 증세가 심해지자 못 모시겠다고 해서,
공군 친구가 어머닐 모시고 와서, 이젠 빈집이 된 것이죠.
(어머닌 친구네 집 근처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친구가 맏이인 셈입니다. 형이 일찍 죽었어요.
몇 달 전에 도배도 새로 했다더군요.
열무를 다듬고 있는 저 두 분이 친구의 누님과 매형입니다.
두 달 된 놈들이랍니다.
저 작은 어미 덩치로 어찌 이런 큰 놈들을 낳았을까.....
앙 다문 입, 인상이 만만치 않으시죠?
완전 폭군 같았다던 친구 아버지랍니다.
땅 한 뙤기 없었는데, 무지막지하게 품 팔아서 조금씩 조금씩 농지를 사 넓혀 부농(富農)으로 일구신 분입니다.
일자무식이신데도 인제군 노인회장까지 하셨습니다.
건강하셨는데 오토바이 타고 가시다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친구가 아버질 꽤 많이 원망했었는데, 이제는 이해도 용서도 된다더군요.
자식들을 일꾼 부리듯 했었답니다.
친구 말로는 국민학교 다니면서도 어른 몫으로 일을 했대요.
여긴 안방이고,
여긴 부엌,
거실도 넓고, 큰 방이 두 개 더 있습니다.
부억도 크고, 화장실도 크고, 창고도 큰 게 두 개나 있고, ..... ,
한 때는 열 형제가 북적거렸을 집이니.., 커야죠 .
또 집 옆으로는 퍈하고 반듯하게 생긴 텃밭이 길게 천여 평이 붙어 있습니다.
농사 짓기에도 완빵이죠.
투망도 가져갔었는데, 어항만 놓고 말았습니다.
어항을 두 번 뗐는데 안 들어가더군요. ^^*
물 온도가, 이제는 어항 고기 들어갈 때가 지났나 봅니다.
밤 고길 뜨려고 했었는데, 채비하기가 귀찮아서 관뒀습니다.
담날 일정도 부담 되고......
물 속은 여전히 맑습니다. 제 어릴 때나 비슷하더군요,
누에처럼 생긴 물벌레 '고네' 집도 보이고....
예전엔 여기에 저런 다리도, 제방도 없었습니다.
순전히 모래사장 뿐이었는데, 제방 쌓고부터 지형이 확 바뀌었습니다.
저 아래에 보이는 다리가 원래부터 있었던 다리입니다.
‘리빙스턴교’라고 해서 ... 6. 25 후에 목재로 만든 다리였는데, (역사성 때문에 지금도 허물어진 상태로 있습니다.)
바로 옆에다 시멘트 다리를 다시 세운 겁니다.
물고기 잡이는 허탕치고...., ㅎㅎ
인제 읍내로 삼겹살 사러 가는 중입니다.
원래는 강 저편에만 도로가 있었죠. 말하자면 이 도로는 기린면에서 원통으로 올라가는 도로인 셈입니다.
새로 놓은 도로인데다 통행량이 거의 없어서 포장이 아주 깔끔합니다.
원통에서 原 도로와 만나 한계령 미시령으로 올라갑니다.
인제읍 상업지역은 요것 뿐이예요.
군청(郡廳)은 인제에 있지만 크기는 원통이랑 비슷할 겁니다.
홍천보다야 퍽 작죠. 5분의 1정도?
속초도 그렇고 인제도 그렇고... 물가가 퍽 비쌉니다. 친구가 놀라더군요.
삼겹살을 무지하게 많이 사오는 바람에 아주 실컷 먹고도 많이 남았습니다.
고기판 옆에 깻잎처럼 보이는 것은‘곰취’짱아찌입니다.
이런 곰 발바닥 야생 취는 높은 산에만 나고 찾기도 쉽지 않답니다. 그것도 잠깐 나오고 만데요.
맛이 완전 약초 맛입니다. 한약 먹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보통 취나물 맛과는 영 아니더군요.
덜어 온다고 했다가 깜빡 잊었습니다.
저 찝차 옆으로, 앞으로가 다 친구네 밭입니다.
저 건너편이 물안골이란 골짜기인데,
제가 어려서 나무 해 오던 곳이죠. 이른 아침에 여기까지 달려와서 세수하고 가던.
지금 저렇게 모텔이 들어서리라곤...... .
제가 태어난 집터는 송두리채 없어졌습니다.
이 제방 도로가 생기는 바람에 건너편에선 친구네 집이 안 보일 겁니다.
그래서 펜션으로도 쓰기에도 위치가 애매해졌습니다.
누님네 집입니다. 지은지 7년쯤 됐답니다.
황토 벽돌로 지었는데, 매형이 직접 지어서 5천만원밖에 안 들었다더군요.
천정이 높고 좋습니다. 틈실하게 잘 지었어요.
보다시피 문틀을 빼곤 나무 기둥이 없고 황토벽돌로만 이어서 졌습니다.
나무 기둥을 세우면 벽돌과 목재 사이에 틈이 크게 벌어진답니다.
매형이란 분이 감각이 있으시더군요.
아침에 송이버섯 국을 끓여주셔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자, 이제 속초로 향합니다.
미시령 아니고 진부령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백담사엘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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