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31. 20:36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이 땅을 그러니까 10년 전에 샀을 겁니다. 농협인가 축협에서 경매 내놓은 걸 샀죠.
싸게 샀어요. 650평, 3천만원 정도 줬던 걸로 기억 됩니다.
시내권이고 전망도 좋아서 대전 사람이면 여길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삿갓집 뒤에 불쑥 나온 봉우리 밑입니다.
산을 사자 마자 치표를 해놨었는데, 아버지가 묘墓 자릴 잡아주시며 좋다고 하셨습니다.
허나, 아무리 자리가 좋기로서니, 이모가 너무도 빨리 들어가셨습니다. 65세쯤 되셨나?
당시 이모네가 일이 잘 풀렸습니다. 결국 그 값을 이모가 목숨으로 치룬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집 기둥이 아버지셨다면 이모네는 이모가 기둥이고 서까래고 지붕이고…… 모두 다였더랬습니다.
참 훌륭한 분이셨지요.
자리 아주 넓게 잡았죠? 맨 끝에가 이모 자리입니다. 옆에는 이모부 가묘(假墓) 해놓은 것이고.
줄줄이 조손(祖孫)이 옆으로 다 묻혀도 자리가 남게 생겼습니다.
밑에도 전부 묘자리로 쓸 땅입니다, 한 뙤기도 버릴 곳이 없어요. 알짜배기 땅입니다.
토질도 좋습니다. 이모 때 보니까 고운 마사토에 모래가 섞여 있더군요.
오른쪽에 있는 건 창고 겸해서 만든 쉼막인데,
농기구도 보관하지만, 수도도 있고, 곤로도 있고‥, 먹고 자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엔 밭을 부쳤습니다. 별 거 별 거 다 심으셨었죠. 노상 이모랑 이모부가 버스 타고 밭일하러 다니시곤 했는데,
지금은 나무 몇 그루 심어놓고는 묵히고 있습니다. 풀이 무성하죠.
이모부가 농사일에 선수이신데도 몇 해 전부터는 힘이 부쳐서 못하시더군요.
이모네는 이 땅 말고도 상업지역에 땅(밭)이 또 있습니다.
집은 세를 주고, 뒤에 텃밭이 크게 있는데 거기서 이번에도 고추를 120근 하셨답니다.
이모네 부자예요.
바로 앞에는 조경수를 심어놓은 농원이 넓게 펼쳐져 있는데,
제가, 대전사람이면 여길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했잖아요? 이 조경수 때문입니다.
2번 국도, 논산 쪽에서 대전으로 들어오다 보면 계룡휴게소 뒷편으로 조경수가 정면으로 보입니다. 눈에 확 뗘요.
근사한 집도 한 채 있는데, 사람은 살지 않고 별장 비스름하게 쓴다더군요. 원주인은 죽었을테고 자식들이 서울 산다든가?
와 보지도 않고,, 일꾼들에게 다 맡긴 모양입니다.
자알 하면 팔겠다고 내놓을지도 몰라요. 눈독들일 만한 땅입니다.
수도가 또 있습니다. 밭에 물 주려고 지하수 판 거죠. 물이 시원하고 잘 나옵니다.
밭 여가리로 과실수가 많아요. 밤, 자두, 감, 대추, 매실……, 누가 줘 가거나 따 가거나 신경 안 씁니다.
오늘 토종닭 큰 거 한 마리 삶아서 찜통에 담아 갔는데 아주 다들 잘 먹었습니다.
오는 길에 한마음 냉면집 들려서 술 한잔씩 더 했습니다.
저도 오늘 예초기 한번 멨죠. ㅋ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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