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1. 19:48ㆍ책 · 펌글 · 자료/문학
언제든지 나는 상대방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자유를 가지고 있어야만 하고,
또 상대방이 그런 사실을 잊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에만 상대방은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고,
동시에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게 기쁨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어떻게 대우해도 떠날 수 없는 사람에게 기쁨을 줄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미워해도 내 바짓가랭이를 잡을 것이고, 밀쳐내도 내게 안길 사람이라면 말이다.
상대방에게 철저하게 헌신하는 것으로 사랑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역효과만 생길 뿐이다.
내가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한다고 상대방이 생각하는 순간,
그는 더 이상 나의 내면을 섬세하게 읽으려는 노력을 접을 것이고,,
戀心 - Enrico Macias
기존의 가족관계에 따르면 사랑은 일종의 배신행위라고 할 수 있다.
부모와 함께 있기보다는 새로 만난 사람과 함께 있으려는,
기존에 속해있던 '무리[倫]'를 '부정하도록[不]' 만드는 감정이 사랑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랑의 본질은 '불륜(不倫)'이다.
"아내라는 존재는 청혼에 응하는 그 운명적인 순간부터
여자라는 종(種)에서 벗어나 별도의 잡종이 된다."라는 선언은 의미심장하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사랑을 '오래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
프랑스 소설가 에릭 오르세가가 『오래오래』에서 파고들었던 주제는 바로 이것이다.
소설은 40년 동안 끈질기게 지속되는 두 사람, 엘리자베트와 가브리엘 사이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기묘할 정도로 오래 지속된 두 남녀의 불륜을 다루고 있다.
보통 불륜은 금지된 것을 욕망하는 일시적 감정, 혹은 성적인 관계가 반복되면 시드는 감정이기 쉽다.
그렇지만 두 사람 사이의 불륜에는 오묘한 구석이 있다.
정상적인 애인이나 부부보다도 더 '오래오래' 지속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혼외의 사랑은 결혼 생활과 달라요. 게으르게 마냥 똑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가 없죠.
끊임없이 온갖 것을 파악해서 범상함을 초월해야 해요. 아니면 너절한 타성에 빠져들어
그저 생리적인 욕구나 채우려고 만나는 관계가 되는 거예요."
- 강신주, 『감정수업』 중에서
“너절한 타성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온갖 것을 파악해서 범상함을 초월해야 해요.”
- 해볼쳐? 40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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